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목숨을 담보로 받은 생명수당...

green green 2009. 8. 16. 08:34

대한민국 남자라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에 다녀 온다.

오늘의 얘기는

국방의무 수행 중인 현역병들의 쥐 발톱만한 봉급 얘기...

얘기에 앞서 지난 2003년 국회에서 승인한 이라크 파병 안건,

그 파병 비용이 1인당 연간 5천만원이 든다고 들었던 것 같다...
병의 한달 평균 생명수당이 자그마치 200만원이고

장교의 평균 한달 수당이 지그마치 300만원이라나?

그것은 해외 파병의 특수한 경우라 치고 국내에서의 복무시

요즘 병들의 봉급도 100,000원은 족히 넘는다고 한다. 

격세지감,

돌이켜 보면...
본인이 군 복무시 단돈 몇십원의 생명수당에 목숨을 걸고 철책근무하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군 복무는 의무이므로 수당 받고자  하는 군 생활은 아니지만

당시 알량한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아 PX에서 면세품 분유를 사거나 현금으로
고향에 두고 온 처자식에게 보냈던 어느 고참병도 있었던 시절이었다.

1977~ 1979년 그 당시, 군대생활 할 때 생명을 담보로 한
철책근무의 하루 모가지수당이 70원이었던가? 
거기에 월 봉급 포함하니

철책근무 전에는 2~ 3천여원 하던 한달 급여가 그래도 4~5천여원 되었다.

철책근무란

우리 국토 허리를 가로지르는 총길이 남북 각각 2Km의  4Km 폭,

248 Km의 DMZ(비무장 지대)  따라 소속부대의 정해진 구역에 따라

1년 간 경계 근무하는 것을 말한다.  

철책근무 환경의 특성상 대대 PX는 멀고 따라서 부대에서 소대원들의 편의를 위해

우리 중대의 화기소대 내에 마련해 주었던 임시 PX는
참호를 연결하는 깊게 패인 교통로를 따라 한참 길...


따라서 소대 내 단체구입 외에 사실상의 PX 이용은 외출 때나 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소비할 수 없는 돈이 차곡차곡 쌓였다.
이렇게 하여 제대할 때 꼬깃꼬깃한돈 몇 만원 쯤 만들어 들고 나가던 제대병들이 
많이 있었다.
거기에 제대병들에게 지급되는 교통비 몇천원,

돌아 갈 집이 먼 병들에겐 거리에 따라 만 원대가 넘는 당시로써는 거금(?)의

교통비가 주어지기도 했다.

제대병들은 제대하여 부대 밖으로 나가자마자 풀어진 마음에

한잔 술과 함께 내기당구는 필수코스.
이름하여 일명 '제대대마'...
집에 돌아갈 교통비 정도는 남겨두고 내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당구를 배우지 않아 함께 어울리지 않았지만

철책근무를 담보로 챙긴 '생명수당'과 집에 돌아 갈 '교통비'마저

내기당구에 모두 잃고 만 제대병도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