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가족 이야기

지나온 짧은 이야기, green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2

green green 2009. 8. 14. 18:56

 

 

 

 

 

고등학교 2학년 때 경주, 울산,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신라의 고도 경주는 그렇다 치더라도 울산과 부산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가?

당시 문교부 당국자가 우리에게 보여주려 한 것은

울산의 정유공장 등 산업화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었을 것이나

부산에선 무엇을 보았더라?

 

사진에서 보다시피

어차피 우리들은 옷벗고 들어가지도 못하게 한 해운대 해수욕장의 하얀 백사장?

부산항만에 쌓여있는 콘테이너 박스를 몬 것 같기도 하고...

생각나는 것은 지금 생각하면

장급 호텔정도의 호텔같지도 않은 무슨 국제호텔이던가?

우리는 싫든 좋든 부산에서 1박을 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기억한다,

부산 광복동 어느 중국집에서의 맛잇는 짜장면의 맛을...

그 중국집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진 속의 가운데 안경끼고 먼 산 쳐다보는 얼띠기같은 학생이 바로 나!ㅎㅎㅎ

 

 

1974년 2월, 드디어 우리는 H공고 공예과를 졸업했다.

당시는 고등학교만 졸업 해도

취업전선에 크게 문제 없을 때였는데 우리들도 취업파와 진학파로 나뉘었다.

진학파는 재수를 했고 취업파는 직장생활을 했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나는 취업을 택했다.

 

졸업 후 공식적인 첫 나들이를 했다.

때는 바야흐로 봄바람 살랑갈살 부는 3월, 강촌의 철다리 위에서

우리는 기념촬영을 했다.

둘째 줄 맨 왼쪽의 안경 낀 사람이 나, green이다

 

이 녀석들 중 맨 위 오른 쪽에서 두번 째 녀석은

일찍 바람이 들었는지 그 해 가정을 꾸리고

그로부터 3년 후 해병대 제대하더니 그 길로 산업전선에 뛰어 들었다.

우리가 아직 공부하거나 군 생활 할 때 일찍 산업현장에 뛰어 든 녀석은

그 해 겨울 찬 바람 부는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저 세상에 먼저 갔다. 

 

결혼도 먼저 하고,

군에도 먼저 다녀 오고, 애도 먼저 낳더니 죽기도 먼저 죽었다.

뭐가 그리도 급했는지...

 

맨 윗줄 오른 쪽에서 첫번 째 녀석과 그 줄 세번 째 안경 낀 녀석,

그리고 나 세 명은 그 해 재수를 하여 이듬해 셋이 각기 다른

미술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였으나 중도에 포기, 재수의 길로 뛰어들어

6개월 만에 벼락치기 공부를 해 대느라 눈이 더 나빠졌던가!

 

 

인생은_64.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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