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좋아 죽겠어서 낚시에 신경이 쓰이지 않는 나의 마음 때문이었을까?
그러니 하지가 지난지 몇일 되지 않는 여름의 낮은 길었건만 시간이 무척 빨리 간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벌써 오후 다섯시...
그 때까지의 조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피라미 때문에 입질구경은 많이 하였으나 그날 따라 고삼지의 특산물 떡붕어의 입질마저 많지 않았다.
떡붕어 15~25센티 서너마리, 너무 한 눈을 팔았기 때문이었을게다.
이쯤 되면 접어할 시간.
지금 끝내고 귀가를 서둘러야 어둡기 전에 서울에 올라가 그녀를 바래다 주고 나도 집에 갈 수 있으니까...
"자~ 이젠 그만 정리하고 치울까요?."
"지금부터 들어가야 어둡기 전에 집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아~ 그렇군요... 그럼 이만 치우죠, 뭐~
하며 대 접는 내 주위를 바지런히 돌아다니며 좌대위를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 아니가?
나는 오늘 따라 잡은 고기는 고향으로 다시 돌려보내고...(에궁~ 아까버라!)
용인발 서울강남착 고속버스 내부...
창가의 자리 쪽으로 그녀를 앉혔다.
서울에 도착하면 터미널 앞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한잔 하기로 약속을 했으니 마음이 즐겁기만 했다.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우리는 두런두런 이얘기 저얘기 나누기도 하며 좌대 위에서의 아쉬운 회포(?)를 풀고 있었다.
그렇게 달리는 고속버스가 무척 천천히 달리는 것 같았다.
한참 얘기를 하다 보니 졸음이 온다. 졸음에는 잠자는 것이 보약인데.
아차! 깜빡 졸았나 보다.
문득 깨어 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그녀도 어느새 나의 윈쪽 어깨에 예쁜 얼굴을 대고 살포시 자고 있는 것 아닌가?
잠자는 백설공주가 그렇게 예뻤을까?
아니면 알퐁스도테의 단편소설 "별"에 나오는 목동의 어깨에 기대어 잠든 스테파노아씨가 그렇게 예뻤을까?
쿵쾅거리는 나의 가슴은 고속도로들 질주하는 버스의 가벼운 소음에 묻혀버리고...
나도 어느새 스르르 다시 잠이 들고 말았다.
용인에서 버스가 출발한지 1시간 30분정도 지났을까?
우리는 이미 터미널 앞의 포장마차에 앉아 소주와 콜라를 한병씩 시켜 꼼장어, 닭모래집 구이에
소주를 한잔씩 마시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포장마차에서 한잔 마시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가?
소주를 잘 마시지 못하므로 소주 마신 쓴 입을 콜라로 적시어가며 마시는 그녀의 얼굴이 벌써 발그레 하다.
"이래뵈도 학교 다닐 때는 과대표를 했어요, 그래서 막걸리나 소주같은 술은 마실 기회가 많았어요."
"그래요? 그럼 술 잘 드시겠네, 한 잔 더 하실래요?"
하며 이미 두잔을 마신 그녀에게 한 잔을 더 따라 줄 때 밖은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우리 석촌호수에 갈래요? 거기 참 좋아요."
하고 그녀가 나에게 청했을 때만 해도 나는 석촌호수가 어디인지 몰랐다.
"며칠 전에 TV에 석촌호수가 나오더라구요, 학교 졸업 전에는 같은 과 친구들이랑 자주 갔었어요."
하고 그녀가 얘기했다.
"그래요? 거기서 낚시도 할 수 있나요."
"아녜요, 거긴 낚시는 못해요, 공원이니까요."
소주 한병에 안주 두접시, 그리고 오뎅국물을 비운 우리는 그 길로 낚시가방을 멘채 택시로 석촌호수를 찾았다.
석촌호수는 잘 정돈된 인공호수였다.
며칠전 뉴우스에 석촌호수가 나와서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석촌호수에 나와 있었다.
우리도 남들이 하는대로 석촌호수가의 가드레일을 넘어 물가에 앉았다.
"우리가 앉아있는 모습은 뒤에서 보이지 않네요."
이렇게 내가 얘기하자 그녀는
"그래서 그런지 참 아늑하게 느껴지는데요?"
하고 말을 받았다.
아닌게 아니라 그렇게 앉아 있으니 저 건너편에 우리와 같이 쌍쌍이 앉아 있는 남녀들만 보일 뿐
등 뒤의 공원 모습은 개나리 울타리에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낚시하는 사람이 있나 하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낚시의 근처에 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쪽으로 지는 태양의 빛을 받아 석촌호수의 황금 빛 물결이 살랑거리고 있었을 뿐 ...
한마디로 분위기는 아늑했다.
그 때는 방향감각이 없어서 잘 몰랐지만 저 건너편 멀리 동네 교회의 뾰족탑이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교회가 보이던 동네가 지금의 향군회관 쪽이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앉았던 최초의 자리가 바로 마당놀이를 하는 마당극장과 뉴스타호텔 사이였던것.
한참을 이런얘기 저런얘기하며 그녀와 가깝게 앉아 있으니 새로운 정(?)이 새록새록 솟는다.
갑자기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눈 딱 감고 그녀와 키스를 했다.
세상의 무엇이 이것보다 더 감미로울까?
사랑하는 그녀와 오랜 시간의 키스를 했다.
바로 이 중요한 시간... 이건 또 웬일?
이때 "첨벙" 하고 낚시가방이 물속으로 곤두박질했던 것이었다.
아뿔싸 내 옆에 세워놓은 것이 팔꿈치에 채인 것이었다.
그렇다고 키스를 중지할 수는 없는 노릇,
커다란 낚시가방은 급경사의 석촌호수 물 속으로 '꾸루룩'대며 가라 앉고 있었다.
흡사 영화 007의 마지막 장면처럼.
한 여름밤의 시간은 왜 그리 빨리 가는건지...
캄캄했던 하늘이 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그러니 하지가 지난지 몇일 되지 않는 여름의 낮은 길었건만 시간이 무척 빨리 간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벌써 오후 다섯시...
그 때까지의 조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피라미 때문에 입질구경은 많이 하였으나 그날 따라 고삼지의 특산물 떡붕어의 입질마저 많지 않았다.
떡붕어 15~25센티 서너마리, 너무 한 눈을 팔았기 때문이었을게다.
이쯤 되면 접어할 시간.
지금 끝내고 귀가를 서둘러야 어둡기 전에 서울에 올라가 그녀를 바래다 주고 나도 집에 갈 수 있으니까...
"자~ 이젠 그만 정리하고 치울까요?."
"지금부터 들어가야 어둡기 전에 집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아~ 그렇군요... 그럼 이만 치우죠, 뭐~
하며 대 접는 내 주위를 바지런히 돌아다니며 좌대위를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 아니가?
나는 오늘 따라 잡은 고기는 고향으로 다시 돌려보내고...(에궁~ 아까버라!)
용인발 서울강남착 고속버스 내부...
창가의 자리 쪽으로 그녀를 앉혔다.
서울에 도착하면 터미널 앞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한잔 하기로 약속을 했으니 마음이 즐겁기만 했다.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우리는 두런두런 이얘기 저얘기 나누기도 하며 좌대 위에서의 아쉬운 회포(?)를 풀고 있었다.
그렇게 달리는 고속버스가 무척 천천히 달리는 것 같았다.
한참 얘기를 하다 보니 졸음이 온다. 졸음에는 잠자는 것이 보약인데.
아차! 깜빡 졸았나 보다.
문득 깨어 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그녀도 어느새 나의 윈쪽 어깨에 예쁜 얼굴을 대고 살포시 자고 있는 것 아닌가?
잠자는 백설공주가 그렇게 예뻤을까?
아니면 알퐁스도테의 단편소설 "별"에 나오는 목동의 어깨에 기대어 잠든 스테파노아씨가 그렇게 예뻤을까?
쿵쾅거리는 나의 가슴은 고속도로들 질주하는 버스의 가벼운 소음에 묻혀버리고...
나도 어느새 스르르 다시 잠이 들고 말았다.
용인에서 버스가 출발한지 1시간 30분정도 지났을까?
우리는 이미 터미널 앞의 포장마차에 앉아 소주와 콜라를 한병씩 시켜 꼼장어, 닭모래집 구이에
소주를 한잔씩 마시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포장마차에서 한잔 마시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가?
소주를 잘 마시지 못하므로 소주 마신 쓴 입을 콜라로 적시어가며 마시는 그녀의 얼굴이 벌써 발그레 하다.
"이래뵈도 학교 다닐 때는 과대표를 했어요, 그래서 막걸리나 소주같은 술은 마실 기회가 많았어요."
"그래요? 그럼 술 잘 드시겠네, 한 잔 더 하실래요?"
하며 이미 두잔을 마신 그녀에게 한 잔을 더 따라 줄 때 밖은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우리 석촌호수에 갈래요? 거기 참 좋아요."
하고 그녀가 나에게 청했을 때만 해도 나는 석촌호수가 어디인지 몰랐다.
"며칠 전에 TV에 석촌호수가 나오더라구요, 학교 졸업 전에는 같은 과 친구들이랑 자주 갔었어요."
하고 그녀가 얘기했다.
"그래요? 거기서 낚시도 할 수 있나요."
"아녜요, 거긴 낚시는 못해요, 공원이니까요."
소주 한병에 안주 두접시, 그리고 오뎅국물을 비운 우리는 그 길로 낚시가방을 멘채 택시로 석촌호수를 찾았다.
석촌호수는 잘 정돈된 인공호수였다.
며칠전 뉴우스에 석촌호수가 나와서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석촌호수에 나와 있었다.
우리도 남들이 하는대로 석촌호수가의 가드레일을 넘어 물가에 앉았다.
"우리가 앉아있는 모습은 뒤에서 보이지 않네요."
이렇게 내가 얘기하자 그녀는
"그래서 그런지 참 아늑하게 느껴지는데요?"
하고 말을 받았다.
아닌게 아니라 그렇게 앉아 있으니 저 건너편에 우리와 같이 쌍쌍이 앉아 있는 남녀들만 보일 뿐
등 뒤의 공원 모습은 개나리 울타리에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낚시하는 사람이 있나 하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낚시의 근처에 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쪽으로 지는 태양의 빛을 받아 석촌호수의 황금 빛 물결이 살랑거리고 있었을 뿐 ...
한마디로 분위기는 아늑했다.
그 때는 방향감각이 없어서 잘 몰랐지만 저 건너편 멀리 동네 교회의 뾰족탑이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교회가 보이던 동네가 지금의 향군회관 쪽이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앉았던 최초의 자리가 바로 마당놀이를 하는 마당극장과 뉴스타호텔 사이였던것.
한참을 이런얘기 저런얘기하며 그녀와 가깝게 앉아 있으니 새로운 정(?)이 새록새록 솟는다.
갑자기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눈 딱 감고 그녀와 키스를 했다.
세상의 무엇이 이것보다 더 감미로울까?
사랑하는 그녀와 오랜 시간의 키스를 했다.
바로 이 중요한 시간... 이건 또 웬일?
이때 "첨벙" 하고 낚시가방이 물속으로 곤두박질했던 것이었다.
아뿔싸 내 옆에 세워놓은 것이 팔꿈치에 채인 것이었다.
그렇다고 키스를 중지할 수는 없는 노릇,
커다란 낚시가방은 급경사의 석촌호수 물 속으로 '꾸루룩'대며 가라 앉고 있었다.
흡사 영화 007의 마지막 장면처럼.
한 여름밤의 시간은 왜 그리 빨리 가는건지...
캄캄했던 하늘이 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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