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사(音樂萬思)/연주 & 관람 후기

이안삼 카페 월요가곡교실 제8회 초대음악회 감상후기...

green green 2011. 2. 19. 16:35

 

 

 

 

입춘 지나 우수 닷새 앞둔 시기였던 지난 2월 14일의 제8회 초대음악회는 겨우내 얼어
붙었던 혹한의 모든 흔적을 따스하게 녹인 음악회였다.
설연휴 끝난지 열흘 만에 있었던 음악회임에도 불구하고 건재함을 보인 이 모임에
많은 관객들이 홀을 채워 이안삼 카페 초대음악회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보여 주었다.


이번 공연은 Bass 함석헌 성악가와 Sop. 박준영, Sop. 손은정, Sop. 한선희, Mezzo Sop.
김주희 등 4명의 여성 성악가가 분위기를 한층 더 상승시켰다.
여성 성악가들은 프로그램에 따라 독창으로, 때로는 Arabella 중창단의 이름으로 2중창과
4중창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Piano 이성하 반주자의
협연은 각 출연자들의 기량을 더욱 아름답게 이끌어 주기에 전혀 부족함 없었다.  

 

 

 

Arabella 중창단이 오펜바흐 작곡 호프만의 뱃노래를 불러 음악회의 막을 열었다.
불행으로 끝나는 작가 호프만의 3가지 사랑 이야기, 호프만 이야기 중 뱃노래는 제2막이
오를 때 곤돌라를 타고 나타나는 쥴리에타와 그녀를 마중하는 청년 니클라우스가 부르는
2중창. 애틋하고 달콤하며 친근감 도는 이 곡을 아름답게 연주하였다.

 

 

Mezzo Sop. 김주희 성악가는 브람스의 Vergebliches Standchen(헛된 세레나데)를
불렀다. 젊은 청년이 아가씨에게 고백한 사랑을 거절 당하는 내용, 쾌활하고 유모러스하며
조소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었다. 스페인민요를 바탕으로 한 작곡가 Falla의 빠르고
흥겨운 리듬, El Pano Moruno(무어인의 의상) 연주도 아주 좋았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산들바람은 부드럽게..."로 시작하는 아리아
'편지의이중창(Sull'aria )'을 Sop. 손은정, Sop. 박준영이 듀엣으로 불렀다.
백작 부인이 바람기 많은 남편을 시험하기 위해 하녀와 함께 거짓 편지를 쓰는 장면이다.
한 구절씩 백작부인이 불러주는 글귀를 하녀 수잔나가 편지지에 받아 적는 내용의 노래,
그래서 백작 부인이 선창을 하면 수잔나가 그대로 따라 부르는 형식의 연주이다.

 

 

사정상 오페라 가수 Bass 함석헌 성악가가 순서를 바꾸어 먼저 불렀다.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조운파 사, 임종수 곡)'을 호소력 있는 굵직한 저음의 연주로써
여성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언제나 심금에서 우러나오는 듯한 그의 연주는 듣는이로 하여금 심취할 수 밖에 없는
마력이 있다. 올해 봄 내내 연주 일정이 꽉 잡혀 있다는 그에게 앵콜을 환호,
1971년 호세펠리치아노의 산레모 2위 수상곡 Che Sara로 마무리를 하였다.


특별순서로 외교안보포럼 이사장 宇堂 김현욱님의 시 '신묘년 새해, 찬란한 태양이여!'를
김경안 시인이 낭독, 번역된 영문시와 함께 암송했다.
노래의 뼈대가 곡이라면 노래의 살은 시, 이런 의미에서 음악회에서의 시 낭독은 
자연스런 이벤트로써 두 분야가 함께 공존하는힐 수 있는 바람직한 프로그램인 것 같다.

 

 

가곡교실 추천 Bar. 하헌주(주.공시건 건축사 사무소 대표) 애호가의 연주가 있었다.
"험한 세파에 방황하고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음악이여...."로 시작되는 슈베르트의
An die musik와 "...너와 나의 입맞춤 생각 않으리 다른 이상 따라 더 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으리"로 끝나는 토스티의 Non t'amo piu.
정확한 음감, 결코 서두름 없는 차분한 그의 가창은 듣는 이에게 평안함을 한껏 주었다. 

 

 

Sop. 손은정 성악가가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 삽입곡 'Over the rainbow'를 불렀다.
영화, TV 드라마, CF등 다양한 곳에서 널리 쓰여 우리에게 익숙한 이 노래는
1939년 아카데미 주제가 상과 작곡상을 받은 곡, 겁많은 사자, 심장없는 양철나뭇꾼,
지능없는 허수아비와 모험을 떠난 주인공 도로시가 켄터키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았다. 
Arditi 작곡의 이태리 가곡  Il bacio는 입맞춤이란 뜻, 손은정 성악가는 첫 키스를 할때의
설레임과 기쁨을 잘 노래해 주었다. 


Sop. 한선희 성악가가 부른 금빛날개, 순수 음악인 가곡을 대중이 가깝게 대할 수 있도록
리듬과 화성을 변화시켜 작곡한 곡이다. 작곡자 이안삼 선생의 해설에 의하면
이 곡은 클래팝 장르의 곡으로 전경애(영문소설가) 작가의 시를 받아 쓰고 유럽 작곡가
Georgi Cherkin에게 편곡 의뢰한 작품이다.

 

때문인지 처음 듣는 애청자는 외국 작곡가가 쓴 작품으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이 곡은
우리 정서에 서양의 정서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아주 훌륭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또 한선희 성악가가 푸치니의 라보엠에 나오는 아리아 Quando men vo(무제타 왈츠)를
'내가 거리를 걸어갈 때면...' 하며 부를 때 그 요염함에 넘어가지 않음이 다행이었다.

 

 

마지막 곡으로 Arabella 중창단이 로시니 작곡의 Duetto buffo di due gatti(두 마리 고양이
의 이중창)를 불러 우리를 즐겁게 하였다. 로시니가 이런 곡을 쓰다니...??
16세기 어릿광대들이 상자 안에 10-12마리의 고양이를 넣고 고양이 수만큼 구멍을 뚫어
꼬리를 내놓게 한 다음,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세게 또는 약하게 꼬리를 잡아 당겨
고양이들이 야옹거리는 소리를 내게 했던 이상한 연주회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고양이 연주회'는 로시니의 '익살스러운 고양이 이중창', 스카를라티의 '고양이 푸가',
모차르트의 '아, 사랑스러운 여인', 오펜바흐의 '여성으로 변신한 고양이' 등
많은 작곡가의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고 전한다. 

 

관객과 함께 부르는 순서는 Nella Fantasia를  Arabella 중창단의 지도로 함께 불렀다.
이 노래는 1986년에 개봉된 영화 '미션'의 OST ‘가브리엘의 오보에’(Gabriel's Oboe)에
이탈리아어 가사를 붙인 노래로써 영화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했는데,
크로스오버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그녀의 앨범 Eden(1998)에 처음 수록했던 곡.

 

KBS 2TV ‘남자의 자격’에서 박칼린 음악감독의 지휘로 합창단을 조직, 맹훈련과 연습,
공연 전과정을 방영하여 전국적인 화제를 만발한 곡이기도 하다. 아마츄어와 프로 포함,
우리나라의 대다수 합창단과 많은 성악가들이 불렀던 2010년 최대의 화제작이기도 했다.  

 

이안삼 카페 월요가곡교실은 작년 6월부터 매월 1회씩, 8회의 초대음악회를 치렀지만
회를 거듭하며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출연진의 참신함이 돋보이곤 했다. 
이번 음악회의 출연진 4명의 여성성악가들은 경우에 따라 독창과 2중창, 4중창으로
따로 또 같이 하는 연주에 우리를 즐겁고 행복하게 이끌렸다.



10회를 2회 앞두고 있는 지금, 단 1회도 빼어 놓지 않고 감상해 온

이안삼 카페 초대음악회의 특징을 섣불리 축약하긴 어렵다.
다만 이안삼 선생의 꼼꼼한 기획과 강한 추진력, 다양한 출연진의 연주와 참신한 매너가
노력과 정진의 카페 운영진 협조로 관객에게 가감없이 다가가는 것은 아닐까! 

 

좋은 연주로 우리들을 행복케 한 Bass 함석, Sop. 박준영, Sop. 손은정,
Sop. 한선희, Mezzo Sop. 김주희 등 성악가에게 감사 드린다.
아울러 이안삼 선생과 보나 이혜자님을 비롯한 운영자와 일찍부터 입장, 기다리시며
좋은 연주에 심취했던 이안삼 카페 회원 포함, 모든 관객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