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저녁, 오랫만에 종로2가 외출을 했다.
비가 그친듯한 날씨였지만 내리지 않을 것을 확신하고 아내,
딸과인함께 집에서 출발하여 지하철을 타고 보신각 역에서 내렸다.
보신각을 끼고 뒷골목으로 들어서니 골목이 무척 휘황찬란하다.
아!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세상에 이제 서울시내 골목골목마다 괜챦은 곳이면 모두
식당, 술집 등 먹자골목으로 변하고 잇는 현실이 안타까왔다.
인사동 도 샛골목마다 음식점이 즐비할 정도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나름대로 표현하면 종로2가의 대로 뒤로 제1골목과 청계천에 가까운
제2골목이 있는데 제1골목은 휘황찬란하기 그지없다.
새벽 동틀 때까지 휘황찬란한 등이 도무지 꺼지지 않을 기세다.
반면 제2골목은 인적이 거의 없으니 비교적 너무도 초라하다.
예전이란 단어를 쓰지 않을래야 쓰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엔 이처럼 휘황찬란하지도 않았거니와 지금처럼 인파가 많지도
않아 제1골목이나 제2골목 두 골목의 차이는 크게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휘황찬란함과 인파로 보아 두 골목의 차이가 너무 크다.
샛골목에는 개조한 리어카 등 노점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지역에 따라 떡볶이, 튀김, 순대 등 먹을거리를 파는 곳과
의류, 신발, 액세서리, 타로점집등이 장 정돈되어 한참 성업 중이다.
이곳에서 점포 운영하는 사업자들과 대체적으로 품목이 다르다.
나만큼이나 종로2가 뒷골목에 오랫만에 나와 본 아내와 딸도
노점 이곳저곳 샅샅이 살피고 구경하느라 바쁘다.
점포란 점포는 먹고 마시는 가게 일색이니 구경할 것도 없지.
토요일밤이라그런가, 골목을 찾는 인파가 점점 늘어나는듯 했다.
그 인파를 뚫고 유니폼을을 입은 한 무리의 자전거대열이 지나간다.
어느 나이트클럽의 판촉활동일환으로 자기 닉네임이 새겨진 깃발을
휘날리며 종로2가 뒷골목을 몇바퀴고 돌고 도는 웨이터들의 행렬이다.
진풍경이다, 종로2가의 밤풍경은 참 재미있다.
7080세대들은 느끼겠지만 보신각 외에 종로2가를 대표하는 것이
광화문4거리 바라보고 우측에 YMCA요, 좌측은 종로서적 아니었던가!
우측의 YMCA는 예나지금이나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데
좌측의 종로서적은 온데간데 없고 다이소 매장이 들어서 성업중이다.
다이소(Daiso)는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1000원 샵이다.
일본의 100엔샵기업 다이소 산업과 한국의 아성산업이 합작,
2001년 9월에 다이소 아성산업으로 명칭을 바꾸고 우리나라에
다이소 매장을 개장한 이래 국내에 많은 점포를 두고 있다.
다른 곳의 다이소 매장을 이용해 보았지만 이렇게 큰 매장은 처음.
옛 종로서적 건물 1층부터 4층까지 사용하니 전국에서 규모가 제일 클듯.
시간이 늦어 4층은 올라가 보지도 못하고 퇴장시간을 맞았다.
4층까지 제대로 구경하려면 반나절이나 한나절은 족히 걸릴 것 같다.
옛종로서적 옆 건물 1층과 2층은 유니클로 대형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유니클로(UNIQLO)는 1974년 일본에서 설립된 캐주얼 의류 업체.
롯데그룹이 FR KOREA를 설립, 한국내 유니클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
저가 정책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창 인기있는 브랜드이다.
종로상권 중심지가 이렇게 바뀌었다.
종로도 이제 옛종로가 아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이 그렇지만 종로는 특히 더 서운함이 느껴진다.
일제시대 청년 김두한이 우미관을 중심으로 세력을 장악, 명동과 달리
일본 상인들이 얼씬도 하지 못했던 지역이어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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