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서울의 강남권이 개발되기 한참 전인 어렸을 적
서울의 변두리에는 소위 3류극장이 있었습니다.
1류극장은 개봉관으로 명동, 을지로 종로 등 도심에 있었고,
2류극장은 개봉관에서 상영 끝난 영화를 몇달 후 재상영하는 재개봉관으로 ,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3류극장은 재개봉관에서 재상영한 영화를 단물 빼먹듯 돌리던 두 개의 영화를
보여주는 동시상영관, 그래서 변두리의 주택 밀집지역에 위치했습니다.
먹이사슬과도 같은 이 극장들의 위치구조만 봐도 단번에 몇류극장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동대문구 생활권의 예를 들면
시내 복판의 대한극장, 단성사, 피카디리, 중앙극장 등은 1류극장으로 개봉관이었고
신설동 청량리 등에 위치했던 동보극장, 시대극장, 오스카극장 등은 2류극장으로
재개봉관이었습니다.
3류극장이자 동시상영관은 경미극장, 답십리극장 등의 주택가와 가장 가까왔습니다.
후미진 곳의 이곳 3류극장에선 한 달에 한 두 번 꼭 쇼를 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노년이 되거나 이미 세상을 하직한 많은 코미디언과 가수들이 그 쇼에 출연했는데
길거리에 나붙은 쇼프로의 극장벽보를 보고 동네의 어른들이 그 쇼를 관람했습니다.
영화 상영할 때는 새 프로를 사흘에서 닷새 정도 보여줬지만
출연진들의 스케쥴 관리 때문인지 쇼프로는 하루 뿐의 관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담벼락의 쇼프로 벽보에는
'하루 뿐'이라는 붉은 글자가 눈에 띄곤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왜 뜬금없이 '쇼쇼쇼' 얘기와 '하루 뿐' 얘기를 하느냐구요?
이제 2006년도 채 100여시간도 남지 않은 짧은 시간 속에서 올해를 마무리합니다.
새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 보며 분명히 만족도 있겠지만
아쉬움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 아쉬움은 하루 뿐이었던 오늘을 유용하게 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였던 오늘과 오늘이 연속적으로 지나고 나니 그것이 과거가 됩니다,.
현재는 순간이며 시간의 세계에는 과거와 미래만 공존할 뿐입니다.
새해에는 하루 뿐인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green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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