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특종 압구정 김밥집 사건, 역발상 생각의 전환...

green green 2009. 7. 29. 16:04

강남의 압구정, 이름하여 로데오거리에 이른바 패화도가라는

또 다른 거리가 있다.

패화도가는 현대백화점에서부터 강남을지병원(구 안세병원 사거리)까지

2㎞쯤 되는 거리이다.

 

1989년 민간 컨설턴트가 환경정비를 제안, 지주들이 동의하여 시작되었는데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축제도 벌이며 나름대로 상권유치에 성공하였다.

패화도가는  패션·화랑·도예의 거리를 말하며 이름처럼 그곳에는

국내외 유명브랜드의 패션 등 고가의 명품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다.

 

IMF의 후유증이 끝나 갈 무렵인 200년대 중반 그곳 패화도가에 큰 빌딩이 하나 들어섰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품위있게 생긴 건물의 1층은 그야말로 금싸라기 장소이다.

'로데오 거리의 명품관'이라고 별칭이 붙은 그 건물은 애당초 명품브랜드만 취급하는

업소들을 유치하려는 건물주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입주시기가 지나도록 유명품브랜드커녕, 1층은 물론 윗층의 각 방들이

생각같이 쉽게 분양되지 않자 건물주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

1층에 1,000원짜리 김밥을 만들어 파는 김밥 프랜차이즈, OO천국를 들여 놓은 것이다.

이게 웬일? 1층이면 임대료가 얼마인데...

 

사람들은 수군댔다.

'건물입주가 생각만큼 안되니 건물주가 임시방편을 택했구나!' 

압구정 로데오거리, 그것도 패화도가 거리에 1000원짜리 김밥집이라니...

그렇게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그로부터 만 5년이 넘게 지난 지금, 그곳은 어떻게 변했을까?

50평 넘는 그 김밥집은 놀랍게도 점심시간 때면 빈 자리가 없다.

20~30대의 젊은이들이 빈자리가 자기 차례 돌아 오기를 기다리느라,

혹은  테이크오프로 점심을 때우려 줄을 서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다.

 

오전, 점심, 오후, 밤 힐 것없이 사람들이 줄을 서서

지금은 가격이 1,000원에서 500원 더 오른1,500원짜리 김밥을 산다.

많은 사람들이 압구정의 로데오거리, 그곳의 김밥집이 성공하리라 생각이나 했겠는가?

5년 째 장사 잘 되는 중이며 그 건물 같은 층 옆 집에는 만두집도 덩달아 성업중이다.

 

무조건적인 전통을 중시하며 고집하시는가?

또는 형식에 얽매이시는가?

한번 뒤집어 생각도 해 보시길...

사고의 역발상(逆發想), 큰 성공의 시작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