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낙선사례(落選謝禮)...

green green 2010. 6. 10. 12:33

6.2 지방선거가 끝났다.
민선 지방선거 15년 만에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
특히 젊은 세대의 참여율 증가는 젊은 층의 정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는가? 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해 보게 했다.

 

54.5%의 투표 참여율을 보인 이번 지방선거는
사실상 여권의 참패였다.시장과 도지사 투표에서
민주당 7명, 한나라당 6명, 자유선진당 1명, 무소속2명 등
그동안의 어느 지방선거보다 야당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당선이 확정된 당선자는 선거 다음 날부터
유권자들이 뽑아 준 데 대하여 고마움을 나타내는
이른바 당선사례[當選謝禮]를 했다.

'당선사례'는 선거운동의 최종 마무리 단계로써
예전부터 당선자들이 익히 해 왔던 유서깊은 고마움의 표시 방법.

 

예전에는 붓글씨로 써서 복사하여
동네의 전봇대나 담벼락 등에 붙였지만 요즘은 동네 어귀에
커다란 현수막을 부착하여 효과적으로 알린다.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잘 하겠다'
현재 이런 내용의 '당선사례' 현수막들은 눈에 잘 띄는 곳이면
영락없이 걸려있다.

 

그 틈을 비집고 [落選謝禮] 현수막이 종종 눈에 띈다.
의당히 '패자는 말이 없다'로 통하던 과거에
생각조차 하기 어려웠던 '낙선사례'...
이번 선거에서 희망을 본 그들은 '낙선사례'를 한다.

 

 

 

 

새로운 풍속도, '낙선사례'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기억시켜 4년 후의 지방선거나
총선 때 다시후보로 나왔다 하더라도 자신을 전혀 낮설지 않게 하거나
자신의 정당을 알리기 위한 홍보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당선 사례나 낙선사례나 표현이 비슷하다.

예전같으면 고개 빳빳이 쳐들고 자랑해야 할 당선자들이

여야 불문하고 고개를 숙였다.

당선자는 한층 겸손해졌으며 낙선자는 예의 바라졌다.

여당 참패의 영향,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강한 매운 맛을 본 것이다.

과거 유권자 알기를 무슨, 흑싸리 껍데기만도 못하게 알더니... 

  

절망은 희망의 밑거름이다.

사실상 여당 참패로 끝난 이번 선거는 군소정당과 야당에게 희망을 주었다.
여야 구분없이 낙선자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이다. 이번의 낙선사례 현수막 등장을 계기로
선거운동 때만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입후보자가 아니라
평소에도 얼마든지 함께 하고 다가갈 수 있는 입후보자를 희망해 본다.

 

승자만 기억하는 세상이 아닌, 패자도 기억하여
다음 선거 때 투표에 참고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비록 낙선은 했지만 다음을 기약는
그들의 의지를 엿보고 읽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되어 낙선사례 현수막에 쓰여진

몇몇 문귀들을 수집, 정리해 보았다.


- 낙선 인사 올립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출발하겠습니다. -

 

-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

 

-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많은 것을 얻고 배웠습니다. -

 

- 따뜻한 사랑, 마음깊이 간직하겠습니다. -

 

-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합니다.저도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

 

- 낙선에 울지않고 여러분의 사랑에 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