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사(音樂萬思)/연주 & 관람 후기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기분좋은 음악회...

green green 2011. 7. 8. 11:05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 한 이틀간 해가 반짝 나더니 다시 비가 온다.
후텁지근한 나날의 연속이었던 어제 점심시간 즈음,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브라스 밴드의 맑고 깨끗한 멜로디가 굳게 닫힌 사무실 창틈을 통해 들렸다.
모두의 귀가 그 쪽으로 쏠리면서 동료 중 누군가 물었다. "웬 밴드소리?" 

 

한 닷새 전에 보았던, 사무실 바로 옆의 옆 건물 1층 제과점이 리뉴얼공사를 하면서
재오픈 때 브라스밴드 초청 낮12:00~13:00까지 연주안내 포스터를 상기했다.
하필이면 비가 오는 궂은 날에 재오픈 한 것도 그렇지만 밴드까지...?
날씨야 궂든 말든 또 비가 오든 말든, 제과점 측은 재오픈 세레모니의 약속을 지켜졌다.  

 

 

작년 오픈 행사때도 같은 세레모니를 했는데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찍어 보자는 생각으로 현장으로 나갔다.
디지털이지만 잘 찍으면 그런대로 좋은 작품은 기대할 수 있는 카메라를 항상 주머니에

휴대하고 있으므로 급히 몸만 빠져 나와도 좋다.

 

매장 안에는 식사 후 커피를 마시려고 자리에 앉은 손님들과 빵을 사려는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반면, 내리는 비의 영향으로 밖은 한산했다. 
밴드팀은 대니보이, 유레이즈미 업 등 옛향수를 자극하는 곡과 최근 곡 등 한 시간동안

많은 곡을 소화해 내는데 막상 우산이라도 받쳐들고 관람, 감상하는 관객이 없어 아쉽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길게 뻗은 점포의 차양막에 몸을 맏긴채 그들은

편안한 표정으로 연주하고 있었다. 단지 서너명의 관객을 향해...
좋은 연주를 듣고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비 때문에 영향을 받아야 하니 이 이벤트에

마음 아플 제과점 사장님을 생각하니 안됐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때 연세 좀 드신 곱게 생긴 아주머니가 밖에서 연주중인 밴드팀을 위하여 음료와 빵을

각기 쟁반에 받쳐들고 분주하게 안팎으로 움직이셨다.
세련된 용모의 아주머니는 연주 끝나면 박수도 쳐 주는가 하면 중간 중간 쉬는 동안
음료와 빵을 팀원에게 권하며 격려하기도 하는데, 이 점포 대표이신 것 같았다.

 

 

 

한 곡의 연주가 끝나고 팀원의 휴식시간, 리더인듯한 팀원에게 다가가 인터뷰했다.
궁금한 것을 리더는 설명했다. 이 연주는 본사지원의 음악회가 아니며 조금 전의

그 여자 분이 이곳의 대표, 현대무용을 하셨으며 음악에 조예가 깊으신 그 이란다.
역시! 이 제과점 오픈 때애도 이 브라스 밴드 팀이 사흘간 연주했던 기억이 났다.

 

감사하다! 개업식의 음악회, 참 좋다. 브라스밴드 팀의 연주 세레모니가 본사 차원의

기획이 아닌 점포 사장 개인의 기획과 아이디어라는 점이 높이 평가할만 했다.
풍선공예 장식물, 아이돌의 음악 CD를 고음으로 틀어놓고 나레이터 모델의 미모를 무기로

전단지나 나눠주며 호객하는 판에 박은듯한 방법보다 얼마나 바람직한가! 

 

최근들어 각 회사나 단체의 송년회가 먹고 마시는 소비행태가 아닌 음악회 관람의
생산적인 행태로 많이 바뀌어 간다는 뉴우스를 접하고 감격했던 적이 있다.
규모 큰 음악회는 아니더라도 점포나 회사의 개업식이 최소한 작은 음악회 수준의 행사가

되어 거리마다 클래식 음악이 들렸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