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30여년 전이었던 1976년, 군입대를 앞두고
한창 아르바이트를 할 때의 일입니다.
군입대 앞뒀으니 마음 착잡한데다가
연애고 뭐고 세상사 잘 풀리지 않아 많은 나날 술 마시며
몹시 괴로워 하며 낙담하던 시절...
어느날인가 나를 위로해 준 한 말씀...
"德不孤必有隣이니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다.'라는 뜻으로
유덕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따르는 무리가 있음을 깨우쳐 주는
논어(論語)의 이인(里仁)편에 나온 공자의 말을 인용,
어려움에 빠져있는 나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당시 감수성이 예민한 나는 이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혼자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아! 원선생님은 나를 덕 있는 사람으로 보셨구나,
그래서 나에게 이런 말씀을...'
그후 군에 다녀오고 몇년이 지난 후에야 나는 깨달았습니다.
그때 원선생님의 德不孤에 대한 비유의 말은
나에게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덕을 키우라는 말씀이었지
내가 덕이 있으니 외롭지 않을 것이라는 식의 교훈이
결코 아니었다는 것을...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이 말을 내게 들려주신 그 분은
원충희 회장님(고려대학교 ROTC 1기, 전 한국경제신문 이사, 현 (주)유닉스라바 회장 )
군대 제대 후 이 분을 만나 본 후 지금까지 만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나이 더 들어 더 늙기 전
한 번 만나야 할 분 중 한 사람입니다.
출처 : 한국아리엘남성합창단
글쓴이 : 남기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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