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우리들의 이야기 868번에 올린 글
'자동차운전 무면허의 사연과 변...' 의 내용처럼
운전면허 없는 나는 출퇴근 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개인적으로 만원 버스나 지하철, 시장통과 같이
많은 사람들과의 부대낌이 싫진 않다.
버스요금이 600원 할 당시였던
2001년 새해 초 어느 저녁 퇴근 때의 일이다.
여느날과 같이 당시 사무실이 있었던 강남구청 앞에서 일반버스를 탄 후
1000원을 요금통에 넣고 거스름돈 400원을 받았다.
그리고 두리번거리며 찾은 승객출구 앞의 빈 좌석에 앉는 순간,
주머니에 넣으려던 거스름돈 중 200원이 차 바닥에 떨어져 눈 앞에서 사라졌다.
좌석에 앉은채 동전 찾기를 몇 번 시도했으나 실패, 이내 포기해야 했다.
30여분 걸려 집 내리고자 하는 버스정류장에 버스가 멈춰섰다.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에서 내렸는데 앉았던 좌석 바로 밑에
잃어버린 동전 2개가 '나 여기 있소!'하는 모습으로 반짝거리며 내 눈에 띄었다.
이미 버스에서 내렸지만 손을 내밀어 문제의 동전을 움켜 쥔 순간,
예상치않게 버스 문이 닫히면서 나의 목을 졸랐다.
목을 버스 문에 끼인 채 문 열어 달라며 고함치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는지
시내 버스는 슬금슬금 출발하고 있었다.
버스내의 일부 승객들도 나와 동시에 고함을 치고 있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버스 출구에 목이 끼인채 출발하는 버스를 따라
함께 걷고 뛰지 않으면 안될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어쩌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큰 사고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긴박함.
2~3미터 정도 버스가 움직이는 동안 고함을 치며 버스와 함께 움직여야 했다.
아! 어쩌자고, 그 몇초동안의 시간이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
버스 승객들의 고함에 곧 버스가 멈춰서며 이내 출구가 열렸다.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자 운전기사가 버스에서 내려 나에게 황급히 달려왔다.
"아니? 어떻게 되겁니까? 제가 보질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덴 없습니까?"하며 운전기사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위기에서 벗어난 나는 목을 만지며 운전기사에게 그 대답으로
"다친데는 없지만 그렇게 보지도 않고 출발하면 어떻게 하십니까?"
"다행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더 주의를 했어야 하는데..."하며
운전자는 몸둘 바를 몰라했다.
진심으로 사과하는 빛이 역력한 운전자에게 더 할 말은 없었다.
빨리 그 자리를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인 나는
"다음부터 이런 일 없도록 조심하세요."하며 버스를 떠나 보냈다.
주위의 구경꾼들을 의식한 나도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
지금도 생각하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나의 목이 걸린 상태에서
그 버스가 전 속력으로 달렸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겼을지도...
하챦은 100원 동전 2개와 목숨을 바꿀 뻔한,
100원과 목숨 바꿀뻔한 해외 토픽에라도 나갈 황당한 일이었다.
절대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버스 안의 승객들과 버스정류장 근처의 사람들을 의식,
그들 앞에서 어찌나 창피하던지...
이미 몇년 전 일이지만 정말이지 사망 아니면
최하가 중상으로 이어질 뻔한, 또 있으면 안될
그날 저녁의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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