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영하의 기온을 보이던 2001년 3월 초순의 어느 금요일 아침,
아내와 함께 방산시장에 간 일이 있었다.
주차공간이 마땅챦아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인 빈 자리에 대충 차를 대어 놓고
방산시장은 항시 주차 할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대로변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시키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 온 그 때의 시각이 10시 43분...
비교적 긴 시간 동안의 주차비 거금(14,300원)을 지불하고 그 길로 차를 몰고
남산으로 올라가 느긋한 점심식사를 한 후 강남 신사동의 거래처 사무실에 들렀다.
신사동 역시 낮에는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 그런데 그 날 따라 근처에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의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그 곳에 주차시킨 후 거래처에서 일 끝내고 5분 만에 그 자리에 다시 돌아왔더니
운전석 앞 유리창에 불법주차 스티커가 발부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쯧쯧! 어쩐지 내심 불안하더라니."
그 때의 시각이 오후 1시 15분경...
몇 시에 단속반이 다녀갔나 궁금하여 시간을 확인했는데 이건 또 웬일?
스티커 발부시간이 오전 10시 05분으로 되어있다.
잘못 봤나? 하고 다시 살펴 봐도 스티커 그 시간은 분명 10시 05분이었다.
뭔가 잘못되어있는 것을 깨달은 나는 오전의 그 시각에 문제의 우리 차가
한남대교를 건너고 있었던 사실을 상기하였다.
"어? 그 시각이면 우리는 이 곳에 없었는데... 단속원이 시각을 잘못 적었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리둥절해 하며 스티커에 표기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green : "여보세요... 불법주차 안내담당이십니까?
이 곳에 잠깐 차를 대어놓고 일을 보고 오니까 스티커가 발부되어 있는데
시각을 보니 10시 05분으로 적혀 있습니다.
우리는 그 때 방산시장에 있었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안 내 : "그럴리가 있습니까? 우리도 오전 9시부터 단속합니다,
저희는 rmfjs 실수하지 않습니다.
스티커발부가 10시 05분이면 저희로선 문제가 되지 않는 시각인데요?"
green : "방산시장의 공공 주차장에서 받아 온 영수증이 있습니다.
그 쪽의 실수인지 아니면 내가 거짓말을 하는지 이 영수증에 찍힌
주차시각을 확인하시면 될 일 아닙니까?
안 내 : "그럼 그 영수증을 가지고 신사동 동사무소로 지금 찾아 오십시오.
저희가 확인 후 조치하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곳 동사무실의 주차민원실을 방문,
주차영수증을 복사첨부한 확인서를 제출하여 불법주차 발부 받은
스티커를 무효화 해 주었다.
확인서를 쓰고있는 동안 민원실의 상관인 듯한 사람이 스티커를 보더니
"쯧쯧! 시각을 잘못 썼구먼, 오후 1시 05분을 10시 05분으로 썼네..."
하며 멋쩍어 했다.
찝찝한 마음과 함께 마음에 여러 의문이 남는다.
그 단속원은 오후 1시를 왜 10시로 썼을까?
01시로 잘못 생각한 것을 10시로 또 잘못 표기 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왜 그런 실수를 했을까?
혹시 그날 저녁 동사무소에 돌아와서 상관에게 꾸중 듣지는 않았을까?
내가 너무 한 것은 아닌가?
잘 한 일은 분명 아닌 것 같은데...
사실 잠시지만 우리는 분명히 불법주차를 했다.
단지 위반시각이 틀리다는 이유로 항의,
불법주차 자체를 무효화 시킨 결과가 되어 내내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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