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곳/아리엘남성합창(얘기)

'30년 만의 재회'로 이루어진 자운대 위문공연 후기...

green green 2009. 7. 2. 18:16

올해는 아리엘남성합창단이 만 7년 되는 해, 오는 9월 1일 영산아트홀에서의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지금 연습 등 준비가 한창 진행중이다.

그 바쁜 중에도 한 달에 한 번 공연계획의 원칙에 따라 호국보훈의 달

6월의 셋째 주일이었던 21일은 군부대위문공연이 있던 날,

대전 유성에 있는 육군 교육의 요람이라 불리우는 자운대(육군교육사령부)에 다녀왔다.

 

육군교육사령부는 명실공히 '육군을 선도하는 전력창출 산실'로서 '강력한 선진 육군 육성'의

방침에 따라 장병들을 이 나라의 든든한 간성으로 만드는 부대로써 육군대학, 육군훈련소

등 모든 육군의 교육기관이 이 사령부에 예속되어 있다.

 

경부고속도로 기점 양재 톨게이트를 지나니 핸드폰에 문자 메시지가 뜬다.

"날씨가 더 화창해졌습니다~천안쯤 통과하시면 연락 주시길"

행사 전날 잔뜩 흐린 날씨에 전국적으로 내렸던 장대비로 행사 당일의 날씨 걱정을 했던,

우리가 이번에 합창으로 부를 곡 '님이시여'의 작곡자, 武曲童山님이 보낸 메시지이다.

"네, 알겠습니다 날씨가 좋은 것은 축복입니다."라고 화답했다.

 

한편, 武曲童山은 현역 소장으로 필자가 군생활 시절 소대원과 소대장의 신분으로 만난,

반듯한 군인정신과 따뜻한 인간애를 고루 지녔을 뿐 아니라 문.무를 겸한 참군인이다.

그는 현재 소장으로 지난 봄, 사단장 임기를 마치고 자운대에 근무중이다.

육사생도 시절부터 군가, 가곡 등 여러 곡을 작곡하였을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은 그는

특히 2009년 4월, 사단장 재직시 용인시에 있는 포곡고등학교의 교가를 작곡하여 헌정,

지역 사회에 화제가 되면서 주위로부터 민·관협력의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30년을 넘나든 武曲童山님과의 재회는 올해 초 어느 조간신문에 게재된 [독자 칼럼]

'우리군(軍) 전승 기념곡 만들자' 를 읽고 인터넷서핑을 통해 武曲童山님이 가입한

이안삼카페와에 가입, 가입등업신청란에 사연을 띄우면서부터였다.

그후 얼마 전에 만나셨다는 이안삼선생님의 답글과 나팔수님의 연락 등의 인연을 거쳐

2월 26일, 성남 예술의전당에서 재회하는 드라마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사연이 있었다.

마침 그날은, 武曲童山님이 작곡한 ‘님이시여’를 성남시향과 성남시립합창단이 협연하는 날, 

합창곡으로 처음 듣고 한 번 우리 합창단에서 불러도 좋겠다는 생각을 이때 하게 되었다.

 

우려했던 예상과 달리 잘 빠지는 고속도로를 두 시간여 달려 현장에 도착하니 자운대 영내의

자운교회의 담임 목사님과 武曲童山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자운교회는 자운대 영내에 있는 군인교회로서 교육생 포함한 군인과 군인가족으로 이루어진

전체 예배참석 교인 수가 1,200여명이나 되는 교회.

본당의 800석을 마주보는 무대에서 예배 후 곧바로 연습에 들어갔는데 틀렸을 때 그냥

넘어가는 법 없는 우리 부지휘자의 섬세한 지도는 밖에서도 어김없이 진가를 발휘했다.

 

연습 중 저녁식사... 우리 합창단장, 부단장, 단목, 자운교회 담임목사, 武曲童山님과

모든 단원들이 함께 교회식당에서 식사했는데 메뉴는 여신도회에서 정성으로 준비하신

갈비탕, 탕에 들어있는 고기가 유난히 맛있다.

식사 후 예배를 끝내고 드디어 음악회 시작, 아리따운 목소리로 친근하게 풀어가는 소프라노

이미경 선생의 '나 가거든', '유 레이즈 미 업' 이 끝나고 수도교회 크로마하프단의 연주가 이어졌다.

매번 우리와 동역하는 수도교회 크로마하프단 연주의 특징은 튀지 않는 노련함과 중후함이 함께

묻어 나와 좋다.   

 

이어서 우리 합창단의 순서,

지휘자에게 급작스런 일이 생겨 동참하지 못해 이번 공연은 부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았다.

연습 때 호락호락하지 않는 그의 성품은 실전에서 뭉뚱그리는듯 하면서도 섬세한 지휘로

우리에게 잘 조화된 소리를 요구한다, 이 주문에 낫으로 싹둑 자른 볏단을 연상할 수 있을 만큼

잘 모아지고 절제된 소리를 만들어 내야 하지만, 내 욕심인가? 오늘따라 미흡한듯하다.

전반 스테이지가 끝나고 소프라노 김은경 선생의 '원스 어폰 어 드림'이 연주되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삽입곡으로 우리에게는 피겨요정 김연아가 롯데월드에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우리에게 보였던 갈라쇼에서 백뮤직으로 사용하여 더욱 친숙한 곡.

또 하나, Stephen Adams가 1892년 작곡한  '거룩한 성'을 불렀는데 이 곡은 많은 성악가들이

많이 부르는 곡, 청아하면서 정확히 전달하는 그 자태가 목소리만큼이나 아름답다.

 

후반 스테이지 전, 자운교회 담임목사님의 '아리엘남성합창단이 자운대를 위문공연 부대로

택한 이유의 해설‘과 후반 첫 곡 '님이시여'의 작곡자 武曲童山님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단원중의 한 사람이 군 시절 소대장을 찾았는데 현재 그가 근무하는 부대가 자운대이며

때문에 이곳에 위문공연 오게 되었다는 배경'과  곧 부를 첫 곡이 그 장본인, 武曲童山님이 작곡한

사실을 소개하여 우레같은 청중들의 박수를 끌어앴으며 맨 뒷 좌석에 앉은 武曲童山님은 일어나

목례와 함께 손을 들어 답례했다.

 

 

'님이시여', '향수', 'EXODUS', '경복궁 타령'으로 이어지는 4곡을 부르는 동안 전반부에

비해 청중들의 열기가 훨씬 높았는데 이는 마지막 곡 '경복궁 타령'을 부를 때 더 했다.

앞 좌석에 앉은 군 찬양팀 그룹을 필두로 청중들은 어느새 약속한 듯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고 있었으며

마지막 곡 ‘경복궁타령’이 끝나자 관객들은 앵콜을 연호, 앵콜곡으로

'우정의 노래'를 불렀다.

위문품 전달하는 마지막 순서, 20개의 축구공 30개의 농구공, 500병의 알로에음료, 150개의 햄버거를

자운대 신우회 대표에게 전달하고 자운교회 담임목사님의 축도로 순서를 마쳤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면 아리엘남성합창단은 매년 위문공연단을 구성, 먼길 마다않고

전후방의 군부대를 찾아 기쁜 마음으로 다녀온다.

사랑의 실천을 위해 그동안 협찬해 오신 각 단체의 관계자들과 함께 연주를 해 오신 솔리스트 여러분,

그리고 수년 째 아리엘남성합창단과 동역하신 수도교회 크로마하프단께 고마움 전한다.

아울러 이번 위문공연을 위해 협찬하신 여러분과 이번 위문공연에 함께 수고한 총무님, 부단장님,

단장님, 단목님 그리고 37명의 단원 모두 먼길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이 글을 통해 다시 드린다.

마지막으로 이날 武曲童山님과 만날 수 있도록 한 이안삼카페에도 감사드린다.

 

 

 

30년 만에 만난 이래 위문공연 직후 30년 만의 재회 武曲童山님과 기념촬영. 떨어질세라 굳게 맞잡은 손이 이채롭다.    

 

 

 

위문공연 후 단목, 단장, 부단장 및 수고교회 담임목사, 자운교회 교역자, 武曲童山님과 green의 기념촬영.

 

 

 

자운대에서의 연주가 끝난 후 편한 마음으로 독사진 한장 찰칵 찍어 보지만

합창단원이 생각하는 공연은 늘 어려운 고개, 변함이 없다, 한 고개 넘으면 또 한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