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과 그린벨의 "강남지부 시조회 初行記 #2"[完]
(전 편에서 계속)
찌맞춤을 막 시작하고 있을 때 이미 대편성을 완료한 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본부석에서 집합신호가 떨어졌다.
본부석에 도착하니 벌써 식사준비는 끝나 있었다.
커다란 깔판 위에 질서있게 정리된 반찬과 찌개 옆에서 호남지부님들이 이곳에 출조 온 우리를 위해 돼지고기를 넓찍한 프라이팬에 굽고 있었다.
그 분들과 통성�을 하며 악수를 했지만 가족꾼지부장을 비롯하여 빈대, 산그림자, 물안경, 정돌, 조합장, 초이...죄송, 다른 분들 닉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모두들 넓은 깔판 위에 둘러 앉아 식사를 시작, 이슬이도 한 잔 씩 권하며...
아! 그런데 배고픈 김에 무슨찌개인지도 알 필요없이 한참 맛잇게 먹던 찌개가 뭔가 하고 살폈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구찌개였구나!
아구찜은 먹었어도 아구찌개는 첨 먹어보는데 그 맛 또한 훌륭했다.
비린내 없이 담백한 국물 맛! 술 먹은 다음 날 숙취해소용으로는 그만일 것 같았다.
허기진 배를 훌륭한 메뉴로 채우고 그린벨과 함께 내 자리로 돌아왔다.
아까 식사 전에 못한 찌맞춤도 해야 하는데 이미 주위는 어두워 케미라이트를 꽃은 채 찌맞춤을 해야 했다.
내 자리의 좌측의 물 위로 보이지 않던 케미라이트가 많이 나타는데 조제비, 싹쓰리, 6호 지부장 등 여러님이 나의 좌측에 대를 편 것이었다.
한 시간 이상 입질이 없는 낚시대의 미끼를 계속 갈아주니 3칸 대에 찌가 2~3센티 위로 쭉 솟았다 그대로 가라앉는 등 이상한 입질이 감지된다.
일단 예신으로 간주, 찌 놀림을 더 기다려 보았으나 몇 분이 흐르도록 말뚝인채로 그대로 있었다.
미끼를 갈아주기 위해 살펴본 바늘에는 떡밥은 풀어졌지만 지렁이는 그대로 달려 있었다.
이번에는 2칸 반대에서 아까와 똑같지만 찌가 더 솟아오르는 입질이 온다.
챔질을 해 보았지만 역시 헛 챔질...
이게 무슨 입질이란 말인가? 찌가 쭈~욱 오르는, 입질은 분명 붕어입질인 것 같은데...
그 궁금증은 한참 후 찌가 쭈욱 솟는 세칸 대에서 밝혀졌다.
타이밍을 맞추어 챔질을 햇는데 무언가 걸려나오는 것이 보인다.
바늘에 걸려 나오는 물고기는 뭔가 작은 물고기였는데 끌어내고 보니 세치가 채 될까말까 한 작은 붕어...
그러고 보니 그 까다로운 입질이 주인공은 작은 붕어였던 것이었다.
아직 제대로 된 찌놀림을 감지하지 못하는 그린벨은 졸립기도 하지만 이내 싫증이 났는지 잠을 자겠단다.
그러나 관광버스도 기사가 잠을 자러 갔는지 보이지 않고 어디서 잠을 잔담?
이 때 사태를 눈치 챈 6호지부장이 자기가 가지고 다니는 간이텐트를 설치, 드디어 그린벨과 작은제비는 함께 단꿈(?)을 꾸고...
이 때의 시각이 열두시를 이미 넘기고 있었다.
출조 전부터 6호지부장이 공지한 음주에 대한 예비지식이 잘 전달되었는지 아까 식사시간에 보니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해 술 찾는 이들이 없다.
'이렇게 좋은 조건에 낚시를 하는데 큰놈을 못 낚으면 언제 낚아?'
이런 생각으로 뚝 끊긴 입질에 그나마 어쩌다 오는 약한 입질을 계속 경계하며 미끼를 계속 갈아주었는데 어느새 동이 트고 있었다.
그 때까지의 조과는 고작 3~4치의 붕어 두마리...
날이 환하게 밝자 빈 자리의 님들이 자리로 돌아올 무렵 2칸 반의 낚시대 찌가 예사롭지 않게 쭈욱 하고 솟는다.
이 때를 놓질소냐? 밤 새며 기다렸는데...
글라스롯드의 두칸 반대는 좀 무겁고 두껍다.
그래도 내가 갖고 있는 낚싯대는 4칸대 반카본 빼놓고 모두 글라스롯드이므로 그 중에 가장 다루기 좋아 기대치가 크다.
두칸 반대에 걸려 나오는 붕어는 제법 큰지 힘좀 쓴다.
햇살은 잠든 사람을 깨우는 묘한 마력이라도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인류가 태초부터 습관인지... 잠자던 작은제비와 그린벨도 깨어났다.
한데에 나와 자기엔 아직 일러, 많이 추웠을텐데... 그린벨의 표정은 밝다.
뭣 좀 잡았느냐고 묻는 그린벨의 질문에 보라는 듯이 7치가 넘는 포획물을 보여주었다.
"어머 한 마리 했네? 난 오늘은 꽝인줄 알았는데..."
"꽝? 꽝은 무슨...? 아? 밤 새워 하는데 꽝일 턱이 있어?"
날이 밝은 후 본부석 주변을 보니 어지럽게 널린 간밤에 저녁 먹었던 흔적이 멀리서도 보였다.
이어서 지포가 혼자 그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 후 지포의 외로운 정리에 같이 동참하는 그린벨과 작은제비, 그리고 청소의 동참에 자꾸 늘어나는 여러님들의 모습이 물가에 앉은 내 시야에 들어왔다.
지부장님의 집합신호에 따라 본부석에 모이니 주변은 이미 깨끗이 정리된 채 시조회를 위한 고사(?) 준비까지 완료되어 있었다.'흠~ 고사라... 나는 절 없는 기도로 대신 해야겠군.'
이어서 대원군의 능글맞은(?) 사회로 금년 한 해의 어복을 비는 고사가 끝난 후 주변청소를 깨끗이 한 후 호남님들과 작별을 고하고 버스에 탑승, 12시경 출발할 수 있었다.
버스에 올라탄 선후배님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대부분의 님들이 꿈나라로...ZZZ
서울에 도착하니 4시, 어제 갈 때는 휴게소에서 쉰 시간 포함, 4시간 걸리더니 올 때도 밥먹은 시간 포함, 4시간 걸렸다.
월척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준척에 가까운 조과가 있었고 20명이 모여 하는 출발이 정시에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
그래서 정출지에 일찍 도착했지만 또 정출지에서 서울로 출발 할 때도 정시에 출발할 수 있었다.
호남지부의 멋있는 가족꾼 지부장을 비롯한 여러 호남지부님들의 아름다운 정성에 감사드린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