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마스터하고 말꺼야, 꼭꼭꼭!
지난 월요일 밤 저의 사적인 모임, 동호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1차를 끝낸 우리 회원들이 찾은 동교동로터리의 어느 째즈카페...
그곳엔 이용객들이 자유로이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자유와 낭만이 있었습니다.
50대의 회원들의 실력있는 가창과올디즈굳디즈 노련헀던 흘러간 팝송,
386에서 586세대의 가요는
아담한 카페를 한층 달뜨게 했습니다.
나 역시 무대로 올라 섰습니다.신청곡은 우리 합창곡인 이동원과 박인수가 부른 '향수'...
합창으로 좀 다졌으니(?)솔로로 불러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던 것입니다.
순간, 객석과 무대위의 오짜님들은 술렁입니다.
"좀 어려운 노래 아냐?"
"그래 조금 어렵지, 아마도"
능청스럽게 둘러댔습니다."그냥 한번 불러 보고 싶어서...
웬일인지 오늘은 노래가 좀 땡기네"
사실 그랬습니다.
한 번도 무대 위에서 불러보지 못한 노래였지만
오늘은 '향수'를 불러보고 싶은 욕구가 솓구칩니다.아! 그러나 그것은 교만이었습니다.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전주가 끝나고 노래가 시작되면서 가다듬은 목청을 열었습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아! 만만치 않았습니다,
녹록치 않았습니다.
불안했던 박자와 음정은 후반부 들어서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맙니다.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여기까진 좋았는데 바로 이 부분,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바로 이 부분은 음의 높낮이 변화가 별로 없고
박자도 단조로와 쉬울 것 같았습니다.그런데 오히려 그 부분이 이 노래의 함정이 될 줄이야...
오기가 생깁니다.
그냥 랩을 내뱉듯이 그렇게 끝까지 부르고 말았습니다.TT
이튿날이었던 어제 드디어 중요한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이동원과 박인수가 부른 '향수'의 CD를 거금 주고 구입,
현재 그 노래를 들으면서 이 글을 쓰는 중입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green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