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가족 이야기

심연(深淵), 더욱 깊어지는 갈등... green의 Love Story #7

green green 2009. 9. 12. 10:16

낚시터로 동반 휴가 다녀온 이후 green과 greenbell의 행보는 바빠졌다.
생각해 보면 그 해 6월 말 경에 맞선이라는 이름으로 첫 만남을 가진 후 2주 만에
낮에는 고삼 저수지에서 낚시로 석촌호수에서 밤을 함께 보낸 이후 한 달도 안되어
여름 휴가를 낚시터에서의 동반 휴가로 보낸 그들이었다.
어차피 결혼이 목적이니 늦출 일은 아니라고 두 집안도 그렇게 생각하여
결혼날짜도 아예 10월 4일로 잡았다.

 

green은 이제 택일하여 만난 지 100여일 만에 빠른 결혼으로 치닫는 것도 좋지만
너무 빨리 결혼한다는 사실이 왠지 불안하여 약혼식도 올리는 것이 수순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greenbell의 생각은 달랐다. 어차피 곧 할 결혼인데 역혼식은 생략하고 싶었다.
약혼식은 전통적으로 신부측 집안이 잔치를 마련하는 것이기에 그렇쟎아도
빨리 하는 결혼인데  약혼식의 부담마저 부모에게 안겨드리기 싫었다.

그러나 약혼식을 꼭 해야 한다는 green의 주장이 greenbell을 압박해왔다. 

 

greenbell은 그런 완강함에 고삼지 낚시터에서 달콤한 분위기 깬 장본인, 조금은
미련스러우며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했던 green을 떠올리며  좋은 게 좋은 것은
결코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나보다 낚시가 더 좋으면 왜 낚시터에 날 데려갔느냐'는 의문이 일면서
진정 결혼을 위함 만남이라면 서로를 더 알아야 하니 서두를 것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반면, green은 greenbell이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이라 결혼날짜를 잡았으니
약혼식으로 결혼을 공고화 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결혼에 골인하고싶은 마음이었다.

 

green의 생각은 이토록 greenbell의 생각과 많이 달랐으며 이후의 만남에서
둘 사이는 예전같지 않게 난데없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그 중의 하나, 어느날인가 영화나 한 편 보자며 종로3가 지하철 역 극장 쪽 출구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당일날 동대문구인 집 방향에서 1호선을 타고 약속장소에 나타난 green은
1호선에서 가까운 출구에서 기다렸다.

그 시각,  greenbell은 고속터미널에서 3호선을 타고 종로3가 역에서 내려 역시 3호선에서
극장이 가장 가까운 출구, 단성사 입구에서 green을 기다렸다.

 

5분 전 쯤에 도착 한 그들, 약속시간 30분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 상대를 애타게 기다리도
나타나지 않자, 원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때는 핸드폰은 커녕 삐삐도 아직 출현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으니 더 이상 기다리다 못한 못한 green이
사태를 파악하고 종로3가역의 출구란 출구는 모두 살피기 시작, 단성사 방향 3호선 출구에서
이제나저제나 팔목시게를보며 기다리는 greenbell을 발견했을 때, 때는 이미 늦었다.

greenbell은 뾰로통한 얼굴로 냉정하게 매표구에서 표를 끊어 개찰, 3호선 플랫트홈으로
총총 내려가더니 막 도착하여 떠나려는 열차를 타고 있었다.

 

생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 돌발상황에 green 은 속소무책, 끌려가듯 따라탈 수 밖에 없었다.
열차 안에서 green은 야멸차게 대하는 greenbell에게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길이 엇갈린 관계로 약속장소에서 자기를 기다리게 해서 화가 났다는 대답이 아닌,
greenbell의 입에서 가까스로 나온 대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우리 결혼 날짜를 내년으로 집았으면 좋겠어요.
생각해 보니 날짜를 너무 바트게 잡은 것 같아요, 시간을 두고 서로를 더 알고 난 후
결혼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보았어요."

 

이렇게 대답하는 greenbell의 고백에 green은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괜챦은데, 그렇게 한다고 뭐가 달라지지요?"
겉으론 담담한 척, 이렇게 말한 green의 속내는 답답하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