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곳/이안삼카페

2010년 봄, 이안삼 카페 야유회 후기 (3 完) ...

green green 2010. 3. 17. 09:10

직지사를 나오니 아까 직지사로 올라가며 조각품을 감상했던 공원과 연결된다.

정식 이름은 '직지문화공원', 직지사의 전성기였던 시절엔 이 땅이 모두 직지사 소유였다고 하니 놀랍다.
이 공원은 2001년 12월에 김천시가 직지사 입구 주변땅을 매입하여 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여

2004년 4월 21일 개장,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인공폭포, 분수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17개국 예술가들이 만든 50점의 예술 조형물들을 야외전시하고 있다.

또한 먼저 관람한 백수문학관과 유료 관람시설인 김천 세계도자기 박물관이 있지만

도자기가 김천을 대표하지 않는 점에서는 혼란이 온다, 더우기 유료라는 점이 부담스럽다.

 

오락시간을 위해 직지문화공원 내 야외음악당에 모여 관광버스, 승합차 등에서 가져온 짐을 풀었다. 

무대를 바라보고 노천 스탠드에 앉았다. 무대에서 가곡을 연습삼아 부르는 흔들림없는 유열자님의 소리가 좋다.

예쁜무지개님의 사회와 청소리님의 보조와 응원으로 순발력을 요하는 퀴즈와 게임을 했는데 역시

오락에 능한 젊은 회원들이 두각을 나타낸다.

준비해 온 상품은 많았으며 그상품이 골고루 돌아가게 하기 위한 여러 게임을 운용하여

회원 모두가 빈 손으로 돌아가게 하지 않으려는 사회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예쁜무지개님의 재치있는 게임 운용은 오전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의 그것보다 훨씬 익숙해 있었다.

야유회가 없었으면 예쁜무지개님의 특기가 아직도 그냥 묻혀 있었으리라.

또 영어 회화 잘 하는 회원이 누구인지 알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오락시간 내내 조영훈님은 망원렌즈 부착된 특유의 카메라로 회원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자칭 '몰래카메라'로

한컷 한컷 찍고 있었으니 그 촬영결과가 자못 기대된다. 

오락 시간이 끝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너나할것 없이 서로 도와 주위 청소와 정리를 했다.

그리고 무대에 모여 앉아  김천고등학교 강당에서의 첫번 째 단체 촬영에 이어 두번 째 촬영을 했는데

사진의 안정된 구도를 위해 이안삼 선생님이 앞에서 좌중의 오열을 정리하는 중 누군가의 입에서

'내 마음 깊은 그곳에"가 흘러 나왔다. 그것을 신호로 자연스럽게 모두 따라 부르니 합창이 되었다.

잠시 멈칫한 이안삼 선생님의 동작은 두 팔을 들어 지휘하는 모션으로 바뀌어 우리의 합창을 이끌었다.

감동의 이 순간, 함께 부르는 나의 가슴이 뭉클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모두 행복한 모습, 합창이 끝나고 무대에 앉은 우리를 이경구님이 찍으니 단체 사진 중에 그 중 잘 나올듯 하다.

 

 

직지문화공원을 나와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예정대로 회원에게 자유시간이 30여 분 주어졌다.

야유회를 온 이상 이곳에서 멀리 떠나지 말고 쇼핑을 하거나 그 지역의 식당에 들러 점심 식사 때 먹지 못한

특별한 먹을거리 맛을 보거나 혹은 그곳 관광지를 관람하거나 하는 시간, 이것이 자유시간의 의미.

직지사 경내 산책, 관람과 오락시간까지 송설역사관장 이동식 선생님과 함께 하신 이안삼 선생님은

대포 한 잔 하실 분은  나를 따라오시라며 친절한 안내로 주당들을 불러 보으고 계셨다.

이 동네까지 와서 탁배기 한 잔 안하고 간다면 후회할 것 같아 아내에게 신고한 후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따라 들어가니 많은 회원이 같은 생각인지 자리잡고 앉은 수가 20여명은 될 듯 싶다. 

 

좌중을 살피니 어느새 이안삼 선생님의 은사 김종철 선생님도 자리에 함께 하셨다.

평생을 교육에 몸 담으셨던 김종철 선생님은 연로하시지만 맑은 눈빛이 평소 깨끗했던 그 분의 삶을 대변하는듯 하다.

식당에는 생각보다 많은 회원들이 모여 시간이 별로 없으므로 장떡 등 빨리 나올 수 있는 안주를 주문했다.

소주, 맥주, 동동주(막걸리) 세 가지의 주류를 주문하여 각자 기호에 따라 한 잔씩을 나누어 걸치니 그 아니 좋을씨고...    

GOOOOOOOOOOOD~!

보미님이 일어나 노래를 한다.

용기가 대단하시다. 흘러간 대중가요지만 이런 자리에선 어울릴법한 노래로 이채를 띄었다.

각자 맥주나  동동주 한 두 잔, 혹은 소주 한 두 잔의 가벼운 음주를 촉진제로 이어졌던 회원들 간의 유쾌한 담소는 

귀가 길을 앞둔 상황이라 오래 가지 않았으니 처음에 약속한 30여 분의 자유시간이 금방 지났기 때문...

 

식당을 나온 우리 팀은 쇼핑과 둘러보기 등으로 자유시간을 보낸팀과 합류, 주차장에 대기된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탑승인원 파악이 끝나고 조영훈님의 안내와 진행에 따라 버스가 주차장을 출발, 고속도로를 향하던 중 회원 김국태님이

회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버스를 내렸다. 김천고등학교를 졸업, 이안삼 선생님이 은사이신 김국태님은 오직 은사님과

우리 회원과의 조우를 위해 울산에서 승용차로 오셔서 우리 모임에 참여하신 분, 그 분의 열정과 참여의식이 놀랍다.    

청매농원에서 제공한 승합차는 행선지가 송파 방향이어서 전세원 선생님과 몇 분은 그 차로 바꾸어 탔지만

나와 아내 green-bell은 그대로 관광버스로 상경하기로 했다.   

운영자 조쉬님과 이수란님을 비롯한 몇 명의 적은 회원보다 40여명 이상의 많은 수가 승차한 관광버스에서의 상황을

줄곧 유지, 야유회로써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고속도로에 들어 선 버스 안에서는 노래방 타임이 시작, 돌체님이 '향수'로 첫 곡을 불렀다.

아! '향수'는 나도 불러보고 싶은 노래, 나중에 돌체님과 듀엣으로 불러 보고 싶다... 골체님은 테너, 나는 베이스...

평균 연령이 중년인 우리 회원들의 노래에 대한 여러 취향은 비슷한듯, 서정적이며 차분한 노래들을 부른다.

그 중의 백미, 요정8자 부부의 박자 빠른 노래, 그 노래 제목이 뭐였더라?  스카프를 머리에 질끈 동여맨 돌쇠 버전의

요정8자님과 남편 되시는 분의 열창은 달리는 버스를 온통 들썩들썩하게 만들었다. 대박이다!

버스 안에서 세 시간 이상을 앉아 가야하는 좌중을 소스라치게 웃기는 조영훈님과 돌체님의 익살스런 분장 연기가

배꼽을 쥐게 만들었다. 회원을 위한 서비스, 그들의 노력이 고맙고 감동적이다. 언제 또 이런 분위기를 만나볼 수 있으랴!

 

친절도 해라, 지킴이 임승환님이 버스 이동간에 전 회원 대상으로 일금 5,000원씩 저녁 식대를 나누어 주었다.  

상경 길에 휴게소에 단체 저녁식사를 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렇다 하더라도 메뉴가 각자 다를테니 그럴바에야

각자가 취향에 맞는 저녁식사를 선택, 해결하게끔 하는 운영진의 배려이다.  

천안휴게소에서 버스가 정차, 각자 흩어져 저녁식사들을 했다.

화장실 찾아 가던 중에 이안삼 선생님이 누군가와 함께 촬영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사람이 누군가? 고운소리님이 아니신가?

와! 이번 야유회에 사정상 참가할 수 없었던 고운소리님이 오직 우리와 조우하기 위한 일념으로 승용차를 몰고 천안 휴게소로 

들어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몇몇 분이 함께 모여 이안삼선생님과 고운소리님을 중심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고운소리님은 회원을 위해 호두과자까지 선물하시는 센스의 소유자,

대단한 고운소리님, 이렇듯 광적(?)인 회원들의 열정들과 이안삼 성생님의 뚝심이 합쳐져 우리 카페가 건재한다.

 

저녁 시간을 겸했던 천안휴게소에서의 시간이 다 가고 우리의 버스는 다시 서울 양재를 향해 고속도로를 진입, 

버스 안에선 다시 모래방이 시작되었다. 나도 한 곡 뽑아야지, 이 전에 신청해 놓았던 곡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를 물렀다.

그런데 생각만큼 안 불러진다, 노래방 기기의 음 높이가 여성에 맞추어져 있기도 하려니와 박자는 왜 그리 느리던지.

잘 나오지 않는 고음에 느슨한 박자를 의식적으로 맞춰야 하니 좋은 노래가 나올 수 없을 수 밖에...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속담 처럼 누가 시키기 전에 자발적으로 먼저 노래를 부른 것에 의미를 두어야 했다.

그 후로 더 이어진 노래방, 이안삼 선생님이 계셔서 그랬을까?

더 이상의 빠른 박자와 경망스런(?) 몸짓으로 망가지는 회원은 없었다. 수준들 높으셔라... 바람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ㅎㅎ

양재가 가까와 오자 조영훈님이 노래방을 마무리하고 귀가에 대한 안내를 하니 버스는 이내 양재에 도착, 우리를 내려 놓았다.

다음을 기약,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각자 지하철 노선을 찾아가면서 2010년 이안삼카페 봄 야유회는 이렇게 서서히 끝나고 있었다. 

 

(끝)

 

-----------------------------------------------------------------------------------------------------

 

 

 

이번 이안삼카페의 첫번째 야유회를 위해 수고하신 보나 이혜자님을 비롯한 모든 운영자님들과

기꺼이 참가하여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신 회원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또한 모교인 김천고등학교에 초청, 새로운 문화적 욕구를 충족, 혹은 눈뜨게 해 주신 이안삼 선새님과

김천고등학교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끝날때 까지 함께 하신 송설역사관 고문 김종철 선생님(전 김천중 교장,

이안삼 선생님의 은사), 송설 역사관 관장 이동식 선생님(이안삼 선생님의 1년 후배),

그리고 성함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죄송) 수학을 잘 가르치신다는 젊은 선생님께도 거듭 감사드립니다. 

 

아내와 함께 한 평생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좋은 야유회, 여행이었습니다.

3회에 걸쳐 연재한 설익은 후기, 호응해 주시고 관심을 가지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닉네임 green,

실명 남기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