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곳/아리엘남성합창(얘기)

17사단 위문공연 후기, 군 선교의 사명으로 매년 거듭 나는 합창단...

green green 2010. 7. 25. 22:54

아직 중부지방에 본격적 장마가 올라 오지 않았던 지난 6월 27(주일)일 저녁,
아리엘남성합창단의 연례행사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군부대 위문공연이 있었다.
현장에서 7시 시작이니 교회에서 오전예배를 끝내고 점심식사 후 찬양대 오후 연습을
하다가 연습실을 빠져 나오는데 지휘자님에게나 대원들에게 왜 그리도 미안한건지... 

 

금년의 위문공연 대상 부대는 서울과 인천 근교에 있는 17사단, 단원들은 각자 출발지에서
카풀을 하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사단사령부 영내의 충성교회에서 모이기로 했다.
종로3가에서 대기중인 승합차를 타고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하여 한 시간여 걸려 도착,

위병소를 지나 위문공연 장소인 충성교회에 들어섰다. 

 

엊그제 내린 비로 인해 영내의 푸른 하늘과 수풀이 더욱 싱그럽게 보인다.

교회 마당에 가니 사단내 충성교회 부흥을 예고하듯 싱싱하게 잘 자란 소나무들이

우리를 반겼으며 벌써 도착한 몇몇 단원들이 배드민턴과 탁구를 즐기고 있다.

4시도 안된 시각에 이렇게들 일찍 와 있으니 대체 찬양대 연습들은 하고 온 건지 모르겠다.

 

위병소 옆 사단회관으로 내려가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의 저녁식사를 했다.

현역 사병들이 조리하고 손님을 맞는 이 식당은 사단 간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식당이며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대신 음식의 맛 만큼은 사제식당을 못따라 갈 수 밖에 없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충성교회로 올라가 단복으로 갈아 입은 후 연습에 들어갔다.

 

예배 시간이 되어 우리가 본당의 찬양대석에 자리를 잡는 동안 이미 400여개의 성도석은

사단 신병교육대의 훈련병으로 이미 채워져 있었으며 뒷좌석의 빈 자리도 속속 채워졌다.
이제 막 입대, 군대 말로 사회물 빠지지 않은 신병에서부터 4주의 훈련을 마치고 곧 자대에

배치될 신병까지 400여명의 기독교 신자 훈련병들이었다. 

 

 

정복을 입고 단상에 서신 사단 군종참모 소령 신현복 목사님의 인도로 예배가 시작되었다.

아리엘남성합창단에 입단하여 지금까지 수차례의 군부대 위문공연을 다녔어도 정복차림

군목님과의 예배는 처음, 우렁차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이 주의를 집중케 한다.

강한 카리스마와 부드러움, 훤칠한 키는 군목의 면모를 고루 갖추었음을 짐작케 했다.     

 

우리나라와 군, 특히 17사단의 장병들을 위한 이태용 단장님의 기도가 끝나자 초동교회

금은경 목사님이'무엇을 위한 죽음인가?(마 6:25~33)'는 훈련받고 곧 자대 배치될

훈련병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내용의 설교를 찬찬히 하셨다. 설교의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금남의 훈련소에서 온 훈련병들에게 여성 목회자의 설교는 그 자체만으로도 설득력이 충분했다.  

 

설교가 끝나고 연주순서, 김의신 부총무가 연주를 위한 사회를 보기 위해 앞으로 나왔다.

자신을 소개하기를 "올해가 본인이 입대한지 30주년 되는 해이며 전역한지 28주년..."이라며

"동부전선에서 탱크부대 소대장을 역임했습니다."라는 설명에 객석에는 가재는 게편, 선배의

군대 얘기가 솔깃했나, 위문품으로 가져온 햄버거와 음료수가 반가왔나... 박수가 터져 나온다.

 

 

프로그램 첫번째 순서는 Sop.김소현 양의 성가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과 이태리 가곡 'Il Bacio'.

곱게 차리고 무대에 선 Sop.김소현 성악가의 아리따운 자태와 목소리에 넋을 잃는다. 아직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이지만 아름다운 모습에서 나오는 소리는 프로 수준, 한창 젊디젊은 혈기의

신병들이니 김소현 성악가의 연주에 환호는 당연한 일, 환호와 호응하는 모습들이 아름다왔다.  

 

이어서 현악으로 구성된 푸른초장 찬양단(남성팀, 안암교회)의 순서... 키타(단장: 장광천 집사),

콘트라베이스(이현욱 장로), 벤죠(김길동 집사), 만돌린(허용석 집사) 등의 악기로 '이 세상은

내 집이 아니네', '해지는 저 편에', '죄짐맡은 우리 구주' 포함 앵콜곡까지 4곡을 연주했다.  

빠른 박자의 경쾌함은 옛날 미국의 서부개척시절 연주했던 찬양단의 바로 그 연주 모습이었다.  

 

컨트리가스펠이라 불리는 이 연주의 장르는 청교도 혁명 후 미국으로 간 청교도들이 피어노도 없는

개척지에서 현악기로 구성된 새로운 스타일의 연주를 시작했던 유래에서 시초를 찾을 수 있다고.

미국 초기 시절, 오로지 믿음 하나만 갖고 개척지에 이민한 교민들의 연주 모습을 표방한

푸른초장찬양단은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사실상 유일한 컨트리가스펠 찬양단이 아닌가 싶다.  

 

 

드디어 우리 합창단의 시간, 유니폼 미색 상의에 흰 와이셔츠, 검정색 바지를 입은 합창단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서자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눈에는 눈? 450여명의 관객 앞에 일단 숫자로 제압했다.

김윤아 반주자님의 반주와 김호식 지휘자님의 지휘에 첫곡 '강건너 봄니 오듯'을 연주하했는데 생각보다. 객석의 반응이 별로 시원치않다, 아마도 훈련병들이 익히 알지 못하는 가곡이라 그런듯 싶다.   

 

두번째 곡, '주님 오실 하늘 바라보며'는 어떤가? 끝나자마자 첫곡보다 반응이 훨씬 좋다.

오늘 충성교회에 모인 훈련병들은 모두 크리스찬의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그런 것 같다.

세번째 곡 '주여 여기 함께 하소서'는 사실 그동안 연습만 했지 공연장에서 불러 보기는 처음인데

우리가 부르기에 생각보다 괜챦았으며 그 느낌이 객석에도 전달되어 박수 소리가 크다.

 

곡중 멜로디온 연주를 부지휘자 박창근 단원이, 탬버린을 T1 파트의 권오병 단원이 담당했다.  

박수 소리 크면 좋고! 객석의 박수소리와 호응이 크면 연주하는 우리도 감명, 감동 받는다.   

우리 합창단의 외적 목적이 찬양을 통한 선교라면 아마도 내적 목적은 우리의 찬양 연주를 듣고

그들이 받은 감명과 감동을 다시 몇배로 돌려 받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그 은혜를 위함 아닐까!  

 

마지막 곡,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로 시작하여 '내영혼이 찬양하네 아멘~'으로 끝나는

박지훈 작사작곡의 찬양곡 '찬송'이 우렁차게 끝나자 객석은 좀 전 보다 더욱 큰 박수와 함께

앙코르까지 나오니... 이런! 빨리 끝내고 햄버거와 음료수 받아 돌아가는 편이 훨씬 이익일텐데.   

큰 박수와 앙코르 호응의 비밀은 마지막 곡을 프로그램 의도대로 특히 잘 불렀던 것이 주효했다.

 

또 한 찬양곡 더 청해 듣고 싶은 군목 신현목 중령님의 훈련병을 향한 무언의 압력, 손짓도 한몫했다.

관객인 훈련병들 입장에서도 '곧 햄버거와 음료수 받아들고 생활관에 돌아가 편히  쉴텐데 까짓

앙코르 청해 한 곡 더 듣는 것이 문제랴, 서로가 은혜인데...' 인듯 싶었다.

앙코르의 화답으로 단원들은 '주는 우리 피난처'를 거의 악보에 의존하지 않고 멋지게 불렀다.

 

음악회가 성황리 끝나고 남신도회전국연합회장 김국현 장로님 인사와 함께 위문품 전달식이 있었다.

교회 본당 설치용 42인치 TV 모니터 2대와 훈련병에게 직접 돌아 갈 버거 400개 및 음료수, 그리고

금일봉을 교회와 훈련병에게 직접 전달하는 의식이야 말로 오늘 위문공연의 하일라이트였다.

김국현 회장님과 이태용 단장님이 전한 위문품목을 받고 만면에 미소 가득한 군목님과 훈련병들의 모습이 밝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이제 정리하고 마감하는 시간,  본당 들어올 때 처럼 질서를 지켜 나가는 훈련병들에게 햄버거와 음료를 군종병들이 나눠주는 군종병들이나 앞다퉈 받아 들고 즐거워 하는 훈련병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우리들만 아닐 것이다. 하나님도 아름답게 보셨으리라...

교회 앞마당에서 나가는 우리 단원에게 일일이 악수로써 감사를 표하시는 군목 신현복 소령님과 기념 촬영을 했다.

 

 

생각해 보면 주일예배와 찬양대 연습, 교사회의, 신도회 모임, 당회, 교회운영회의 등 각 교회에서

맡은 직분대로 사역과 본분을 마치고  이렇게 모여 찬양할 수 있다는 것은 차라리 축복이다.

이렇듯 각자 나름대로 바쁜 주일 오후임에도 또 다른 사명을 위해 함께 모일 수 있다는 것과 몇년 전 부터 모이는 인원이 최소한 30명은 훌쩍 넘었다는 사실이 군부대 위문공연도 이제 본 궤도에 들어섰다는 느낌을 준다.

 

연례행사로 해마다 6월이면 남신도회전국연합회의 이름으로 아리엘남성합창단이 다녀오는 위문공연,

위문공연은 우리 남신도회전국연합회의 군선교 일환이다. 매년 느낌과 감동이 같지 않고 그때그때 다른 것에 감사한다.

이 행사가 매년 발전하고 성숙하기 때문이다.  늘상 때가 되면 갖는 행사가 아닌, 그때그때 새로운 사명으로 받아 머리를 짜 내어 실천하기에 늘 새롭다. 내년에는 또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떻게 할지 지금부터 연구해도 이르지 않다.  

 

2010년 전국남신도회연합회와 아리엘남성합창단이 주최, 주관한 2010년 6월 27일 군부대위문공연에 기도와 정성과 물질로 함께 하신 각 교회의 목사님과 남신도회장님, 그리고 행사 당일 예배 순서를 맡아 감동의 말씀을 전하신 초동교회 금은경 목사님, 컨트리풍 가스펠로 수고하신 안암교회 푸른초장찬양팀에 감사드린다.

끝으로 누구라도 한창 바쁜 주일 오후 시간을 마다않고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영광 돌린 지휘자님과 반주자님, 그리고 합창단원 모두께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