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의 아침'보다 좋은 아침...
언제부터 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을까
언제부터 내가 이 빗속에 서 있었을까...
예전에 송창식이 불렀던 '비와 나'가 떠 오르는 사무실에서 맞는 아침.
실로 오랫만에 맞는 개운한 아침이다.
비 내리던 어제 저녁, 6시30분부터 10시까지 합창단 연습을 끝낸 후
서둘러 집으로 가지 않고 발걸음을 사무실을 향했다.
딱이 사무실에 바쁜 일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닌데
늦은 시각 집에 들어가 부산떨고 낼 아침에 일찍 다시 나오는 절차(?)도
귀챦으려니와 비가 내리니 동대문에서 잠실까지 이동하기도 귀챦았기 때문...
이유없는 중년의 반란인가...ㅎㅎㅎ
그런데 이게 웬일?
사무실에 도착하니 함께 일하는 친구(우리 회사, 법인의 대표)가 아직 일을 하고 있다.
아마도 내일 클라이언트에 제시할 기획서를 정리하는 모양이다.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예고없던 외박(?) 통고, 의아스러워 하는 아내에게
일이 좀 바빠 사무실에서 일하다 대충 눈 붙일테니 기다리지 말고 잠 자라고...
컴퓨터를 시동, 우리 카페와 나의 합창단 블로그를 한 바퀴 돌고나니
'아! 드뎌 우리 카페에 1000번 째 회원이 가입하셨구나.'
"어? 연습 나오지 못한 합창단 회원이 블로그에 다녀간 흔적이 있네?' 등등
이리저리 온라인을 통해 카페와 블로그의 소식을 접하고 나니 잠이 솔솔~
친구가 한 편에서 일하고 있음을 의식하지 않고 그냥 소파에 누워 잤다.
..................ZZZ................
눈을 뜨니 소파 위에서 잠든 그대로였다. 잠 깬 시각은 10분전 7시,
아! 그렇구나! 소파에서 잠 자는 사실을 모르고 잤구나.
친구는 아직도 컴퓨터 앞에서 기획서 마지막 정리 하느라 바쁘다.
몸이 가볍다. 내 몸은 느낀다, 정말 오랫 만에 숙면을 취했음을.
잠자는 동안 깨우지 않은 친구가 고맙다.
비록 소파에서의 수면이었지만
'장충동의 아침'이 개운하다.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