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추억의 '줄줄이사탕' 유감...

green green 2009. 8. 16. 22:04

"아빠 오실때 줄줄이~

엄마 오실때 줄줄이~
우리들은 오X온

줄줄이사탕 ~"

 

1970년대 후반이던가?
라디오와 TV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모 제과회사의 CM송이다.
당시 연예인 대마초 사건으로

가수활동을 할 수 없었던 김도향씨가 만든 이 시엠송에 힘입어

그 제과회사의 신제품 '줄줄이사탕'은 날개 돋힌듯 팔려 나갔다.

 

흑백화면이었던 그 시절의 이 CF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려지는 이유는 운명처럼 따라 다니던

당시 우리집의 8남매나 되는 많은 동기간들 때문이다.

당시 집집마다 5~6남매의 자녀들은 기본,

많은 집은 우리집 같이 8남매에서 심지어 10남매가 넘는

대가족 집안도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부모님들은 그야 말로 수퍼맨 & 수퍼우먼...
많은 자녀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아버지들의 노력과 정력도 그렇거니와
그 많은 자녀들을 낳고 길러 내신 어머니들의 정신력과 체력 또한 대단한...

당시 군것질꺼리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빠듯한 살림이니 

간식이나 군것질 꺼리를 질보다 양으로 챙겨야 하는 수퍼맨과 수퍼우먼의 고심.

너나없이 없어 허리띠 졸라맸던 그때의 실태였다.


이때 때 맞추어 등장한 이 '줄줄이사탕은'

어른, 아이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는데 구멍가게에 걸린 이 사탕을

한개씩 끊어 팔 수도 있어 구멍가게 주인들도 좋아했다.

마케팅적으로 성공한 제품이었다.

 

그 좋았던 '줄줄이사탕'이

언제부터인가 좋지않은 일로 정치인이나 공무원, 기업인들이

검찰이나 감옥에 한꺼번에 엮여 들어갈 때 쓰이는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어느 정당의 정치가 끝나고

다른 정당의 새 정치가 시작될 때 통과의례처럼

나쁜 일에 '줄줄이사탕'식으로 연결 된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이

뉴스에 단골로 등장한다. 

 

과거 정치권에서 대북송금 의혹사건으로 많은 고위층이

'줄줄이사탕'으로 조사 받았다거나

세상에 알려졌거나 그로 인해 조사나 구속 대기중인

'줄줄이사탕'으로 연루된 공직자...

이 땅의 공직자와 고위층이 당연히, 

옳은 일이나 좋은 일에 줄줄이 나열되어도 시원챦은데

어린이들이 좋아했던 추억의 과자

'줄줄이사탕'의 이름이 이러한 사건의 표현으로 쓰이는 것이

씁쓸하다.
지나친 김에 '줄줄이사탕' 개사한 노래 한곡...

 

"대통령 끝날때 줄줄이,

새 대통령 시작할 때 줄줄이
정치인은 언제나 줄줄이사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