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낚시 이야기
생애 가장 큰 월척을 안겨 준 출조...
green green
2003. 1. 28. 16:28
얼마나 오랜 기다림인가?
서른 세살 되던 해 만난 greenbell은 나에게 천사가 나타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이삼 일에 한번씩 만나기 시작한 세번 째 만남을 아예 낚시터에서 하기로 했다.
어차피 백년가약 맺으려면 남자가 하는 낚시가 도대체 뭔지는 알아야 할것 아닌가?
"저~ 낚시 해 보셨어요? 아니면 하는 거라도 보셨어요?"
하고 두번 째 만남에서 조심스럽게 물어 본 것은 나였다.
"아뇨? 해 보진 않았어요, 그런데 아빠가 옛날에 낚시를 많이 하셨어요."
ㅎㅎㅎ 에궁~ 다행이네...
낚시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그녀는 아빠도 낚시를 하셨음을 강조한다.
"네~ 그렇군요. 아버지께서 낚시를 좋아하시는군요, 지금도 좋아하셔요?"
하고 물었더니 생긋 웃으며
"아녜요, 한 10년 전부터는 낚시 그만 두시고 이젠 등산을 하셔요."
음~ 낚시에 대해 문외한은 아니시군. 한번 낚시데이트를 신청해? 에라, 모르겠다.
"저~ 내일 일요일인데 우리 낚시나 갈까요? 가까운 용인근처에 내가 잘 아는 낚시터가 있거든요."
이렇게 해서 greenbell과의 세번째 만남을 물가에서의 갖기로 했다.
장소는 안성의 고삼지, 내가 용인 근처라고 한 이유는 그녀의 아버지 고향이 용인이었기 때문에
용인에 대한 친숙함이 많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고삼저수지에는 좌대가 있기 때문...
많은 사람들 틈에서 하는 둘의 데이트보다는 좌대의에서의 오붓한 데이트가 훨씬 낭만적(?)일거라는
나의 판단 때문이었던 것.
'아! 물 가운데서 갖는 데이트와 그 분위기에서의 낚시는...?'
그럴 수 밖에, 데이트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생각만 해도 황홀했다.
오늘의 작전 대성공!!!
나야 물론론 예쁜 그녀가 맘에 들고 좋지만 혹시 그녀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낚시를 따라 갈리 있겠는가.
그녀가 나를 좋아하고 잇다는 확신이 서는 순간이었다.
사실 나의 취미인 낚시에 대한 관심도를 알아보려고 시작되었던 얘기인데 의외로 입질이 빨랐다.
포인트와 미끼(?)가 대단히 좋았던 모양이다.
그날 뛸듯이 기쁜 나는 그녀를 집앞까지 데려다 준 후 그 길로 고삼저수지 한사장님에게 전화,
좌대예약을 끝냈다.
1986년 6월 29일, 나는 이 날을 잊을수가 없다.
6.29선언과는 전혀 상관없다, 그것은 1987년에 발표되니까...
바로 이 날이 greenbell과의 첫 낚시를 한 날이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 이 때까지 그 날이 몇일이었는지는 모르고 지냈지만 이 글을 쓰다보니 그해 6월 봉급이 나온 후의
첫 토요일이니까 그 날이 6월 29일인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래서 사람들은 기록이 필요한 것이로구나...
에구~ 이야기가 조금 곁길로 갔네?
일요일 아침 8시...
나는 정확하게 약속장소인 그녀의 아파트입구에서 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8시가 다 되도록 그녀는 나타나지 않는다.
'혹시, 부모님께 낚시가는 것을 허락을 받아내지 못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하루밤 사이 내가 그새 싫어진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초조하게 기다린 시간, 정말이지 그 시간은 길게 느껴졌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인 8시 5분경 그녀가 나를 향해 사뿐사뿐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시원한 밀짚모자에 썬글라스를 걸친 가벼운 외출복차림으로...
이렇게 만난 우리는 곧 그 건너편에 위치한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그 곳에서 곧 떠날 용인행 고속버스에 올라탔다.
커다란 낚시가방을 선반에 구겨넣다시피하고 그녀를 창가 쪽 자리에 앉혔다.
"옛날에 아버지 따라 낚시 간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나와 처음 낚시 가는 소감이 어때요?"
하고 넌지시 물었더니
"예` 아주 좋아요. 그 때는 어려서 낚시에는 신경 쓰지도 않았지만 오늘은 낚시가 뭔지 알고 싶어요."
읔! 낚시가 뭔지 알고 싶단다, 나도 낚시를 모르는데...
그래도 나는 무게를 잡으면서
"아? 낚시요? 재미있어요. 그거, 잡혀주면 좋고 안 잡혀도 다음을 기약하고."
아무튼 이런 식의 대화가 오고 간 것 같다.
이대로라면 낚시터에 가지 않아도 좋을듯 싶었다. 그녀와 함께라면...
그런데 더구나 좋아하는 낚시를 그녀와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흡족했다.
갑자기 예쁜 그녀의 옷 앞깃에 무언가 달아주고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달아 줄 것이 없어 낚시가방에 있는 릴용 방울이 생각났다.
나는 아무 말없이 그것을 꺼내어 그녀의 옷깃에 달아 주었다.
그녀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거요? 릴용 방울이라고 하는 건데요. 뭔가 우리가 만난 행운의 표시로 달아드리고 싶어서요."
이렇게 얘기하니 빙그레 웃는다.
드디어 한 시간여 고속도로를 달린 고속버스가 용인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내려 라면과 음료, 과자류를 사기 위해 근처의 수퍼를 찾았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들리는 "딸랑~딸랑" 방울소리를 귀엽게 느끼면서...
쇼핑을 마친 우리는 그 곳에서 택시를 타고 고삼지 향림으로 향했다.
6월말의 날씨는 오전임에도 제법 더웠지만 벌써 여러좌대에 많은 조사들이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땡볕에 파라솔을 펴고 앉아 있었다.
그러나 잔잔한 바람도 불고 해서 낚시는 별로인 것 같았다.
우리를 배에 태워 실어주던 좌대집 한사장 말에 의하면
"원래 고삼지는 일요일에는 낚시가 잘 안됩니다. 아마 내일이면 많이 쏟아질걸요?"
하긴, 일요일날 낚시 안되는 곳이 어디 고삼지 뿐이랴?
애당초 오늘의 목적은 물고기 잡는 낚시가 아니었기에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은 나는 피식 하고 웃었다.
그녀는 좌대로 향하는 배위에서 물에 손을 적시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한사장님은 이런 나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우리를 물 한가운데 있는 좌대로 안내했다.
근처의 좌대와는 꽤 떨어진 거리로 한사장님이 안내한 좌대가 마음에 들었다.
우리를 좌대에 내려주고 한사장님이 탄 배는 우리가 떠나온 곳을 향하여 멀어져 갔다.
무거운 낚시가방을 열고 3.5, 3.0, 3.5칸 세대를 물위에 펼쳤다.
배가 고프므로 라면을 끓일 작정으로 좌대 한편에 코펠과 버너를 꺼내어 물을 끓이고...
이렇게 좋을 수가...?
그 시간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던 시간이었다.
구름은 한점없는 좀 더운 날씨였지만 바람이 불어 시원했다.
대를 펼쳐놓은 지 30여분이 지나니 3.0칸에 입질이 온다.
바쁜 마음에 더 기다릴 것도 없이 채니 이게 뭐야, 피라미기 걸려나오는 것이 아니가?
쯧쯧~ 첫 마수거리부터 피라미라니?
하지만 그녀는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어머? 한 마리 잡았어요! 축하해요, 근데 그 고기 이름이 뭐죠?"
피라미니 붕어를 잘 모르는 그녀는 그저 한 마리 낚은 것이 그렇게 신기히고 좋았던 모양이었다.
"에이~ 이건 피라미라고 하는 놈이예요, 피라미 잡으려고 낚시하는 건 아닌데..."
하며 머리를 긁자
"어때요? 피라미도 물고기는 물고기인데요, 어머 저기 또 움직여요."
이번엔 2.5칸대에 입질이 왔다.
끌어내니 또 피라미...
속 모르는 그녀는
"낚시 잘 하시네요, 벌써 두 마리나 잡았어요."
ㅋㅋㅋ 피라미를 낚고 어깨가 우쭐해 보기는 그 때가 처음인듯 싶다.
이렇게 재미있던 그날 저녁 내 생애 최고의 황홀함이 있었으니...
서른 세살 되던 해 만난 greenbell은 나에게 천사가 나타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이삼 일에 한번씩 만나기 시작한 세번 째 만남을 아예 낚시터에서 하기로 했다.
어차피 백년가약 맺으려면 남자가 하는 낚시가 도대체 뭔지는 알아야 할것 아닌가?
"저~ 낚시 해 보셨어요? 아니면 하는 거라도 보셨어요?"
하고 두번 째 만남에서 조심스럽게 물어 본 것은 나였다.
"아뇨? 해 보진 않았어요, 그런데 아빠가 옛날에 낚시를 많이 하셨어요."
ㅎㅎㅎ 에궁~ 다행이네...
낚시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그녀는 아빠도 낚시를 하셨음을 강조한다.
"네~ 그렇군요. 아버지께서 낚시를 좋아하시는군요, 지금도 좋아하셔요?"
하고 물었더니 생긋 웃으며
"아녜요, 한 10년 전부터는 낚시 그만 두시고 이젠 등산을 하셔요."
음~ 낚시에 대해 문외한은 아니시군. 한번 낚시데이트를 신청해? 에라, 모르겠다.
"저~ 내일 일요일인데 우리 낚시나 갈까요? 가까운 용인근처에 내가 잘 아는 낚시터가 있거든요."
이렇게 해서 greenbell과의 세번째 만남을 물가에서의 갖기로 했다.
장소는 안성의 고삼지, 내가 용인 근처라고 한 이유는 그녀의 아버지 고향이 용인이었기 때문에
용인에 대한 친숙함이 많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고삼저수지에는 좌대가 있기 때문...
많은 사람들 틈에서 하는 둘의 데이트보다는 좌대의에서의 오붓한 데이트가 훨씬 낭만적(?)일거라는
나의 판단 때문이었던 것.
'아! 물 가운데서 갖는 데이트와 그 분위기에서의 낚시는...?'
그럴 수 밖에, 데이트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생각만 해도 황홀했다.
오늘의 작전 대성공!!!
나야 물론론 예쁜 그녀가 맘에 들고 좋지만 혹시 그녀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낚시를 따라 갈리 있겠는가.
그녀가 나를 좋아하고 잇다는 확신이 서는 순간이었다.
사실 나의 취미인 낚시에 대한 관심도를 알아보려고 시작되었던 얘기인데 의외로 입질이 빨랐다.
포인트와 미끼(?)가 대단히 좋았던 모양이다.
그날 뛸듯이 기쁜 나는 그녀를 집앞까지 데려다 준 후 그 길로 고삼저수지 한사장님에게 전화,
좌대예약을 끝냈다.
1986년 6월 29일, 나는 이 날을 잊을수가 없다.
6.29선언과는 전혀 상관없다, 그것은 1987년에 발표되니까...
바로 이 날이 greenbell과의 첫 낚시를 한 날이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 이 때까지 그 날이 몇일이었는지는 모르고 지냈지만 이 글을 쓰다보니 그해 6월 봉급이 나온 후의
첫 토요일이니까 그 날이 6월 29일인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래서 사람들은 기록이 필요한 것이로구나...
에구~ 이야기가 조금 곁길로 갔네?
일요일 아침 8시...
나는 정확하게 약속장소인 그녀의 아파트입구에서 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8시가 다 되도록 그녀는 나타나지 않는다.
'혹시, 부모님께 낚시가는 것을 허락을 받아내지 못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하루밤 사이 내가 그새 싫어진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초조하게 기다린 시간, 정말이지 그 시간은 길게 느껴졌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인 8시 5분경 그녀가 나를 향해 사뿐사뿐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시원한 밀짚모자에 썬글라스를 걸친 가벼운 외출복차림으로...
이렇게 만난 우리는 곧 그 건너편에 위치한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그 곳에서 곧 떠날 용인행 고속버스에 올라탔다.
커다란 낚시가방을 선반에 구겨넣다시피하고 그녀를 창가 쪽 자리에 앉혔다.
"옛날에 아버지 따라 낚시 간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나와 처음 낚시 가는 소감이 어때요?"
하고 넌지시 물었더니
"예` 아주 좋아요. 그 때는 어려서 낚시에는 신경 쓰지도 않았지만 오늘은 낚시가 뭔지 알고 싶어요."
읔! 낚시가 뭔지 알고 싶단다, 나도 낚시를 모르는데...
그래도 나는 무게를 잡으면서
"아? 낚시요? 재미있어요. 그거, 잡혀주면 좋고 안 잡혀도 다음을 기약하고."
아무튼 이런 식의 대화가 오고 간 것 같다.
이대로라면 낚시터에 가지 않아도 좋을듯 싶었다. 그녀와 함께라면...
그런데 더구나 좋아하는 낚시를 그녀와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흡족했다.
갑자기 예쁜 그녀의 옷 앞깃에 무언가 달아주고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달아 줄 것이 없어 낚시가방에 있는 릴용 방울이 생각났다.
나는 아무 말없이 그것을 꺼내어 그녀의 옷깃에 달아 주었다.
그녀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거요? 릴용 방울이라고 하는 건데요. 뭔가 우리가 만난 행운의 표시로 달아드리고 싶어서요."
이렇게 얘기하니 빙그레 웃는다.
드디어 한 시간여 고속도로를 달린 고속버스가 용인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내려 라면과 음료, 과자류를 사기 위해 근처의 수퍼를 찾았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들리는 "딸랑~딸랑" 방울소리를 귀엽게 느끼면서...
쇼핑을 마친 우리는 그 곳에서 택시를 타고 고삼지 향림으로 향했다.
6월말의 날씨는 오전임에도 제법 더웠지만 벌써 여러좌대에 많은 조사들이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땡볕에 파라솔을 펴고 앉아 있었다.
그러나 잔잔한 바람도 불고 해서 낚시는 별로인 것 같았다.
우리를 배에 태워 실어주던 좌대집 한사장 말에 의하면
"원래 고삼지는 일요일에는 낚시가 잘 안됩니다. 아마 내일이면 많이 쏟아질걸요?"
하긴, 일요일날 낚시 안되는 곳이 어디 고삼지 뿐이랴?
애당초 오늘의 목적은 물고기 잡는 낚시가 아니었기에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은 나는 피식 하고 웃었다.
그녀는 좌대로 향하는 배위에서 물에 손을 적시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한사장님은 이런 나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우리를 물 한가운데 있는 좌대로 안내했다.
근처의 좌대와는 꽤 떨어진 거리로 한사장님이 안내한 좌대가 마음에 들었다.
우리를 좌대에 내려주고 한사장님이 탄 배는 우리가 떠나온 곳을 향하여 멀어져 갔다.
무거운 낚시가방을 열고 3.5, 3.0, 3.5칸 세대를 물위에 펼쳤다.
배가 고프므로 라면을 끓일 작정으로 좌대 한편에 코펠과 버너를 꺼내어 물을 끓이고...
이렇게 좋을 수가...?
그 시간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던 시간이었다.
구름은 한점없는 좀 더운 날씨였지만 바람이 불어 시원했다.
대를 펼쳐놓은 지 30여분이 지나니 3.0칸에 입질이 온다.
바쁜 마음에 더 기다릴 것도 없이 채니 이게 뭐야, 피라미기 걸려나오는 것이 아니가?
쯧쯧~ 첫 마수거리부터 피라미라니?
하지만 그녀는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어머? 한 마리 잡았어요! 축하해요, 근데 그 고기 이름이 뭐죠?"
피라미니 붕어를 잘 모르는 그녀는 그저 한 마리 낚은 것이 그렇게 신기히고 좋았던 모양이었다.
"에이~ 이건 피라미라고 하는 놈이예요, 피라미 잡으려고 낚시하는 건 아닌데..."
하며 머리를 긁자
"어때요? 피라미도 물고기는 물고기인데요, 어머 저기 또 움직여요."
이번엔 2.5칸대에 입질이 왔다.
끌어내니 또 피라미...
속 모르는 그녀는
"낚시 잘 하시네요, 벌써 두 마리나 잡았어요."
ㅋㅋㅋ 피라미를 낚고 어깨가 우쭐해 보기는 그 때가 처음인듯 싶다.
이렇게 재미있던 그날 저녁 내 생애 최고의 황홀함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