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맛난 우동, 만난 사람...
사무실에 일이 좀 겹친 관계로 몇일 째
12시가 다 되어 귀가하거나 철야 작업의 연속이었다.
이 현상은 카페 음악회가 있는 다음 주말까지 계속될듯 하다.
사무실에서 늦은 시각까지 일을 해도 저녁은 먹지 않는다.
밖에서 먹는 식당 밥보다 집에 들어가 먹는 밥이 더 맛있기 때문.
그런데 사무실에서 인터넷 서핑 등 잔일 처리하고 집에 들어선 날
불현듯 포장마차의 뜨끈한 우동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럴땐 아내를 꼬드겨 그 길로 신천역 먹자골목으로 향하기도 한다
자정 가까운 시각이지만 신천역 근처 먹자골목은 불야성이다.
문 앞에서 손님들 맞느라 바쁜 휘황찬란한 식당을 겹겹이 지나
허름한 우동집을 집을 찾아 들어서면 너댓명의 손님이 밤참을 먹는다.
24시간 문을 열어 놓고 손님을 맞이한다는 이 집은
우동 외에 많은 메뉴가 있는데 밤새도록 찾는 손님 때문에
하루종일 문을 열어놓고 있는 집이다.
그런데 이곳 먹자골목의 많은 집들이 24시간 문을 닫지 않는단다.
24시간 문을 닫지 못하게 하는 그 손님들은 대체 누구?
손님들을 둘러 보았는데 우리같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근처의 상인들, 술집 종업원, 오랫 만에 만난 듯한 친구...
모두가 하나같이 열심히 사는 사람들로 보인다.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얼큰한 우동으로 배를 채우는 동안에도
새로 들어오는 손님으로 북적거린다.
우동집에서 만난 밤이 없는 사람들...
그들은 의욕과 생기가 넘쳐 흐르고 있다.
손님이 우동을 먹고 나간 그 자리에 다른 또 손님들로 채워진다.
식사를 마치고 이미 새벽으로 치닫는 그 골목을 빠져 나오면...
자정 훨씬 넘은 시각에도 새로운 의욕이 솟는다.
또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