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돋보기

심봤다!!! 은행, 뭉텅이로 싹 틔운 은행발견...

green green 2011. 7. 14. 12:33

 

지난 일요일 오전, 비가 오락가락하던 서초구 잠원동 반원초등학교 운동장.
아내의 운전으로 석촌동에서 잠원동까지 올림픽 대로 달려와 주차하고
교회를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막 옮기고 있을 때 였다.
바로 이때 내 눈에 띈 화단의 무수한 범상치 않은 새싹들, 무슨 싹일까?

 

다가가 자세히 보니 은행 열매들이 뭉텅이로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저런! 작년 가을에 떨어진 은행열매, 누가 주워 가지 않으니 싹을 틔는군.
내 기억으로 25년 여 되었을까? 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시 서울시 곳곳에
새로 채택된 가로수 심어지면서 은행나무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등장하던 초기에 웃지못할 일들이 있었다.
열매맺는 가을이면 시내 곳곳에 속칭 은행털이범들이 자루를 들고 속속 등장,
불법으로 은행열매를 싹쓸이 해 가는 바람에 경찰이 단속에 골머리도 앓았다. 
은행열매 탐내 관내에 침입한 외지인들과 실랑이 벌이는 아파트관리인도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은행열매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생활이 향상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데 이유가 있었다.

은행열매를 따거나 주워가는 사람들이 이젠 없다보니 길바닥에 그대로 방치된채

버려진채 짓밟혀 청소하기만 힘들뿐더러 고약한 냄새까지 풍겨대는 애물이 되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된 나무가 은행나무라는 얘기가 있다.

중생대에 번성한 식물군으로서 남아 있는 화석이 그 증거인데 생물학적으로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어 수나무가 아닌 암나무에서만 열매를 맺는데 서울시의

대부분 은행나무가 암나무였다는 얘기이다. 

 

언젠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인데 은행나무의 묘목은 열매를

맺기 전까지는 육안으로 암수의 구별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은행나무는 오래 전부터 서울시에서 화려했던 가로수의 황제에서 퇴출,

이미 다른 수종으로 교체되었거나 거의 모든 지역이 교체중이다.

 

지구상에서 제일 오해된 나무로 꼽히는 은행나무이기에 적응력과 번식이 꽤 좋다. 

앞으로도 지구의 환경이 바뀌더라도 멸종한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서두에 얘기한, 반원초등학교 화단에서화단의 은행나무 새싹군이 그것을 중명한다.

서울시의 퇴출 분위기에 더욱 강하게 진화하는 은행나무의 생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