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중 그가 졸업한 어느 남녀공학 고등학교 동기회의 총무를 맡았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전해준 이야기가 분노를 일으킨다.
어느새 나이 50 훌쩍 넘어간 동기들 중에 여학생들도 꽤 나온다고 하는데
그 중 한 여동기, P여사는 외제차를 손수 운전하며 다니는 재력가로 모두들 부러워 했다.
이 여동기는 얼마 전에 분양받은 60여평의 아파트에 동기들과 은사님을 초대,
그녀의 부를 과시하기도 했다.
부를 이룬 그녀의 자세한 내막을 아는 몇몇 동기들들은 백안시하고 있었다.
그 내막은 이러했다.
반에서 줄곧 1등을 독차지하던 P여사는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국내에서 제일 좋은
은행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한 5년간 근무, 그 은행을 퇴직한 후 그 퇴직금으로 사채놀이를 시작하여 돈을 벌기 시작했단다.
돈 맛을 알면 더 큰 돈이 탐나는 법, 그녀는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나섰다.
그 다음의 직업은 직업소개소, 그녀는 수도권의 한 위성도시에서 수많은 여성들의 직업을
알선해 주고 수수료를 엄청 챙겼다.
직업소개소란 허울좋은 간판일 뿐 정작 그녀가 한 일은 정확히 '부녀자 인신매매'...
1980년대 이 나라가 한창 고도성장을 구가할 때 그녀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수 많은 여성들을 앞장서서 전국의 술집에 술집접대부(당시는 그렇게 불렀음)로 알선했다.
한번 알선하는데 당시 300만원의 수수료가 그녀의 금고에 채곡채곡 싸였다.
주위의 사람들이 만류를 해도 이미 돈맛을 알아버린 그녀 P여사,
한번 성사시키면 300만원이 생기는데 마다했을까?
한 술집의 도우미(접대부의 현재 사용 호칭)들이 같은 집에 오래 있으면
손님의 발길이 멀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술집의 도우미들을 다른집의 접대부들과 근무처를 바꾸는 것을 알선해도 돈,
그녀에게는 술집 도우미들이 모두 돈으로 보였다.
그러면서 그녀는 도우미 있는 술집 매매도 알선, 어떤 경우는 자기가 직접 술집을 사들여
되팔기도 하는 수법으로 맹렬히 돈을 긁어모으고 있었다.
남편은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하다. 이럴 경우의 대다수 남편은 아내 덕에 하릴없이
하루하루 보내는 백수일 경우가 많다.
이 남편도 예외는 아니다, 아내가 뭉텅이로 버는 돈, 그 돈으로 구입한 부동산 등을
남편은 도박으로 날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펑펑 날리는 돈이 오래 갈리 없다.
어느날 무리한 부동산 투자와 사세 확장으로 그녀의 돈이 갑자기 고갈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동기들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 급기야 자기가 고등학교 때 담임이었던 은사께도
돈을 빌리는 수완을 보이기도...
친구들에겐 수백에서 수천만원, 은사에게는 1억 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빌렸다.
빌린 돈 모두 수십억 이상은 될 것이라는 P여사 주위의 친구들의 귀띔.
돈 빌리는 것도 능력, 그녀에게 그것은 머리아픈 문제가 아니었다.
은사님은 능력있는 수제자 P여사에게 그의 평생 선생님으로 모은 퇴직금을 기꺼이
빌려주었는데 어느날, P여사에게 이상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꼬박꼬박 은사의 통장에 들어오던 P여사로부터의 1억5천만원에 대한 이자가
어느날부터인가 늦어지더니 아예 들어오지 않던 것.
평생 모은 노후자금인데... 은사님은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제자들에게 전화를 걸고 사정을 얘기한 후 드러난
그녀의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제자들에게 충충거려 그들로 하여금 은사님의 돈을 그럴 수 있느냐?
누구의 돈보다 빨리 갚으라고 그녀에게 권고도 해 보았고 회유, 달래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소식불통, 이제 전화통 마저 할 수 없었다.
은사님이 우여곡절,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어느날 저녁, P여사를 만날 수 있었는데...
좋은 결과를 기다리던 은사에게 보인 그녀의 모습은 내가 지금 망해
갚을 수 없으니 무작정 기다려 달란다고 하니 이런!
P여사, 은사님에게 그렇게 배우진 않았을텐데 ...
부녀자 인신매매에 그것도 모자라 동기동창들과 은사님의 돈까지...
예로부터 훈장님의 X는 개도 먹지 않는다 했는데...
그만큼 은사의 자리는 힘든 자리로
은사님에게는 노후를 보낼, 일평생 모은 퇴직금인데...
은사님은 사모님의 채근에 각방 쓴지는 벌써 오래 전 이야기이고
집에 들어가기도 이제 무섭다고...
사모님의 심정이야 오죽했겠는가?
P여사 그녀는 은사님께 돈 빌리기 전 계획적,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용돈 쓰시라며 금일봉도 몇번 전해드렸단다.
돈은 나의 힘?
아무리 돈이 좋지만
그렇게 살아 온 P여사, 왜 그렇게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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