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워크 및 디자인/스토리1

[스크랩] 바퀴벌레로 곰국 끓여 내놓던 식당...

green green 2006. 10. 24. 18:16

사무실에 친구가 찾아 온 날,
점심의 특별메뉴로 국밥을 내놓는 아랫층의 식당에서 '국밥'을 시켰습니다.
곧 우리 식탁에 올라 온 두 사람 분의 국밥 한상...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국밥의 국밥을 이리저리 숟가락으로
뒤척이고 돌리며 국밥을 식히던 바로 그때!

거무튀튀한, 누가 봐도 확연한 바퀴벌레의 날개쭉지가
내 국밥 국물 위로 떠 올라 있었습니다.
'이니...?' 이리저리 뒤척여 살펴도 해체된 바퀴벌레의 날개가 분명했습니다.
곧 식당의 종업원을 불러 이것이 무엇이냐고 조심히 따졌더니
이 종업원 하는 말...

"이거요? 아! 날파리가 날아들어갔네요,
아까 주방에서 가지고 올 때는 괜챦았는데..."
그리고는 냅킨(식당에서 쓰는 휴지) 위에 건져 놓은,
필시 몇번 끓여 녹아버린듯한 바퀴벌레의 날개를 냅킨과 함께 손으로
문드러뜨려 버렸습니다.
별일 아니라는듯한 종업원의 변명에 은근히 부아가 났습니다.

"아니, 날파리가 날아들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여러 말씀 마시고 다시 가져 오세요."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습니다.
또 다시 내 앞에 놓인 국밥.
이번엔 뜨거운 국물에 한참 익고 쩐 작은 바퀴벌레 한 마리가 떠 있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 두번 씩 일어나는 것인지.
어쩌란 말인가? 다시 불러서 항의해야 하는데, 이 집을 모르는 집도 아니고...

또 다시 문제의 바퀴벌레를 휴지 위에 또 건져놓았습니다.
"어머! 분명 아까 주방에세 가져올 때는 없었는데
가져 오는 동안 날파리가 또 빠졌네요, 죄송해요, 손님."
다시 불려 온 아주머니는 아까와 같은 변명을 하며
또 바퀴벌레를 문드러뜨렸습니다.

"아주머니 그게 말이 되는 얘깁니까? 날파리라뇨?
이 집엔 날파리가 그렇게 많습니까?
"그리고 그 것이 아까 가져올 때 없던 날파리라면
내가 일부러 집어넣기라도 했단 말씀입니까?"
이렇게 항의하자
그 때까지 아뭇소리 없이 꾸역꾸역 먹고 있던 친구가 한 마디 했습니다.
"에이! 젠장, 그럼 여지껏 그냥 먹었던 나는 뭐야? 분명히 내 것도 들었을텐데..."
그러자 아주머니가 태연히 말합니다.
"어떻게 해 드릴까요? 다시 갖다 드릴까요?"

참! 어이가 없어 그 다음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됐습니다, 내가 안 먹었으니 돈 안내면 그만이지요, 가져오지 마세요."
마침 친구도 식사를 다 한 것 같고 하여 나의 식사는
이렇게 끝내고 말았습니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입니까?
말 한마디에 빚 값는 세상입니다.
제품의 품질도 품질이거니와
그 제품을 판매하는 직원들의 서비스와 친절도에 따라
한 기업이 죽고 사는 그런 시대입니다.
평소의 단골이라 찾는 식당,
아는 단골손님이라고 이렇게 얼버무려도 되는 것인지...

 

green이 올립니다.

출처 : 바퀴벌레로 곰국 끓여 내놓던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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