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날인가 낚시를 무척 하고 싶은 날이 있다.
그 날 따라 낚시를 할 수 없다면 그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그 어려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당구에 입문하여 재미를 붙이게 되면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당구대와 당구공으로 보인다나?
이 것을 금단현상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잠자리에 누워 위에 보이는 천정이 당구대로 보이고
천정벽지의 무늬가 당구공으로 보인단다.
다행인지 나는 당구에 빠질만한 재미를 못느껴 우리 집의 천정이 당구대로 보인적은 없다, 고스톱판으로
보인 적은 있어도...
금단현상은 낚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낚시를 못해 환장이라도 하는 날에는 마음은 물론,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낚시에 관련되어 보이니까...
지금부터 15년 전 신혼 때 처음으로 낚시 못가 안달 나던 날이 있었다.
그 날은 토요일이었는데 다음과 같은 연유로 낚시를 가지 못한 날이었다.
결혼하고 난 이듬해 1987년 봄, 신기하게도 아내의 배는 점점 불러오고 있었다.
결혼 후 처음 맞는 봄, 물낚시가 다시 시작되던 무렵 나의 낚시 패턴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고 따라서 개인출조보다는 출조지 선정부터 조과에까지 큰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동네 낚시회를 찾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낚시회의 문을 노크하게 된 곳...잠실운동장 앞에 위치한 ㅇㅇ낚시회였다.
지금도 존재하는 ㅇㅇ낚시회는 제법 전통이 있는 낚시회로 잠실 주변에 사는 웬만한 조사들이 한번 씩은
거쳐 간 오래 된 낚시회였다.
아내는 출조 때마다 김밥을 소담스럽게 싸 주기도 했다.
관광버스 출조로 이어지는 낚시회의 출조에 아내와 함께 하기도 했는데 첫 애를 가진 아내는 무척 힘들어했다.
이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오자 아내의 출산일이 점점 가까와 오고 있었고 예정일이 다가오자 아내도
무척 불안해했다.
한창 장마가 진행중이었던 그해 7월 25일 날씨가 무척 흐렸던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이 날은 나의 낚시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출산 예정일이 경우에 따라 오늘내일 할 수는 있으나 아직 몇일 더 남았으므로 그날도 나는 출조준비를 했다.
장마가 시작되어 날씨가 무척 흐렸지만 어디 꾼에게 날씨가 문제랴?
그런데...
greenbell: 자기, 내일 낚시 갈거예요?
green: 그럼~ 가야지, 낚시회 총무님에게도 꼭 참석한다고 했는데...
greenbeii: 자기야 내일 낚시 가지 마, 아무래도 몸이 좀 이상해요.
green: 왜? 예정일은 아직 몇일 더 남았쟎아!
greenbell: 그렇긴 해도 예정일보다 빨리 나올 수도 있대요.
green: 아무리~? 괜히 불안해 하지 말고... 이번만 갔다 오고 좀 쉴께, 괜히 불안해 하지마.
greenbell: 아녜요, 아무래도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 보고 이상없으면 모레 입원을 해야겠어요.
green: 그래, 내가 낼 아침까지 기다려 보고 별일 없으면 다녀올께.
greenbell: ...
이렇게 아내를 달래 놓고 아침까지 아내 몸의 변화를 기다리다가 만일 새벽에 낚시회 못 따라가면
개인출조라도 할 마음으로 오지않는 잠을 청했다.
얼마나 눈을 붙였을까?
아내가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잠을 깼다.
배가 아프니 지금 병원에 가야 한다고 한다.
이런~ 오늘은 일요일인데 어느 병원엘 가야하나? 응급실로 우선 가야 하나?
서둘러 아내와 함께 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집 근처의 병원으로 달렸다.
산부인과로 가 진료를 받았는데 당직레지던트가 아직 때가 아니니 담당 의사선생님 나오시는 아침까지
기다려 보잔다.
벼르고 별렀던 그 날의 출조는 이렇게 하여 무산되었는데 왜 그리 서운하던지...
내가 생각해도 너무했다, 이제 막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려는 순간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복도의 대기석에서 서성이며 기다리는 동안 어느새 밖은 훤히 밝아오고 있었다.
낚시도 못갔지만 무엇인가를 기다린다는 것이 이렇게 지루할 줄이야.
지루한 기다림을 이기지 못해 근처의 이발소에 가서 이발을 했다.
곧 태어날 아기에게도 말끔한 내얼굴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였을까?
이발을 끝내고 병원으로 다시 돌아오니 아뿔싸!
그 사이 이미 아내는 출산을 끝냈단다.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고 아기는 고추라나?
그 새를 못참고 세상 밖으로 나온 아들녀석이나 그 새 지루해서 밖에서 이발하고 온 애비되는 녀석이나
다를 것이 없는 꼴이 되었다.
아내를 병실에 입원시킨 후 신생아실에서 만난 홍안의 내 아들녀석은 건강해 보였다.
이제 아이의 아빠가 된 때문일까? 이 때부터 나의 마음은 좀 무거워졌다.
우선 친지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어머니, 그리고 장모님께...
새벽부터 꾸물거리던 날씨가 비를 한두방울 뿌리더니 급기야 오전 10시경부터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
비가 엄청 내렸다.
그날 하루종일 웬 비가 그렇게 오던지... 그날 퍼부은 비로 인해 전국적으로 홍수사태가 벌어졌다.
많은 경작지가 물에 잠기고 졸지에 수 많은 수재민이 생긴 큰 홍수였다.
아마 아시는 분은 1987년 여름, 이 때의 물난리를 기억하시리라...
이렇게 대책없는 비가 하염없이 오니 그제서야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았던 출조에의 미련이 싹 가시게 되었다.
만일 그 때 내가 출조했다면 아내 홀로 병원에 갔을 것이고 지금 이 때까지 그 일로 아내에게 원망을
들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쩌면 그날이 나에게 있어 마지막 출조가 되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들녀석에게도 미안한 마음, 금치 못할 것이다.
지금도 어쩌다 무리한 출조를 하려는 기색이 보이면 아내는 그 때의 그 사건이 떠오른단다.
그렇다, 낚시도 좋지만 가족 모두가 즐기고 좋아하는 진정한 가족사랑도 해야지?
그 날 따라 낚시를 할 수 없다면 그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그 어려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당구에 입문하여 재미를 붙이게 되면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당구대와 당구공으로 보인다나?
이 것을 금단현상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잠자리에 누워 위에 보이는 천정이 당구대로 보이고
천정벽지의 무늬가 당구공으로 보인단다.
다행인지 나는 당구에 빠질만한 재미를 못느껴 우리 집의 천정이 당구대로 보인적은 없다, 고스톱판으로
보인 적은 있어도...
금단현상은 낚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낚시를 못해 환장이라도 하는 날에는 마음은 물론,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낚시에 관련되어 보이니까...
지금부터 15년 전 신혼 때 처음으로 낚시 못가 안달 나던 날이 있었다.
그 날은 토요일이었는데 다음과 같은 연유로 낚시를 가지 못한 날이었다.
결혼하고 난 이듬해 1987년 봄, 신기하게도 아내의 배는 점점 불러오고 있었다.
결혼 후 처음 맞는 봄, 물낚시가 다시 시작되던 무렵 나의 낚시 패턴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고 따라서 개인출조보다는 출조지 선정부터 조과에까지 큰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동네 낚시회를 찾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낚시회의 문을 노크하게 된 곳...잠실운동장 앞에 위치한 ㅇㅇ낚시회였다.
지금도 존재하는 ㅇㅇ낚시회는 제법 전통이 있는 낚시회로 잠실 주변에 사는 웬만한 조사들이 한번 씩은
거쳐 간 오래 된 낚시회였다.
아내는 출조 때마다 김밥을 소담스럽게 싸 주기도 했다.
관광버스 출조로 이어지는 낚시회의 출조에 아내와 함께 하기도 했는데 첫 애를 가진 아내는 무척 힘들어했다.
이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오자 아내의 출산일이 점점 가까와 오고 있었고 예정일이 다가오자 아내도
무척 불안해했다.
한창 장마가 진행중이었던 그해 7월 25일 날씨가 무척 흐렸던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이 날은 나의 낚시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출산 예정일이 경우에 따라 오늘내일 할 수는 있으나 아직 몇일 더 남았으므로 그날도 나는 출조준비를 했다.
장마가 시작되어 날씨가 무척 흐렸지만 어디 꾼에게 날씨가 문제랴?
그런데...
greenbell: 자기, 내일 낚시 갈거예요?
green: 그럼~ 가야지, 낚시회 총무님에게도 꼭 참석한다고 했는데...
greenbeii: 자기야 내일 낚시 가지 마, 아무래도 몸이 좀 이상해요.
green: 왜? 예정일은 아직 몇일 더 남았쟎아!
greenbell: 그렇긴 해도 예정일보다 빨리 나올 수도 있대요.
green: 아무리~? 괜히 불안해 하지 말고... 이번만 갔다 오고 좀 쉴께, 괜히 불안해 하지마.
greenbell: 아녜요, 아무래도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 보고 이상없으면 모레 입원을 해야겠어요.
green: 그래, 내가 낼 아침까지 기다려 보고 별일 없으면 다녀올께.
greenbell: ...
이렇게 아내를 달래 놓고 아침까지 아내 몸의 변화를 기다리다가 만일 새벽에 낚시회 못 따라가면
개인출조라도 할 마음으로 오지않는 잠을 청했다.
얼마나 눈을 붙였을까?
아내가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잠을 깼다.
배가 아프니 지금 병원에 가야 한다고 한다.
이런~ 오늘은 일요일인데 어느 병원엘 가야하나? 응급실로 우선 가야 하나?
서둘러 아내와 함께 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집 근처의 병원으로 달렸다.
산부인과로 가 진료를 받았는데 당직레지던트가 아직 때가 아니니 담당 의사선생님 나오시는 아침까지
기다려 보잔다.
벼르고 별렀던 그 날의 출조는 이렇게 하여 무산되었는데 왜 그리 서운하던지...
내가 생각해도 너무했다, 이제 막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려는 순간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복도의 대기석에서 서성이며 기다리는 동안 어느새 밖은 훤히 밝아오고 있었다.
낚시도 못갔지만 무엇인가를 기다린다는 것이 이렇게 지루할 줄이야.
지루한 기다림을 이기지 못해 근처의 이발소에 가서 이발을 했다.
곧 태어날 아기에게도 말끔한 내얼굴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였을까?
이발을 끝내고 병원으로 다시 돌아오니 아뿔싸!
그 사이 이미 아내는 출산을 끝냈단다.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고 아기는 고추라나?
그 새를 못참고 세상 밖으로 나온 아들녀석이나 그 새 지루해서 밖에서 이발하고 온 애비되는 녀석이나
다를 것이 없는 꼴이 되었다.
아내를 병실에 입원시킨 후 신생아실에서 만난 홍안의 내 아들녀석은 건강해 보였다.
이제 아이의 아빠가 된 때문일까? 이 때부터 나의 마음은 좀 무거워졌다.
우선 친지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어머니, 그리고 장모님께...
새벽부터 꾸물거리던 날씨가 비를 한두방울 뿌리더니 급기야 오전 10시경부터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
비가 엄청 내렸다.
그날 하루종일 웬 비가 그렇게 오던지... 그날 퍼부은 비로 인해 전국적으로 홍수사태가 벌어졌다.
많은 경작지가 물에 잠기고 졸지에 수 많은 수재민이 생긴 큰 홍수였다.
아마 아시는 분은 1987년 여름, 이 때의 물난리를 기억하시리라...
이렇게 대책없는 비가 하염없이 오니 그제서야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았던 출조에의 미련이 싹 가시게 되었다.
만일 그 때 내가 출조했다면 아내 홀로 병원에 갔을 것이고 지금 이 때까지 그 일로 아내에게 원망을
들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쩌면 그날이 나에게 있어 마지막 출조가 되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들녀석에게도 미안한 마음, 금치 못할 것이다.
지금도 어쩌다 무리한 출조를 하려는 기색이 보이면 아내는 그 때의 그 사건이 떠오른단다.
그렇다, 낚시도 좋지만 가족 모두가 즐기고 좋아하는 진정한 가족사랑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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