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건망증일까, 치매의 시작일까

green green 2013. 1. 2. 08:26

 


낮에 장충동 KK빌딩에 들러 청소할머니를 잘 만나고 온 그제 밤,

교회에서 가족과 함께 송구영신 음악회 감상중인 나의 핸폰에 찍힌

K대표의 문자메시지... '급연락바람'.
무슨 일인가 싶어 급히 예배실을 나와 K대표에게 전화했다.

이런! KK빌딩의 창고, 지하보일러실, 화장실 등 3개 열쇠꾸러미가

없다며 아까 낮에 다녀간 나를 지목, 찾아보란다.
KK빌딩에 보일러실 열쇠는 하루라도 없으면 안되는 것이 낮에는

꺼놓지만 밤에는 요즘같은 한파에 꼭 빌딩 지하에 있는 보일러를 돌리고

수도꼭지를 조금 틀어 놓아야 화장실 등 수도관의 동파사고가 나지않는다.

그렇게 중요한 보일러실 열쇠가 하나 밖세 없는데 그걸 옥상창고

열쇠와 같이 묶어 놓았으니... 그런데 아뿔싸!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낮에 창고에 보관한 내 소지품을 찾으러 들어간 일은 있는데 도무지

열쇠를 어떻 했는지 기억에 없으니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아무리 기억해도 열쇠를 있던 위치에 원위치한

기억이 없으니 도대체 그 열쇠를 어디에 두었단 말인가!

마침 어제 밤의 복장이 아까 낮의 복장 그대로라 모든 주머니를 뒤졌는데

나오지 않는다. K대표는 그 한밤중에 나의 낮 KK빌딩 방무시 종적대로 좇아

플래쉬를 들이대며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는 하소연.

음악회 끝나고 예배 중반까지 K대표와의 통화 및 문자질은 계속되었다.

결론, 집에 가서 찾아 보고 내일 출근하면 또 한 번 회사에서도 찾아보기로

합의하고 대화를 끝냈지만 도대체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집이나 사무실에

빼 놓은 기억도 없는걸...ㅠㅠ

예배 끝난 후 교우들과의 송구영신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재촉하여 귀가,

자동차 열쇠 등 집안의 열쇠란 열쇠는 모두 보관하는 서랍을 열고 보니

이런! 거기에 떡하니 KK빌딩의 3열쇠 꾸러미가 들어 있을 줄이야

생각이나 했었는가, 그저 답답하여 뒤져 본 것이지!

어찌된 영문일까?
내 기억의 영사기 필름을 뒤로 돌려 보 았더니 어렴풋이 짚히는

구석이 있었다. 그제 저녁 귀가하여 옷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코트의 주머니에서 나온 열쇠꾸러미를 무의식 중에 서랍에 넣었던것.

집에서 사용하는 열쇠로 착각했을 터.

어제 오후 일부러 시간을 내어 열쇠꾸러미를 전달하려 장충동 KK빌딩에

다녀왔다. 문제해결, 열쇠를 찾아 사건은 일단락 되었지만 여전히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다.
이 사건의 발단이 과연 건망증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치매의 시작일까? 내 건강을 담보하는 큰 의문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