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5대 강국 대한민국, 차는 넘쳐나고 주차할 공간은 넉넉지 않고...
인구밀도 높은 좁은 땅덩어리에 사는 우리의 사정은 참으로 딱하기 그지 없다.
시내의 웬만한 건물들은 모두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건물 관리인과 주차에 관한 시비로 자주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결국 불법주차도 많아지게 되었고 그 것을 적발하려는 단속원과의 쫓고 쫓기는 신경전도 늘상 있는 일이다.
서울특별시 교통당국은 지난 2001년 불법주차 단속권한을 대폭 확대, 각 동사무소의 직원들까지도 현장에 투입하겠다며
불법주차와의 전쟁을 선포한 적이 있었다.
당시의 통계로 서울 시내에만 주차단속원이 10,000명 이상 더 늘어나 불법주차를 현장에서 적발,
그 자리에서 차량을 견인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옛 강남구청사(현 강남구청 별관) 바로 옆에 붙어있는 '건설빌딩'에 사무실이 있었을 당시,
강남구청은 근처의 다른 건물(강남세무서 건너편 조달청 창고 자리)로 이전하고 그 건물은 강남구 별관으로
사용하면서 일이 벌어졌다.
그해 초여름 6월, 별관으로 바뀐 그 건물 외벽의 도색으로 인해 뿜어대는 콤프레샤의 페인트 분진때문에
우리 빌딩 주차장 면적을 절반 쯤 사용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그날 오후, 아내와 함께 밖에서 일 끝내고 3시경 돌아와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지 못하고 할 수 없이 건물앞 대로에
주차하였는데 오후 6시경 사무실에서 나와 주차장소에 가니 이런...!
도로에 주차해 놓은 승용차가 견인당한 후였다.
주차장소에는 여보란 듯이 붙은 노란 스티커가 눈에 확 들어왔고 그 스티커에 기재되어 있는 견인 시각을 확인해 보니
벌써 두시간이 넘은 후였다.
두세달 전에도 삼성동 코엑스앞 대로에서 불법주차로 견인당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견인이라니.
애당초 주차할 때 '퇴근시각 다 되어가니 괜챦을 거야.' 하며 요행을 바랬던 부주의를 탓했다.
그 길로 아내와 함께 탄천 견인차량 보관소에 택시를 타고 달려가 거금 45,000여원을 지불하고 승용차를 되찾았다.
계획에도 없는 현금이 내 주머니에서 빠져나갔고 또 곧 날아올 과태료 40,000원을 낼 생각을 하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시쳇말로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들었다. "음~ 두고보자"
한 마디로 이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해야 할까?
강남구청 당사자의 별관 외벽 칠 공사로 인해 주차장 사용을 하지못해 이런일이 발생했는데...
참을 수 없는 억울함은 참기어려운 분노로 변했고 이튿날 강남구청을 찾아가 해당부서인 교통과에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사전 예고 없는 당신네 소유의 건물 외벽도장으로 인해 우리 사무실의 주차장을 사용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니
절대 받아들일 수 없소." 하는 내용을 관계서류에 적어 접수시켰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던지 아니던지 우리에게 전화연락이 올 것이라는 직원의 대답을 듣고 구청을 나왔다.
그리고 그 일이 있은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어느 주말...
아직 꿩 궈먹은 소식으로 버티는듯한 구청에 전화를 해 보았다.
이번 달엔 이의신청이 많아 일이 좀 늦어졌다며 한달 전에 올린 우리의 신청은 받아들여졌다는
직원의 안내와 함께 견인보관료 영수증과 차량보관료 영수증을 복사하여 구청에 팩시밀리로 보내주면
다음 주 경에 우리가 먼저 지불한 우리의 입금계좌로 견인료와 보관료를 다시 돌려보내 준다고...
과태료 포함, 85,000원씩의 돈이 계획없이 나가는 것이 억울해 올렸던 이의신청이 이유없이 받아들여진 것.
흡사 거액의 소송에서 이긴 기분이었다.
그런데 차량을 찾으러 그곳까지 갔던 택시비와 시간, 그 때문에 구청에 이의신청하러 가느라 빼앗긴 시간...
그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피해는 누가 보상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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