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렵본능...
젊은 커플들이 쇼핑하다가 티격태격하는 일이 있는데
이를 두고 구석기 시대부터 내려오던 남녀에게 각인된 유전자가
그 원인이라는 얘기가 있다.
주로 수렵과 어로 행위를 하던 남자는 자신들이 먹잇감을 발견하게되면
사냥감이 어디로 도망가버릴지 모르므로 곧바로 잡아야 했다.
채집을 맡았던 여자쪽은 과실이 익을 때를 기다려야 했으므로
어디에 어떤 과실이 있고 어느 정도 여물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을 했다.
그런 여자에게 또 하나의 본능이 있었으니
남자가 수렵해온 사냥감을 보관 및 조리하는 일...
현대인이 된 지금에도 이러한 차이가 쇼핑의 행태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여자의 쇼핑하러 왔다면서도 이것저것 물어보고 사지도 않고 그냥 나오고,
또 다른 가게 헤매기도 하는 행태 하나하나가 예전의 채취본능에서 오는
여자의 쇼핑전 점찍기 행동이라고 한다.
아직 결혼 전이었을 때, 어머니는 채취본능에서인지 내가 낚아 온 물고기의
손질과 보관, 조리를 잘 해주셨다.
낚아 온 큰 붕어는 찜, 중간 크기 붕어와 잡어는 매운탕,
작은 잡어는 튀김으로...
남자의 수렵본능,
움직이는 동물을 잡는 행동에서 느끼는 스릴과 포획했을 때의 쾌감은
글로써 그 느낌을 바로 전하기 어렵다.
그 본능의 잘로는 결혼 후에도 계속 되었다.
신혼 때, 낚시라도 다녀오면 아내도 뒷치다꺼리에 바빴다.
입고 갔던 옷가지 세탁도 세탁이지만 낚아 온 물고기의 배 따기와 비늘 긁기,
손질한 생선을 요리하여 식탁에 올리는 채취본능과 조리본능...
낚시도 다닐만큼 다녀 낚시경력이 붙을 때였던 결혼 십수년이 넘던 어느날,
아내는 낚아 온 물고기의 손질과 요리에 두 손 들었다.
아내와 어린아이들은 특유의 비린내를 늘 싫어할 수 밖에 없었으니...
그 이후 전리품의 배 따기와 비늘 긁기는 직접 해야 했다.
일단 낚시 다녀 온 날 저녁, 먹던 안먹던 가져 온 물고기를 손질하여
냉동실에 넣어 두고 먹고 싶은 날 꺼내어 요리 해 먹곤 했다.
낚시꾼이라기보다 영락없는 어부의 모습이었다.
낚시꾼이 어획에 치중하면 '어부'의 별명을 얻을 수 밖에 없다.
수렵본능에 채취본능까지 가지고 있는 낚시꾼들은 어부일 수 밖에 없다.
채취본능과 조리본능(?)은 버려도 좋다.
그것이 진정 수렵본능을 즐기는 낚시꾼의 모습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