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사(音樂萬思)/연주 & 관람 후기

이안삼 가곡 2,3집 출판기념 음악회 후기...

green green 2010. 10. 15. 21:27

 

 

   

 

 지난 10월 14일 저녁 6시,'이안삼 가곡 가곡 2,3집' 출판기념음악회가 있었다.

이번 가곡집 출판은 2000년 출판한 1집, '아득한 별에 꽃씨를 묻으며'에 이은

10년 만의 새 가곡집 출판으로써

2집의 제목은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3집의 제목은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이다.


다문화국민협회는 이를 기념하여 이안삼 카페 공동으로 시인과 작곡가 포함한

음악인과 '이안삼 카페' 회원, 이안삼 월요가곡교실 회원, 모두 100여명을 초대하여

마포 이원문화센터에서  조촐하면서 속이 꽉  찬 기념 음악회를 가졌다.

 

 

시작 시각 2시간을 앞두고 이원문화센터에 도착하니

무대에선 이미 출연자들의 리허설이 한창이었고 이안삼 선생은 객석에서 경청하고 있었다.

로비에서는 카페 운영자 이가인님, 임승환님을 비롯한 월요가곡교실 회원들의 손님맞을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벌써 몇몇 회원 관객들은 현장에 도착하기 시작한다.

 

 대기실을 빼꼼히 들여다 보니 자신의 리허설 순서 기다리는 출연자들이 눈에 띈다.

이동헌, 이현정, 송기창, 함석헌, 김도형, 신승아, 최정심, 김민지 등 신인 성악가들이

악보를 보거나 담소하며 자신의 리허설 시간을 기다리다가 시간이 되면 부지런히 무대를 오간다.

 

 

그 사이, 총 진행 담당 이가인 님의 지침에 따라 입구에서 안내 담당할 가곡교실 회원들이 자리 잡았고

또 다른 몇몇 회원은 홀 벽면 데스크에 샌드위치, 빵, 음료, 커피 등을 셋팅하니 손님맞을 준비 끝.

다른 행사 때보다 준비가 착착 이루어지는 것이 지난 여름 카페 개설 2주년을 맞은 카페의 연륜과

운영자, 회원의 경륜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작 시각을 15분 정도 남기고 관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오면서 손님 맞이에 바빠지기 시작했다.

손님들은 식권과 이안삼 선생이 작곡한 가곡 CD 한 장씩과 식권을 받아들고 연주장으로 입장했다.

음악회 끝난 후 관객들이 뒷편 식당에서 저녁식사 할 수 있도록 준비한 식권이었다.

관객의 방명록 대신 사인보드에 사인, 기념 사인판을 보존하려는 계획과 식권을 배부, 식당과의

주문이나 계산 등에서의 번거로움을 해소한 것은 운영진의 좋은 아이디어였다.   


예정보다 10분 정도 늦게, 시인 이가인(이안삼 카페 대표 운영자, 보나)님의 사회로 간단한 기념식이

시작되면서 이안삼 가곡2,3집 출판기념 음악회를 갖기까지의 경과보고가 있었다.   

이어서 이안삼 선생의 작곡집 출판에 대한 이야기와 인사가 있은 후, 문효치 시인이 축사를 했다.

 

 

 


첫순서로 이태리에서 유학생활 마치고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은 Sop. 최정심님이

'우리 어머니(오문옥 시 / 이안삼 곡)'와 '마음 하나(전세원 시 / 이안삼 곡)'를 잘 불러 주었다.  

단아한 체구의 최정심 님은 아직 무대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연주하였는데

첫 곡에서 보인 약간의 처짐과 불안감은 두번 째 곡을 연주하면서 곧 평정을 되찾아 주었다.

 

두 번째 순서는 지난 9월 월요가곡교실 초대음악회 때 출연한 Ten. 김도형 님의 순서,

'사랑의 종이 되리(이독밀 시 / 이안삼 곡)'과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시 / 이안삼 곡)'을

예의 우렁찬 소리로 들려 주었다. 특히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는 지난 9뤌 초대 음악회에 이어 

또 다시 부르는 곡으로 전보다 더 발전된 솜씨로 불러 주었다.  

 

  

 다음 순서는 Bass 함석헌 님이 '애상(이태운 시 / 이안삼 곡)'과 내고향(전경애 시 / 이안삼 곡)을

부르고 프랭크시나트라의 'My Way'를 특별히 불렀는데 이날의 출연 성악가 중 Sop. 이현정님 빼고

세 곡을 부른 유일한 연주자, 한 우물만 팔 것 같은 함석헌님의 용모는 'My Way'와 잘 어울렸다.

그는 역시 오페라 가수, 한 소절 한 소절 부르는 그의 표정이 곧 연기이며 몰입, 그 자체였다.

이 몰입은 직접 육성으로 들을 수 없거니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故 오현명 선생의 '명태(양명문 시 /

변훈 곡)를 함석헌님은 또 다른 버전의 '명태'로 명불허전, 그의 등록상표를 만들어 가고 있음이다.


네번째 순서 Sop. 김민지 님은 '나 혼자 듣는 그대의 노래(한여선 시 / 이안삼 곡)와 '은발(이영기 시 /

안삼 곡)을 블렀는데 '은발'은 밝은 분위기의 오페라 곡이 연상될 만큼 경쾌하기 이를데 없다.

특히 서정적인 이안삼 선생의 곡 중 가장 발랄하고 경쾌한 곡 아닌가 싶은데 많은 성가곡과

'입안이 근질근질' 등 동요도 작곡하신 이안삼 선생의 다양한 장르의 역량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10분간 주어진 휴식 시간은 사교의 시간, 가곡교실 회원이야 매주 월요일 만나지만  오랫만에 만나는

카페 회원들은 서로 어울려 인사와 담소 나누며 사진 촬영하는 등 분주하다. 홀 한 편에 준비된 간식과

음료, 커피를 나누며 나름대로 휴식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온라인 카페에서는 매일 만나다시피 하지만

비로소 오프라인에서 수개월 만에 만났거나 해를 바꾸어 만났거나 처음 만난 회원들이 반가왔다.


휴식이 끝나고 홍금자 시인의 시 '사랑은' 낭송 시간이 있었다.

화선지 두루마리를 길게 펼치자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시를 써 내려간 쓴 붓글씨가 눈에 띄었다.

정성들여 쓴 만큼 낭송도 한 단어 한 단어 정성들여 낭송하는 홍금자 시인의 모습,

직접 지은 아름다운 시를 아름다운 목소리로 낭송하니 간절함이 몇배로 더 애절하다.  

  

 

후반부 첫 무대이자 여섯 번째 무대는 현 김자경오페라단 상임 정단원 Sop. 신승아 님의 무대,

김도형 님과 함께  9월 초대음악회에서 카페 회원과 첫만남을 가진 신승아 님은 '사랑은(홍금자시 /

이안삼 곡)'과'가슴에 담아 (이가인 시 / 이안삼 곡)'을 수리술술 누에가 고치 실뽑아내듯 풀어댄다.

열창을 하는 신승아 님의 표정이 해맑아 좋다.


다음 순서는 출중한 Ten. 송기창 님이 '바람부는 날(김종해 시 / 이안삼 곡)'과

'아리수 사랑(신달자 시 / 이안삼 곡)을 자연스러움이 묻어 나오면서도 출중한 소리로 연주했다.

여러 음악회에서 송기창님의 연주를 몇번 감상했지만 무대에 서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는데 관객들을 편하게 이끄는 무엇이 있는가 보다. 

 

 

 

 8번째 무대로 Sop. 이현정 님의 무대가 이어졌다. '느티나무(김필연 시 / 이안삼 곡), 기다림(이가인

시 / 이안삼 곡)을 아무리 급해도 쫓기지 않는 이현정님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연주했다.

이현정님의 연주, 또렷한 발음으로 대화하듯 관객을 응시하며 부르는 분위기에서 우아하고 고고한

기품이 느껴지며 그 품위가 묻어 나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9번째 무대는 Ten, 이동현님이 출연하였다. '산길(전경애 시 / 이안삼 곡)'과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김명희 시 / 이안삼 곡)'을 부르는 동안 내내 원숙함에서 나올 수 있는 여유로음이 느껴졌다.

이안삼 선생의 대표곡 중의 하나로 꼽아도 될만한 '내 마음 그 깊은 곳에'는 한 번 들어보며 누구나

좋아하게끔 작곡되어진 것 같다. 함께 모여 제창으로 부르면 더욱 좋은 곡이다.

 

 마지막 10번째 무대로 Sop. 이현정님이 다시 나와 '세한도 가는 길(유안진 시 / 이안삼 곡)' 불렀다.

'세한도 가는 길'은 지난 월요가곡교실 7월 초대음악회와 8월 카페 개설 2주년 음악회 때,

작시자 유안진 시인이 시 낭송에 이어 직접 '작시의 경위' 밝힌 바를 후기에 기록하여 반가운 곡이다.

이현정님은 이러한 '세한도 가는 길'을 편안하게 연주하여 우리로 하여금 그 곡에 빠지게 했다. 


이현정님의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지면서 아쉽지만 음악회의 모든 순서가 끝났다.

사회 이가인 님이 음악회의 폐회를 알리면서 행사의 마무리를 위해 이안삼 선생에게 마이크를

넘겼으나 선생은 아무런 말씀 없이 인사만 꾸벅 하고 제 자리로 들어가셔서 좌중을 한바탕 웃게 했다.

 

 

음악회 참석한 모든 관객 대상으로 무대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주최측에서 예약한 이원문화센터

주차장 뒷편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 리셉션을 겸한 저녁식사를 나누었다.   

식사를 마친 대다수의 회원들이 인사하고 귀가하는 가운데 운영자와 몇몇 회원들은 준비한 축하

케익을 자르며 샴페인 대신 막걸리, 맥주가 담긴 잔을 부딛히며 이안삼 가곡집 출판을 축하했다.

 

다소 늦은 감 있지만 올해가 가기 전, 출판기념 행사를 허락하신 이안삼 선생과 기획, 진행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수고하신 카페 운영자님들, 찬조와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여러분들과

행사에 참가하여 좋은 시간 함께 하신 회원님께 감사드리며 아울러 여러 연주자들의

좋은 연주를 위해 훌륭한 반주로 함께 하신 김윤원, 방영은 두 피아니스트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