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낚시 이야기

굴러온 둘, 박힌 돌...

green green 2010. 7. 10. 11:17

근래들어 담수의 어자원이 고갈(?)되자 토종붕어 대신 양어장이나 관리형 저수지에

속칭 짜장붕어(원산지 중국), 떡붕어(원산지 일본)의 개체가 부쩍 늘었다. 
그뿐인가! 동물성 먹이를 먹는 외래어종인 블루길, 배스 등의 출현은 그나마 어려운

토종붕어의 생존을 더욱 위협하는 존재가 된지 오래이다.

 

1970년대 식량 증산 차원에서 해외에서 유입된 외래어종, 배스, 블루길, 떡붕어 등은

우리나라 물에서의 적응력이 강해 이제 전국의 웬만한 저수지에서 토종붕어 대신

그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냇가의 가재가 종적을 감추었듯, 토종붕어가 저수지에서 찾아 보기 어렵게 되었다.

 

우리의 강, 저수지, 수로, 냇가는 외래 어종들이 토착어종을 밀어내고 정착에 성공,

소위 귀화어종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아마도 길지 않은 시간 이후, 우리의 토종붕어가 천연기념물로 등록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토종붕어 자원이 고갈될수록 낚시꾼들은 토종붕어가 그립다.

 

토종붕어의 풍만하면서도 미끈한 알몸(?)과 시원한 찌올림의 맛을 아는 꾼들은

떡붕어나 중국붕어 같은 귀화어종들이 마음에 차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개체수 없는 토종붕어를 찾아 이름 모를 저수지까지 찾아 헤매게 되고

그로 인하여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토종붕어들의 살길은 자꾸 어려워진다.


낚시터 오가는 들길에서 만나는 들꽃들이 있다.
들이나 물가의 주변에서 자생하는 들꽃들로 이름을 기억해 보면

제비꽃, 할미꽃, 민들레, 패랭이, 나리, 도라지꽃, 메꽃, 달맞이꽃...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우리는 그 들꽃들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이다.

 
우리들이 그 들꽃들의 이름커녕은 아름다움을 알기도 전에 그들의 자리 마져도

귀화식물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귀화식물이란 외국 식물이 국내에 들어와 야생화된 식물을 말한다.

학계의 보고에 의하면2003년 기준, 전국에 280여종이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넘어 온 귀화식물도 귀화어종처럼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
이들은 황사와 함께 하늘을 통해 날아 오기도 하고 선박이나 항공기의 수화물을 통해서

또는 여행자의 짐이나 옷에 묻어 들어 온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야생 귀화식물은 주로 공장과 하천,고속도로 주변에 많이 살고 있다.

 

이들의 명칭을 보면...

닭의 덩굴, 미국자리공, 미국명아주, 개맨드라미, 미국비름, 나도냉이, 붉은토끼풀,

겹달맞이꽃, 미국나팔꽃, 노랑까마중...
비슷한 것 같으면서 생소한 이름의 귀화식물들이 우리 산하 구석구석에서 자라고 있다.

이렇게 토종 어종과 우리의 들꽃들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내는 격으로

귀화종들에게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단일민족이라고 하던 우리민족은 유사 이래 많은 풍상을 겪은 민족이다.
그 풍상을 겪는 동안 우리의 혈통은 중국, 몽고, 러시아, 일본 등

인접국가의 피가 섞여있다고 보는 학자들의 견해가 많다.

 

맞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을 단일민족이라 부르는 것 처럼

세월 지난 어느날, 앞서 말한 외래어종과 귀화식물을 우리의 토종으로 착각하거나

포함시키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