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이안삼 월요가곡교실 초대음악회 감상 후기...
금년 가을들어 가장 추웠던 날의 추위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11월의 마지막
월요일이었던 어제(11.29) 이안삼 카페 제5회 초대음악회가 있었다.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열린 이 음악회는 금년 봄에 시작한 이안삼 카페
월요가곡교실이 주최하는 음악회로 올해의 마지막 공연으로 기획되어 더욱 뜻깊었다.
이번 음악회는 한국 최고의 Bass 성악가 함석헌님과 성신여대와 미국의 Univ.of Houston Music
performance에서 성악전공한 Sop. 한선희님이 함께 하였으며 국내외 각종 콩쿨 우승을 휩쓴
이성하님이 피아노 반주를 맡았다. 특히 월요가곡교실 회원 이희선(밀행심)님과 정미애(리트)님이
김도희님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멋진 연주를 선보여 가곡교실 회원과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북한군의 연평도 피격 사건과 쌀쌀한 날씨 등 여건에 굴하지 않고 열린 이 음악회는
이안삼카페 월요가곡교실을 운영하는 이혜자님의 사회로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작곡가 이안삼 선생님의 '전장에도 음악은 있다'는 개회 인사말에 공감과 감동이 있었던
음악회로써 그 말은 참석한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적극적 음악사랑의 표현이었다.
Sop. 한선희님이 'Ciganske Melody from Gypsy Melodies Op.55 (A. Dvorak 곡)'을 불러
금년 마지막으로 공연하는 초대음악회의 첫 문을 열었다.
화려한 연한 살구색 드레스 차림의 의상은 선한 인상의 한선희님을 더욱 선하고 아름답게
해 주었으며 그 경쾌한 느낌대로 시작부터 끝까지 흐뭇한 연주를 우리에게 선사하였다.
Bass 함석헌님은 특유의 굵직한 음성으로 1970년대 미국의 맹인 가수 Jose Feliciano의 샹송
'Che Sara'를 첫곡으로 불러 듣는 이들로 하여금 젊은 시절의 향수를 자극했다.
케세라(Che Sara')는 1971년 산레모 가요제에서 Ricchi E Poveri(리끼 에 뽀베리) 그룹과
Hose Feliciano가 같이 불러 2위에 입상 했으며 국내에서 많이 불리어지던 노래이기도 하다.
첫 곡보다 훨씬 안정된 연주로 한선희님의 '금빛날개 (전경애 시 / 이안삼 곡)'이 끝나고
함석헌님은 고 오현명 선생의 한국 가곡사에 길이 남을 '명태 (양명문 시 / 변훈 곡)'를 불렀다.
노래 도중, 특유의 표현 "쐬주를 마실 때..." 대사 부분은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필살기로
덕장의 명태는 오현명 선생의 명태를 넘어 어느덧 함석헌님의 '명태'로 꾸덕꾸덕 건조되어 가고 있다.
아마츄어 입장에서 프로와 함께 한 무대에 서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지만 이안삼 카페의
월요가곡교실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 이 초대음악회가 이안삼 카페의 월요가곡교실 주최로
이루어지는 행사이기에 가능하며 프로그램엔 항상 가곡교실 회원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가곡교실회원 이희선(밀행심)님과 정미애(리트)님이 이번 음악회의 행운의 주인공이다.
이희선님은 '기다림 (이가인 시 / 이안삼 곡)을 다소곳한 동작으로 제3회 카페음악회 때 보다
좋은 기량으로 연주했는가 하면 정미애님은 초연임에도 흐트러짐 없는 솜씨로 완주하였다.
특히 정미애님은 무대의상으로 몸에 잘 맞는 우아하고 화려한 자색의 드레스를 선보여
한층 더 아름답고 풍성한 연주의 무대매너를 보여 갈채를 받았다.
관객을 명태로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가던 함석헌님은 가곡교실 회원의 순서가 끝나자
'애상 (이태운 시 이안삼 곡)'과 '내 고향 (전경애 시 이안삼 곡)'을 연속으로 불러 또다시
그윽한 감동의 분위기로 몰아갔다. 관객은 우리 가곡에서 뭔가 모를 편안함을 얻는다.
색다른 흥분과 편안함 사이를 오르내리며 감흥에 취해 몰입하는 가운데 객석은 하나가 되어갔다.
'once upon a dream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중에서... )'는 지킬 박사의 약혼녀 엠마가 실험에
몰두하다 좌절에 빠진 그에게 불러주던 노래의 그윽한 감미로움을 한선희님이 잘 표현해 주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로써 2004년 국내 배우 조승우가 열연,
한국 뮤지컬 사상 갖가지 기록을 세운 작품이기도 하다.
함석헌님이 다시 그의 대표곡 중 하나라 해도 모자람 없는 곡 Frank Sinatra가 불렀던 'My way'와
체첸공화국의 음유시를 러시아의 Losif Kobzon가 리메이크한 곡 '백학'을 연주했다.
남성 전유곡으로 불러도 될 만큼 굵직한 저음성의 연주가 잘 어울리는 이 곡을 그가 연주하는 동안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만큼 심취후 기립박수 치는 관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선희님의 마지박 순서, 왕자를 사랑한 요정의 덧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오페라
'루살카'중에서 'Song to the Moon (A. Dvorak 곡)'을 섬세한 멜로디로 연주하였다.
인간을 향한 요정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주제만큼 한선희님은 슬픈 요정의 소망을
잘 표현함으로써 좋은 마무리로 관객의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다음은 함석헌님이 도니제띠의 오페라 '사랑의묘약' 중
사기꾼 약장수 둘카마라가 마을사람들을 상대로 가짜 약 파는 장면,
"자 들어보세요, 여러분 Udite, udite, o rustici 조용히, 조용히 들으시오.
벌써 잘 아시겠지만 나로 말하자면 위대한 의사 선생님이오..."
그의 능글맞은 연주에 관객들이 모두 즐거워 하며 주의를 집중한다.
수다스런 떠벌임으로 한창 관객들을 즐겁게 해 준 약장수 함석헌님은 미리 준비한 막대사탕
한꾸러미를 꺼내어 객석 사이를 돌아다니며 관객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는 깜짝 이벤트로 화답했다.
무대와 객석 사이를 오가며(팬 서비스?) 저마다 사탕 하나씩 받아 든 관객들은 환호를 올리며 좋아했다.
마지막으로 '10월 어느 멋진날에 (한경혜 시)'를 함석헌 한선희 듀엣으로 불렀다.
이 곡은 노르웨이 출신 뉴에이지 그룹 Secret Garden의1995년 1집에 수록된 'Serenade to spring'원곡에
우리나라 시인 이정하와 한혜경이 가사를 붙였으며 조수미와 김동규가 듀엣으로 부른 곡이기도 하다.
그들 못지않은 아름다운 화음으로 함석헌 함선희 듀엣은 멋지게 불러 음악회 마무리해 주었다.
순서는 끝났어도 관객들은 앙코르를 연호하며 이 좋은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더 오래 가기를 원했고
이에 함석헌님은 이브몽땅을 스타덤에 올렸던 프랑스 샹송의 대표곡 '고엽, Autumn Leaves
자크 프레벨 시 죠셉 코스마 곡)으로 화답, 기대를 저 버리지 않았다.
고엽은 니번 프로그램상 함석헌님의 6번째 곡이었지만 '백학'으로 대체하고 앙코르를 위해 남겨두었던 것이다.
이안삼 카페 월요가곡교실 제5회 초대음악회의 관객과 함께 부르는 노래는
함석헌님이 미리 준비해 온 악보 '그집앞 (이은상 시 현제명 곡)'을 전 관객, 출연진, 운영진이 함께 불렀다.
순서를 모두 마치고 우리 가곡을 제창으로 함께 부르는 이 시간은 오늘을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며
다음 음악회를 위한 내일을 기약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안삼 선생님의 폐회인사와 함께 단체 기념사진 촬영이 이루어졌다.
연주 후 모든 관객, 출연진, 운영진이 함께 어울려 촬영하는 단체 기념사진은 초대음악회의 전통이 되었는데
촬영은 카페 회원이신 김성수 목사님이 담당, 1회부터 지금까지 우수한 촬영으로 좋은 기록을 남겼다.
언젠가 나중에 10회 음악회 즈음에 역대 음악회 단체 기념사진 전시회를 함께 가져도 좋을듯 하다.
이 음악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달라지는 현장의 스케치 중의 하나,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운영자를 도와
단체 기념촬영 전후 자리의 정리정돈과 행사 끝난 후 객석 주변을 깨끗히 치우는 회원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음악회를 통해 함께 느끼고 감동하는 가운데 얻어지는 선물, 동질감에서 오는 솔선수범일 것이다.
지난 여름, 카페 개설 2주년을 맞은 짧은 기간에 비해 얻어진 '서로를 위한 배려'로의 변화이자 수확이었다.
이번 음악회에 기꺼이 출연하신 Bass 함석헌님, Sop. 한선희님, Piano 이성하님,
월요가곡교실 회원 이희선(일행심)님과 정미애(리트)님, Piano 김도희님께 감사 드린다.
그리고 이 음악회의 관객들을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수고하신 이혜자님을 비롯한 운영자님들과
늘 좋은 초대음악회가 될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힘써 주시는 작곡가 이안삼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아울러 격변하는 정세와 추운 날씨에도
가곡사랑의 실천을 위해
먼 길 마다않고 어려운 길 오신 월요가곡교실 회원 포함,
모든 관객께도 지극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