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낚시 이야기

green과 greenbell의 '낚시사랑 강원지부 발대현장 조행기'

green green 2007. 10. 30. 17:40

강원지부의 출범을 축하라도 하는듯 하늘은 쾌청, 바람없이 시원한 토요일 낮 12시...
마눌님(그린벨)이 운전하는 소형차는 88대로를 들어선지 20분 만에 중부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달리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카풀을 신청했던 6호바늘님이 궁금하여 손폰을 때렸더니 6호 바늘님 왈
"성님 이제 출발하셨다구요? 형수님하고 같이 오시는거죠? 나는 지금 어디냐고 물어봐 주세요."
하며 너수레를 떨었다.
그래서 내가 물었더니
"걸개님이 운전하시는 우리 차는 지금 마악~ 문막에 도착했습니다. 좋은 자리 대 꽂아 놓을테니 얼른 오셔요."
하는 것 아닌가?
'에궁~ 어제 우리차는 12시 넘어야 출발할 수 있다고 하니까 오전에 출발하는 걸개님의 차에 동승한다고 하더니 벌써 도착 했구나,'
라며 생각할 때 우리 차도 이미 중부고속도로를 들어서고 있었다.
중부고속도로는 아직 한산한 편... 내가 하는 운전은 아니지만 차량이 많지 않아 운전하기에 더 없이 좋았다.
회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들어서니 교통량은 더 한적하여 속고를 더 낼 수 잇었지만 시속100 이상 밟지 않는 마눌님의 불문률에 마음만 조급했다.

이윽고 문막톨게이트를 빠져나온 차는 십이만분의 일짜리 교통지도의 안내에 따라 문막시내를 거쳐 어느덧 저수지입구에 다다랐다.
강원지부에서 내걸었음직한 낚시사랑 안내포스터가 입구에서 우리를 반겼다.
오늘 그곳으로 낚시를 오겠다는 친구에게 전화, 내가 도착했노라고 알리고 서울에서 이제 막 추발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반계저수지에 도착하면 또 다시 전화하기로 하고 저수지를 향했다.
비포장도로이지만 깨끗하고 넓은 시골길을 꼬불꼬불 지나 언덕에 다다르니 공사장 특유의 굉음과 함께 작은산 하나를 없애는 발파음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는 공사장옆을 지나 댐이 보이는 저수지에 도착하였다.
"어휴 이런 곳에서 웬 낚시...?"
하는 나에게 그린벨은
"걱정말아요, 밤엔 공사를 안할테니... 낚시는 밤에 잘 된다면서요?"
하며 걱정하는 나를 달래주었다.
"글쎄 힘좋고 물 좋은 강원도 물괴기를 이번 낚시에서로 좀 먹어보려나?"
하고 화답하며 언덕을 넘으니 저 밑에 관리사무소가 나타났다.
그 앞에 많은 수량의 승용차는 벌써 많은 낚랑님들이 와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었으며 그렇지 않아도 급한 마음을 더 급하게 해 주었다.
관리사무소에 다다르니 낮설지 않은 청와님과 치악산님이 식사를 하시다 말고 뛰어나와 반겨주었다.
방명록에 나와 그린벨의 이름을 적어넣고 올린 축하메시지-
"물좋고 힘좋은 강원지부 만만세!!!"
라고 썼던가?

먼저 도착한 6호바늘님과 걸개님이 점심식사 하러 나온 김에 인사를 나누었고 이어 Zippo님이 파피선배님과 한대박선배님을 모시고 도착하였다.
몇몇이 모여서 라면(잘 먹었습니다. 걸개님!)으로 허기를 때웠으니 나도 이젠 이젠 발 뻗을 자릴 찾아야죠?
저 건너편 송신탑 밑의 자리가 눈에 확 들어와 그곳을 점찍고 그 쪽으로 가려 하니 6호바늘님이 극구 말리는 것이었다.
자기가 좋은 자릴 봐 놓았으니 그리로 가야한대나? 뭐래나?ㅎㅎㅎ
어느새 걸개님과 6호바늘님, Zippo님은 나의 많은 세간살이를 들고 6호바늘님이 점지해 놓았다는 자리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수 없이 나는 건너편의 그 자리를 바라보며 가방을 메고 뒤 따라 가야했다.
꼬불꼬불 가파른 돌밭길을 지나며 밑에 대를 펴고 있는 먼저 오신 낙랑님들을 의식하며 그 자리에 가 보니 과연 넓지막한 좌대, 고정이 안돼 흔들리긴 했지만 낚시터관리인께 고정해줄 것을 부탁했다.
흡사 우리 부부를 위한 신혼방이라도 되는 양 좌대를 점지해 놓은 걸개님과 6호바늘님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그 시간에도 강남, 강북, 인천, 경기의 낚랑회원님들은 속속 저수지로 들어오시며 우리들은 기회 닿는대로 서로 인사를 나누기에 바빴다.
짐을 정리하고 대를 펴니 그 대가 3시경 되었을까?
대는 4칸대, 3.3칸대, 2.5칸대 세대를 펼쳤다.
허나 물 깊이는 한 1.5미터 쯤 되었을까? 그리 깊지는 않았다.
4칸대에는 삼봉, 나머지 두대에는 떡밥과 지렁이를 달아 던지기를 30여분 이상... 깔짝이며 감질나는 입질외에 이렇다 할 입질은 감지하지 못했다.
4시경 친구가 도착하여 내 자리로 왔습니다만 아들과 함께 텐트를 가져 온 그는 저쪽에 텐트를 펼칠만한 좋은 자리가 있다고 그 쪽으로 갔다.
별다른 입질없는 나의 2.5칸대에 두 마디정도 떴다가 잠기는 예신감지, 잡아 챘는데...이건 뭡니까? 구구리 아닙니까? 나 어렸을적 경기도 양수리의 개천에서 자주 보던.
그래도 첫 수확이니 조금은 반가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살림망을 꺼내어 물 속에 첨으로 담그었다.
바로 이때 엠마님은 저수지를 돌며 낚랑님들과 인사를 나누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러 다니셨는데 그 모습이 참 좋았다.
엠마님의 모습은 뭔가 모르게 맘씨 좋고 넉넉하게 풍기는 그 모습이, 만나는 사람을 기분좋게 해 주는 흡사 동네 빵집아저씨같은 인간적인 냄새가 솔솔 풍기는 분위기의 소유자이셨다.
밤 늦도록까지 깐죽거리는 찌놀림은 잡고보니 참붕어(피라미의 일종)였다.
순간 뇌리를 스치는 나의 생각... 집의 작은 어항에 있는 어항식구들이 생각났다.
'음~ 맞아, 새우망으로 이놈들과 새우를 잡아 어항에 갖다 넣으면...?'하고 즉시 물속에 새우망을 던져 넣었다.


낚시를 하다가 문득 밤에 쓸 랜턴의 밧데리가 없는 것을 기억해 내었다.
지난번 참게 낚던 날, 한강에서 낚시할 때 랜턴이 희미했던 기억이나 어둡기 전에 관리사무소 매점으로 향했다.
조금은 먼듯한 길을 꼬불꼬불 걸어 관리사무소에 당도하니 마침 저녁식사 전에 모든 낚랑인들이 함께 모여 같이 먹을 위바베큐와 소주가 준비되어있었고 곧 낚랑님들의 집합을 위한 방송이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십여분 후 반계지에 모인 낚랑님들이 모두 모였다.
반으로 자른 드럼통 밑에선 숯불이 이글이글- 드럼통위의 석쇠에선 고기가 지글지글- 상상만 해도 즐겁고 먹음직한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처음 만나는 낚랑님들과의 인사, 또 다시 만나는 낚랑님과의 인사... 만나는 낚랑님들마다 서로의 인사와 안부가 한동안 끊이지 않는 동안 마신 몇잔의 축하주가 머리를 돌게 하고 있었다.
치악산님의 사회로 새로 태어나는 강원지부의 임원진이 소개되었고 아울러 축하의 박수와 함성소리...
그 시간에도 드럼통위의 고기는 지글지글 익고 있었다.
이어서 강릉에서 직송해 왔다는 오징어회가 도착하자 연회장은 더더욱 축제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어서 여조사님의 소개시간, 제일 선배(?)격인 그린벨의 인사에 이어 베레보님의 어부인 미즈베레모님과 이번에 처음 출조한 진짜예쁜붕어님과 그의 조우 외눈박이물고기님의 인사가 있었다.
진짜예쁜붕어님은 닉네임에 걸맞게 예뻤고 외눈박이물고기님은 닉네임과는 거리가 멀게 네눈박이(?)였습니다. (에궁~ 외눈박이물고기님, 실례!...후다닥... 미끈, 꽈당 $#%@*&~~*&$%#~#$%^....)

그 시간에도 속속 서울과 경인지방에선 많은 낚랑님들이 속속 도착하였고 여흥의 밤은 깊어갔다.
그 다음 시간은 식사시간... 술로 허기진(?)배를 채우고 다시 좌대에 들어서니 낙싯대의 모든 찌는 부동자세 그대로였다.
소식없는 낚시대에 죄없는 지렁이미끼와 떡밥을 끼우고 새우망을 점검하니 여나믄 마리의 새우와 징거미가 들어있었다.
몇마리의 새우를 옆의 6호님에게 나누어 주고 나도 3.2칸대에 새우를 한 마리 달아 보았으나 이곳의 물고기들은 한 저수지의 식구는 안 먹는지 입질과는 더욱 거리가 멀었다.
그야말로 하릴없이 헛챔질의 연속이 계속될 대 저만큼에 계시던 5짜님과 후배님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준비해간 버너에 불을 붙이고 커피를 타서 나누어 마시니 가을밤, 호수와 커피의 그 분위기는 한층 더 잘 어울렸다.
낚랑님들은 호수에 떠 있는 좌대위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린벨과 함께 있는 우리 자리를 '그린레스토랑'이라 이름을 명명해 주신 바람에 아니 이럴 수가...? 졸지에 나의 마눌님 그린벨은 '그린레스토랑'의 '벨마담'이 되어버렸다.
비록 코펠에 끓여 거기에 담아마시는 커피일지라도 맛있게 드신 주위의 낚랑님들은 하나 둘 자기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고 또 다시 동작그만인 찌와의 전쟁에 들어갔다만 결과는 이하 동문...

움직임 없는 찌 보기에 지쳤는지 아까 커피타임을 가졌던 낙랑님들은 또 다시 '그린레스토랑'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번엔 준비해 간 라면과 소주, 거기에 간식으로 준비해 간 떡 까지.
그러다보니 '그린레스토랑'은 졸지에 낚시회 매점으로 바뀐 것 같았다.
왜, 아시죠? 낙시회 따라 다니는 매점, 혹은 공사장에 붙어있는 함바집- 나는 맘좋은 밥집아저씨, 그린벨은 이쁜 밥집아줌마... 이렇게 바뀌고 말았습니다.
뒤의 가파른 돌길을 걸어 오가던 낚랑님들은 또 한두분 자꾸 모여들고...

반계지의 밤은 깊어 갔다.
이윽고 또 다시 모인 낙랑님들이 제 자리로 돌아가시고 흩어진 살림살이며 짐들을 옆의 걸개님, 그린벨과 함께 정리,청소하고 낚시 본연 자세로 돌아갔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물위엔 캐미가 총총...
그 모습은 본사람 아니고는 필설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관으로 하늘에는 위대한 자연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면 물 위에는 인간이 만든 인조의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기를 30분여, 미동도 하지 않던 4칸대에 어신이 왔다.
약간 들썩거리는가 싶더니 쭈욱~ 위로 솟구치는것이...?
하도 소식이 없던 4칸대라 내 눈을 의심하면서도 반사적으로 대를 낚아챘다.
순간 그 무거운 반카본 4칸대에도 묵직함은 아니지만 어느정도의 무게감은 전달되었다.
'이크 좀 큰 놈이구나... 직감적으로 눈치챈 나는 대를 세웠고 끌려나오면서도 이리저리 유영하던 놈은 곧 내 손에 체포되고 말았다.
바로 그때 내 낚시대에 포착된 무엇인지 모를 고기를 확인이나 하려는듯 핸드폰이 울렸다.
'이거 어쩐디야? 받을 수도 없고 안 받을 수도 없고...'
전화를 받았더니 꾼선배님의 간곡한 초대... 그린벨과 함께 본부석에 들러달라는 내용의 전화였다.
얼떨결에 바늘에서 간신히 떼어낸 물고기는 어린짐작 눈대중으로 보아도 7치는 훨씬 넘어 8치에 가까운 깨끗하고 힘좋은 강원도의 토종붕어, 바로 그것이었다.
전화에 대고 선배님께 "입질 시작되었어요. 그러니 좀 있다가 갈께요."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 이제 입질시작이로구나... 꾸준히 기다린 보람이 있어."
하며 첫번째의 조과를 흡족해하는 그린벨을 의식하며 용기백배의 마음으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러기를 한 시간여, 붕어를 낚기는 커녕 입질마저 아까와 똑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지친 그린벨은 하품을 하며 차에 가서 자야겠다고 하고...
할 수 없이 그린벨과 관리사무소의 식당에서 기다리시는 꾼선배님에게 갔는데 그 자리에는 금복주선배님, 무심님, 또 누구더라? 너댓분이 계셨다.
무심님이 가져오신 동동주를 한사발 받고 또 돌리기를 몇번...
금복주선배님은 그린벨에게 무언가 한참 강의중이셨고 그 자리엔 계속 입질도 없는 낚시에 지친 여러 낚랑님의 쉬어가는 자리였다.
그곳에서 나와 그린벨을 차에 바래다 주고 오는 길에 가져온 동동주를 들고 친구의 자리에 들러서 같이 한잔 하고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왔다.
옆자리도 찌놀림이며 입질이 아무소식없는 낚시대의 미끼를 갈아 주길 수십차례... 나도 모르게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낚시터에 와서 잠은 무슨, 잠자려고 여기가지 왔나?"하며 잠자기를 청하는 다른 낚랑님들을 거절하며 찌를 바라보았지만 그것이 인간의 한계... 나도 모르게 그만 깜빡 졸기를 몇차례, 그래도 자리는 떠나지 않으며 대를 지켰다.
나중에 옆의 걸개님 왈
"의자에 앉아 코를 골며 자는 사람은 첨 봤습니다."
하며 놀리기도.
저편에 앉은 몇몇의 낚랑님들은 지칠줄 모르는 힘으로 밤이 새도록 인생담을 논하였고 바로 옆자리에선 소식없는 입질에 지친 낚랑님의 코고는 소리로 반계지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호수의 아침은 물안개가 신호이다.
어둠이 채 가시기 전에 깔리기 시작한 물안개가 자욱하여 찌가 보이지 않을 무렵 멀리 꿈나라에 출조했던 낙랑님들이 제 자리로 돌아오며 반계지의 아침은 그렇게 밝았다.
아침 해가 바로 뒤의 산에 가렸지만 어느정도 떠오른 후 차에서 자는 그린벨을 깨워 컵라면을 먹은 후 8시에 집합이란 설명을 듣고 자리에 와서 다시 낚시시작하기를 한시간여 소식없는 붕순이를 원망도 해보며 짐을 꾸렸다.
짐을 꾸리면서 고사포동지는 또 어디론가 가서 밤새의 한(?)풀이를 하자고 회원을 모집하는 모습이 보였다.
강남지부의 계측은 Zippo님이 8치로서 한장 남은 고수전의 티켓을 타게 되었고 나 green은 2등, 6호바늘님은 3등, 그러나 이렇게 기특할 수가...Zippo님은 고수전에 나가기엔 아직 수양(?)을 더 해야 한다고 나에게 티켓을 양보하엿고 나 역시 고수전과는 평소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여 그 티켓을 6호바늘님에게 양보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부장님 입회하에 고수전 마지막티켓은 6호바늘님에게 전원일치로 양도되었다.
"맞아 티켓은 필요한 사람이 가져야 고수전에서 좋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고 말고..."

곧 관리사무소앞에 모인 낚랑님들은 서로 어제의 안부(?)를 물으며 반가와했고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끝내며 공식적인 출조와 행사가 모두 끝났다.
3개지부의 낚랑님들 60여명 정도가 모인 이번 출조...
조과면에서는 보잘것 없었지만 강원지부의 출범을 우리가 현장에서 지켜 본 산 증인이었고 많은 낙랑인들을 또 직접 만나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는 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나로선 그린벨과 출조지에서 밤을 같이 한 것 또한 큰 의미를 둘 수 있고...
축하합니다. 힘 좋고 물 좋은강원지부, 그리고 강원지부의 출범을 위하여 앞에서 힘 쓰신 치악산님, 이번 반계지에서의 행사를 위해 힘쓰신 강원지부의 여러님들...
아울러 강원지부의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멀리서 출조하신 낚랑의 여러님들, 사정상 직접 가셔서 함께 축하하진 못하셨으나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전국의 낚랑님께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어? 근데 강원지부도 아니면서 강원지부의 누군가 할 인사말을 대신 하네...
하지만 그 어떤가? 내가 강원도에 가면 강원도에서의 낚랑인이요, 또 해외에 가면 해외에서의 낚랑회원인 것을...

2000년10월 10일   

green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