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퀘퀘묵은 '고려적 이야기'에 대한 단상...

green green 2009. 8. 3. 09:07

고려적 이야기를 아시는가?

오래 전 이야기를 통칭할 때 '고려적 이야기'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고리짝, 고리쩍, 고려짝, 고려쩍, 고려쪽 등으로 발음대로 변화되어

뜻이 혼동되고 와전될 수 있는 말 '고려적 이야기'...

그것이 정확한 발음으로 '고려적 이야기'라는 것을 자각한 것은 나중이었다.

 

고려말기 압록강 건너의 명나라를 쳐야 할 그 병력을 이끌고

위화도 회군에 성공한 이성계는 고려의 수도, 개경(지금의 개성)을 공략하여

드디어 왕권을 잡게 된다.

이성계는 여러 공신들의 도움을 받아 새 왕조를 건설한 것이다.

옛날, 왕조가 바뀌는 것은 한 나라의 쇠망과 또한 새로운 나라의 개국을 의미했다.

 

이성계는 국명을 즉시 바꾸지 않고 고려라는 국호를 그대로 사용하다가

새 왕조의 기틀이 잡혀가던 1년 후 비로소 국호를 개명하였다.

고려와는 달리 원나라가 망한 후 세워진 명나라에 대해 사대정책을 쓰면서

나라의 법제 등 많은 제도를 재정비하여 새 수도를 건설,

한성(한양, 지금의 서울)으로 천도하기에 이르렀다.  


고려와 달리 모든 것이 새로와진 조선 개국 초기, 과거 고려의 낡은 제도와

탐관오리의 무능에 지친 백성들은 새 왕조의 개혁을 기대하며 들였다.

그러다 보니 정체성의 혼돈에서 오는 여러가지 부딪힘도 많았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을 때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것 언제적 이야기 하는 것이요, 그것은 퀘퀘묵은 고려적 이야기요!"

당시 조선시대 초기의 백성들은 조선의 개국정신에 따른 정치, 사회, 경제 등

법제와 제도의 정비, 사회문물의 변화를 적극 수용했던 것 같다. 

위와 같이 고려적 이야기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고려적 이야기'란 말이 조선개국이후 600년이 지난 지금도 세간에

상용어로 쓰인다는 사실이 흠칫 놀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