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낮,
찬양대 오후연습 시간 전 교회 앞을 산책하다가 문득 눈에 띈 가로수 인식표,
이런! 나무를 파고 들었다, 아니 나무가 인식표를 잡아 먹는건가!
인식표가 나무를 파고 들었다 생각하니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나무가 인식표를 잡아 먹는다 생각하니,
저런! 나무의 명찰이 사라지네...
최근 서울시의 각 구청에서 가로수 관리를 위해 녹슬지 않는 번호표를 가로수에 부착했다.
군인들이 목에 걸고 있는 군번 인식표와 같은 재질로 만들어져 녹이 슬지 않는다.
각 가로수에 한 개씩 고유번호가 찍힌 인식표를 부착했으나 관리를 하는건지 아닌건지
유실됐는지 인식표 없는 가로수가 눈에 띄는가 하면 위 사진처럼의 가로수가 있다.
움직이지 못하고 말못하는 나무에게 인식표를 왜 붙이는 것일까?
물론 관리를 위해 붙이는 것임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왜 관리를 해야 할까?
혹시 나무의 실제적인 건강상태보다 인식표를 보고
"음~ 이 나무들은 관리가 잘 되고 있군."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닐까!
나무는 그곳에 있고 싶어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관리하는 구청 직원이 자리 잡아 준 장소에서 수년에서 수십년 자랐다.
움직일 수 없어 그저 한 장소에서 열심히 살아 온 나무에게 무자비한 횡포이다.
점점 속살을 파고 들어오는 아픔을 어디에 있는 누구에게 호소한단 말인가!
지난 6월 어느 환경신문에 보도된 서울의 어느 구청 관계자의 전하는 설명을 읽었다.
인식표는 지름 35mm, 두께 1mm의 원형 금속 인식표라고 한다.
수목의 이름, 관리상태, 주변환경 등 각 수목의 속성과 환경에 대한 자료가
데이타화 되어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한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전한다.
현재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수목의 형태나 생리적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과연 그럴까, 인식표가 나무를 파고든 위 사진을 보고 소름이 돋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무도 나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샐각해랴 하지 않겠는가.
옛날얘기, '은혜갚은 호랑이'의 주인공 호랑이는 발바닥에 박힌 가시를
지나가는 사람에게 호소하여 뽑아 내기도 했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말못하는 나무, 가로수의 인식표와 대못은 어떡하나.
누가 좀 시원하게 뽑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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