플루트 하면 개인적으로 마음 속 깊이 연상되는 장면이 있다.
1984년 이장호 감독의 영화 '무릎과 무릎 사이'의 주인공 플롯 전공자인 음대생
자영(이보희)의 플룻 연주 장면인데 이장호 감독은 이 장면을 몽환적으로 처리하여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마전선이남쪽으로 내려가 주춤하는 사이 맑은 하늘을 보였던 지난 7뤌 4일 (토),
' 2010 한국플루트 앙상블페스티발' 연주회에 다녀왔다.
한국플루트 앙상블페스티발은 점차 늘어나는 플루트 애호가들로 인해 이미 활성화 된
플루트앙상블의 교류와 발전을 위해 매년 열리는 연주회로써 올해가 네번째 연주회이다.
솔직히 이 연주회에 다녀 오기 전에는 플루트에 관해 잘 알지 못했다.
플루트는 오케스트라의 합주로써의 구성악기이기도 하면서 독주를 위한 악기라는 것과
관악기로써 그 소리가 아름답고 화려하다는 것쯤 알고 있다.
그 외엔 다른 지식이 없었기에 플루트에 관한 공부를 하고 넘어가야 겠다.
BC. 200경부터 이미 사용되어졌다고 알려진 플루트는 옆으로 쥐고 불며
구멍에 입김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목관악기에 속한다. 최고 음역의 목관악기로
아름답고 청신한 음색이 특징이며 예전에는 흑단 따위를 재료로 만들어졌으나
대부분 순은, 양은, 금 등 금속으로 만들어지나 전통적으로 목관악기에 분류된다.
플루트는 바하, 헨델 시절에 주로 독주 악기로 활약하다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동안
오케스트라 속에서만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을 뿐 독주 악기로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전한다.
그러다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독주 분야에서도 중요한 악기로 활용되면서 특히
최근에 플루트 독주나 소규모 앙상블의 작품도 매우 많이 연주되고 있는데, 앞으로 점점 더
그 횟수가 늘어날 뿐 아니라 활동 분야도 넓어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음역에 따라 보통의 플루트보다 4도 낮은 음을 내는 알토플루트[altoflute]가 있으며
보통의 플루트보다 음역(音域)이 4도 낮은 플루트베이스플루트[bassflute],
저음부(低音部)의 음색이 부드러워 관현악에서 쓰이는.옥타브플루트(피콜로)[octaveflute]
피콜로 가운데 가장 작으면서 가장 높은 음역을 내는 피콜로플루트[piccoloflute] 등이 있다.
오케스트라의 주음은 현악이며 그 중심에는 바이올린이 있다.
바이올린은 다시 1St 바이올린과 2nd 바이올린으로 나뉘는데 플루트 앙상블 역시
음의 고저에 따라 플루트를 4~5파트로 나누어 위치 시킨다.
풀루트가 목관악기임에도 불구하고 음색이 화려한 현악기의 소리가 들리는 것도 이때문이다.
한국플루트앙상블협회(회장:오경열)은 전국에서 활동하는 팀이 모여 구성한 단체.
이번 년주회, 한국플루트 앙상블 페스티발은 협회에서 1년에 한 번 주최하는 연주회로
2007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300여명, 2008년 건국대 새천년관 500명,
2009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300여명, 올해도 어김없이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처음 관람했던 플루트앙상블은 나의 플루트에 관한 기존 상식을 깨버렸다.
플루트안상블이라기 보다 차라리 플루트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라는 표현이 맞는다.
플루트만으로 연주가 가능하지만 연주될 각 곡의 효과적인 연주를 위해
콘트라베이스, 첼로, 바순을 각각 1대씩 배치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1부 순서는 서울아카데미플루트오케스트라와 아마빌레 플루트오케스트라가 구성한 연합팀,
흰 상의에 검정하의를 입고 연주석에 앉아 연주하는, 정년에서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80여명 연합팀이 그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와 보일 수 없었는데
나름대로 생각하는 플루트 소리의 특징, 평화로운 소리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한편, 서울아카데미플루트오케스트라는 2006년 창단한 최광순플루트앙상블을 시작으로
2007년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새로운 단원을 확충하여 재창단한 팀이다.
1부 순서 전반부는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주낭의 '베니스사육제', 이광범 편곡의 '아리랑',
보첼리의 '안녕이라 말 할 시간'을 아마빌레의 이광범 지휘자가 지휘했다.
연주 때 플루트가 여기저기서 번쩍거리는 모습이 장관, 플루트의 소리를 구슬 굴러가는
소리라고 비유한다면, 수십개의 구슬이 굴러가는 소리는 나름대로 웅장함을 갖고 있었다.
1부 순서 후반부는 최광순 지휘자가 바통을 이어 받아 수리르의 '도미니크'를 첫곡으로 연주했다.
두번 째 곡 라스트의 '외로운 양치기'는 앙상블과 함께 이광범 지휘자가 팬플루트를 솔로로
연주했는데 그간 눈과 귀에 익은 여성의 솔로 연주보다 더욱 부드럽게 느껴졌다. 팬플루트는
고대 그리이스 시대부터 각 나라마다 사용했던 악기로 파이프 오르간의 원조라 불리기도 한다.
황제다운 우아함을 플루트 특유의 음색으로 잘 표현한 요한 슈트라우스의 '황제왈츠'는
플루트 연주를 위해 작곡된 곡이라는 착각이 들만큼 잘 어울렸으며 연주가 아름다왔다.
황제의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이 풀루트 합주와 잘 맞아 떨어지는 곡이었으며
순서상으로 1부의 마지막 곡으로 정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 연주였다.
2부 순서는 오경열 지휘 및 음악감독의 카르디아스 플루트오케스트라와
남화선 지휘자의 메트로퀸즈 플루트오케스트라의 연합팀.
90여명의 검정색 상의에 검정색 바지를 입은 복장이 전문가다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곡들의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 콘트라베이스와 타악기로는
드럼, 장구가 동원되었다.
2부 순서 전반부는 등려군의 첨밀밀 OST 중 월량대표아적심을 연주했고
두번째 곡으로 브라암스의 헝가리안춤곡 제5번을 김민 어린이의 하모니카 솔로에 맞춰 연주했는데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김민의 시원시원하고 뛰어난 연주 솜씨가 돋보였다.
이어 연주한 도라지 변주곡에서는 악보를 직접 편곡한 지연겸 연주가가 25줄 가야금을
연주하였는데 12줄의 단조로운 오리지널 가야금 연주에 비해 풍부하고 현란한 음을 선보였다.
4번째로 연주한 한국민요메들리는 앞서 연주한 도라지와 더불어 흔히 들을 수 없던 플루트로
연주이기에 반가왔다. 옹헤야, 진도아리랑, 한오백년 등이 메들리로 연주되었다.
2부 순서 후반부는 오경열 지휘자가 직접 편곡한 뿔랑의 '시테로 섬의 출항'과
모리꼬네의 '넬라 환타지아'를 불렀다. 특히 '넬라 환타지아'와 '오! 나의 태양'은 Ten. 김윤규
성악가가 솔로를 담당했는데 전혀 무리없는 원숙한 발성으로 우리를 기쁘게 했다.
좋은 소리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등 전혀 무리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며 오버 하지 않았다.
마지막 곡으로는 모세다데스의 '바로 당신'을 연주하면서 2부 순서를 마감했다.
연주에 있어 어느 곡이든지 오리지널 악보를 연주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연주회의 상황과
악기의 상황에 따라 편곡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번의 연주가 그랬다.
개인적으로 1부 순서의 프로그램 연주보다 2부 순서의 프로그램 연주가 더 좋게 느껴진 것은
2부 순서의 프로그램들은 모두 플루트 연주를 위해 편곡된 악보를 연주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주회는 앙상블 팀을 두 팀으로 재편성,
4명의 지휘자가 자기의 맡은 연주를 마치고 바통터치하는 식의 연주가 이루어졌다.
한국플루트앙상블협회의 주관 아래 플루트앙상블의 발전을 위해 서로 교류하는 모습과
그 안에서 서로 도우며 공존하는,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다.
1, 2부 내내 플루트앙상블 연주만 보고 들은 것이 아니라
성악가의 연주와 다른 악기의 연주를 보고 들은 것이 참 좋았다.
나아가 차후의 연주회 때는 중창팀이나 합창단과의 협연도 좋을 것 같다.
협조함으로 서로 도우며 공존함을 연주로써 보여준 2010 한국플루트 앙상블페스티발...
유난히 더운 올 여름의 한여름 밤 열기를 식혀 주기에 충분했다.
500여명이 연주했던 작년 연주회 처럼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연주팀이 참여 다양한 연주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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