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386세대? 낀세대, 쉰세대의 넋두리...

green green 2010. 1. 7. 07:39

얼마 전 휴일 오후,

TV를 시청하는데 공개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386세대의 노래가 많이 흘러 나온다.
386노래? 그리 오래 전 노래도 아닌 것 같다.

 

이때 TV를 함께 보던 딸 아이가 한마디 했다.
"난 386노래가 좋더라, 친구들은 별로라고 하지만..."
내가 한마디 거들었다.
"386노래? 무슨 노래를 좋아하는데?"

"있쟎아요,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김현식-비처럼 음악처럼 / 안치환-사람이 꽃처럼 아름다워 /
이은미-기억 속으로 / 조성현-그 아픔가지 사랑할거야 /
일기예보-인형의 꿈 / 유재하-사랑하기 때문에, 우울한 편지 /
전럼회-취중진담... "

 

대단하다 우리 딸,

나도 모르는 노래를 대충 이 정도를 읊조린 것 같다.

게다가 정작 아빠도 잘 모르는 386노래를 좋아한다니...
"근데 아빠 386이 뭐예요?"
느닷없는 아이의 질문에 정신을 가다듬고 반문했다.
"응? 그것도 모르고 너는 386노래라며 좋아했니?"

 

그리고 말을 이었다.

"386은 말이다...
그 말을 처음 쓰기 시작한 것은 한 십오년 되었나?

당시 기준으로 30대의 나이에 80년대 학번이고, 또한 출생년도가

60년대생인 사람을 얘기한단다.
그러니까 대중가요로는 80년대 중반 나온 노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유행하던 노래를 동틀어 말하는 걸꺼야."

"그럼 아빠는 386세대 아니시죠?"
"그래, 나는 70년대 학번에
이미 386이란 용어가 도입되던 그당시

30대를 넘어 40대를 막 지나고 있었으니 아니구 말구,

 

아까 네가 나열했던 노래도 사실 나는 아는 게 별로 없단다."
"그럼 아빠 한창 때 좋아했던 노래는 뭐예요?"
아이의 질문에 주섬주섬 좋아했던 가수를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아까 딸 아가 그랬듯이 읊었다.
"김정호,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양희은, 조영남, 김도향, 윤연선,
서유석, 최백호..."

 

이어서 현대에 있어 386세대의 의미를 설명해보았다.
"386세대는 구세대와 신세대의 과도기적 세대라고 할 수도 있고,
또한 최근에는 정치적으로 새로운 신흥세력이 386세대이다 보니
386, 386 했던 것이란다."

이젠 386도 구세대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날 밤 딸 아이와의 대화에서 괜시리 뭔가 허전함이 느껴졌다.
지금 50대들은 4.19세대에도 끼지 못하고
6.3세대에도 끼지 못한 여기저기서도 대접 못받는 속칭 낀세대라고나 할까?

1971~1981년까지의 고등학교 때 부터

대학까지의 학창시절을 돌이키면 위수령 발동을 비롯하여

잦은 게엄령과 비상사태 발동, 이런 것이 기억난다.

 

정치와 사회가 그 지경이니 가방들고 왔다갔다만 했지

정말 공부는 편히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때 못한 공부 더 하게 내 청춘 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