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천냥 빚진 박경림의 말 실수 사건...

green green 2011. 5. 12. 09:46

 

우리나라의 속담이나 격언 중 말에 대한 것이 유난히 많은데 그중에서

'말 한 마디 천냥 빚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말할 때 '자기의 기분에 치우치지 말고 상대방을 의식하고 배려하며
이야기 하라'라는 뜻으로 한 마디로 줄이면 '말조심 하자'라는 뜻이다.

 

10년 전이었던 2001년 세간에 우리를 잠시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연예인 박경림 말 실수 사건'...
화장품회사의 모델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모습의 개그우먼 박경림이
기능성화장품 I화장품회사의 모델로 전격출연 한 일이 있었다.

 

단 한 번이라도 하고 싶었던 화장품 모델로서의 꿈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기에 박경림은 하고 싶은 얘기도 많았다.
실제로 박경림은 평소 방송에 출연하여 기회있을 때마다
"화장품 모델 하는 것이 꿈"이라며 자주 이야기를 해 오던 터였다.

 

I화장품 회사의 광고 답당자는 일반적인 화장품 모델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박경림을 활용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박경림이 개그우먼이니만큼 당연히 개그의 내용이 CF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화장품 광고에 웬 개그냐는 주장이 엇갈렸다.

 

I화장품 마케팅팀과 광고 제작팀의 이러한 우여곡절을 거쳐 탄생한
박경림의 광고는 단기에 그치고 말았다.
박경림이 화장품광고에 출연했다는 것은 잘 알려졌으나
막상 I화장품을 알리는데는 실패했다는 조사결과 때문이었다.

 

결국 3개월 만에 '화장품' 아닌 '박경림'의 광고는 막을 내리게 되었고
그 이후 박경림이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누가 화장품모델로 나온 회사는 크게 흥했고 내가 모델로 나온
그 화장품회사는 망했다.'라고 죠크를 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I화장품측은 즉각 박경림에게 30억원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실제로 박경림의 라디오죠크 사건 이후 I화장품이 망했다고 세간에
알려지면서 각 특약점의 I화장품 반품사태와 함께 화장품 판매곡선이
급하강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박경림으로서는 말 한마디 실수로 큰 시련을 맞은 셈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소송의 파장은 엉뚱하게 반전되었다.

 

소송의 일련과정을 보도한 매스컴 덕으로 뜻밖에 I화장품의 인지도가
높아지게 되었되어 3개월 내걸었던 광고에서 보지 못했던 광고효과를
소송제기에서 의외의 효과를 톡톡이 보게 된 것...

 

이 사실에 고무된 I화장품측은 소송을 취하하게 되어
박경림은 그 날부터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었다는 후일담이다.

 

과연 "말 한 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는 옛 말이 사실로 확인되었고
행복이 불행이 될 수 있고 불행이 행복이 될 수도 있다는 "人間事 塞翁之馬"란

옛 말도 사실로 확인된 사건이었다.

 

재치있는 말과 연기로 살아가는 개그맨, 개그우먼이지만
할 말 안할 말은 가려서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 사건이기도 했다.

 

당시 박경림이 모델로 나온 화장품 TV CF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