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저 남쪽으로부터 매화가 피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매화는 동백꽃 외에 또 하나의 겨울에 피는 꽃,
실물보다 2월을 상징하는 화투의 그림으로 먼저 만난 낯설지 않은 꽃이다.
아마도 일년 중 가장 먼저 피는 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듯 싶다.
매화나무의 열매가 매실, 5월에서 6월 경 시장에 출하되는데
과거 6년여 전까지 출하된지 얼마 되지 않는 싱싱하고 큼직한 매실로
해마다 매실주를 담근 적이 있다.
매실을 직접 시장에서 구입해다 세척, 유리병에 넣고 막소주를 부어 넣으면 끝.
흠~ 마실 때의 그윽한 향과 쌉쌀한 맛,
마시고 나면 절대적으로 몸에 좋은 술이란 느낌을 갖게 한다.
몇년 전, 어느 해인가 큰 유리 항아리에 세 동이나 담가서 한 동이를
비우고 나니 두 동이가 해를 넘기게 되었다.
한동이는 이듬해 설 때 매제에게 유리병째 선물하고 남은 한 동이는
때맞춰 햇매실이 출하될 때까지 비웠다.
그해의 이 매실주를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더 담그고 말았는데
나중에 건사를 못해 그만 식초가 되고 말았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담근 매실주이다.
아내는 지금도 변질된 그 매실주를 식초로 사용하고 있다.
매실주의 안주는 생선회가 잘 어울린다.
한잔 쭈욱 마시고
알맞은 크기의 생선회 한점 덥썩 물고
오물오물 씹는 맛이란...
올봄에는 끊겼던 매실주의 역사를 잇고 싶다.
가을 쯤 술익을 때
수산시장에서 회 한접시 끊어다가
보름달 바라보며 한잔 술에 취해볼까?
생각만 해도
벌써 입 안에 군침이 가득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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