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이렇게 시원할 수가! 앓던 이 빠지던 날...

green green 2010. 5. 2. 07:45

3.1절 휴일을 하루 앞둔 9년 전의 2월 28일 저녁, 집에서 가족과 함께

당시 가격으로 돼지고기보다 비싼 수입 쇠고기 등심을 구웠다.
맛있게 먹는 중, 맛있는 심줄 부분을

예의 버릇대로 그냥 꽉꽉 씹었는데 이것 큰 일 났다.
순간, 왼쪽 윗부분의 사랑니가 깨져 그 부분이 시큰거리며 몹시 아픈 것 아닌가!

어릴 적부터 치과 한번 다녀오지 않을 정도로 이가 튼튼해

오돌뼈라든가 웬만한 생선뼈들을 잘 씹어먹었던 나로서는 큰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시간부터 왼쪽 어금니 부분으로 음식을 씹어먹기가 엄청난 고통,

아니 고문이었다.
어찌나 시큰거리고 찌릿찌릿하던지...

 

욱신거리며 아픈 이를 참아 보지만 

이튿날은 3.1절 휴일이라 치과에도 못가고 하루종일 진통제로 버텨야 했다.
3월 2일 아침, 출근 길에 동네의 치과를 찾았다.
진단을 받아 보니 예측대로 사랑니가 4조각으로 산산조각 나 있단다.
내 나이 또래 되던 치과의원 의사님 왈...

 

의 사 : "에이그~ 뼈하고 웬수진 일 있어요?
            이렇게 산산조각이 나도록 씹었어요? 그래!"
green : .....(有口無言, 뼈 씹은 것 아닌데...)
의 사 : "하긴 나도 물렁뼈라던가 오돌뼈 잘 먹어요. 맛 있쟎아요?
            이게 사랑니이니 망정이지 다른 이 같으면 70~80만원(당시 가격으로) 깨졌어요."
green : .....(有口無言, 오돌뼈요? 맛 있지요...)

 

허참! 그 의사 선생님, 혼자 얘기도 잘하네! ㅋㅋㅋ

치료는 금방 끝났다, 앓던 니 뽑으니 이렇게 시원할 수가...

옛 말 틀린 것 하나 있던가!

사랑니를 뽑고나니 그야말로 '앓던 이 뽑은 것처럼 시원...'했다.

이빨 하나하나도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정말 치아가 왜 오복 중의 하나인지 뼈저리게(?) 느껴졌던 휴일이었다.
이제부터 웬만한 뼈는 씹지 말아야겠군...

그러나 작심삼일, 제 버릇 개 주겠는가!

그 이후로도 물렁뼈, 심줄 부분은 꼭꼭 씹어 먹었다.

다행인 것이 치과는 아직 가 본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