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놀이 전성시대...
일년 중 겨울 즈음 별다른 준비물 없이 동네 아이들이 떼 지어
추위를 이길 수 있는 놀이가 있었으니 깡통차기 놀이다.
2명 이상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재미가 더 한 이 놀이는,
술래 한 사람과 술래가 아닌 여럿의 사람들로 나누어, 술래가 아닌 사람들 중
누군가가 깡통을 발길로 차 멀리 보내 버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술래가 깡통을 찾아다 제자리에 갖다 놓는 동안 모두 여기저기 숨고
술래는 숨은 사람을 찾는 놀이가 깡통차기이다.
깡통차기는 일종의 숨바꼭질의 변형이라 할 수 있는 놀이였다.
이때 깡통 안에 적당한 크기의 돌멩이를 넣으면,
덜그덕거리는 소리가 나기 때문에 놀이의 흥미를 더 할 수 있었다.
당시 흔하디 흔했던 공터에서 빈 깡통 하나만 있으면 놀 수 있고
편을 갈라 이것을 차고 뛰며 상대방의 골대에 슈팅하는
변형축구와 같은 놀이도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깐통이
겨울놀이 기구의 최고로 대우를 받았다.
빈 깡통 하나로 할 수 있는 이 놀이가 생기게 된 유래는
주석 캔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다.
통조림이 대용식량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할 때이니까 6.25 전쟁 때 부터였을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밖에...
조국 분단과 골육상잔을 했던 비극적인 시대상황 속에서 생겨났지만,
무엇 하나 풍족한 것이 없었던 시절 아이들과 그 애환을 같이 한 놀이로써
우리나라 민속놀이로 간주될 만한 놀이이다.
가을이 깊어지며 날씨가 쌀쌀해져가는 요즘같은 때,
길 가다가 만나는 공터에 서서 깡통차기로 짧은 저녁 넘겼던 옛날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