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헤어진지 오래 되었어도 헤어지기 전의 심정으로 언젠가 꼭 한 번 만나고 싶은 그런 사람...
그러나 만남은 바라고 기원하는 마음과 같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 TV방송국 프로 ' tv 는 사랑을 싣고 '에 출연할 수도 없을테고...
본인도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1977~1979년 군에서 상병에서 병장으로 복무할 때의 소대장이 그 사람...
먼저 글에서 밝혔듯 윤광섭 소대장은 출생지가 경북인 육사출신의 초급장교로 소대장과 소대원으로 만났다.
1955년생 동갑의 나이로...
철책근무 들어가기 수개월 전, 3사출신의 구임소대장 후임으로 우리 소대에 전입하였다.
1년 기간의 철책근무 들어 간 후 내가 그곳에서 전역할 때까지 윤 소대장은 훌륭한 리더쉽으로
융화를 강조, 자기보다 한 살에서 세살 어린 소대원들을 잘 이끌었다.
소대원들 역시 타소대의 다른 소대장보다 인품과 기품있는 그를 잘 따랐다.
제대 후 한 두차례의 편지를 주고 받았으나 자연스럽게 서로 연락이 두절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윤 소대장이 궁금하였으나 따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지금까지 윤 소대장이 군생활 한다면 별을 달았을텐데...
등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몇일 전 주위의 친지 중, 업무상 군과 밀접한 사람을 만나 윤소대장의 근황을 알 수 있었다.
윤소대장의 생년과 이름을 알려주었더니 어디론가 전화하더니 그 길로 근황을 알려 주었다.
아직도 군생활 잘 한단다. 계급은 준장, 초성장군이다.
근무지는 대전의 모처...
이렇게 알게 된 핸드폰 번호로 윤 소대장, 아니 윤장군님과 통화를 시도하였는데
상급자와 면담 중이라 며 당번병이 대신 받았는데 후에 연락드릴 수 있게 연락처를 알려 달란다.
그래서 나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알려 주고 전화를 끊엇는데 이튿날 오전에 연락이 왔다.
윤장군님은 나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소대장님이라고 불렀더니 이젠 그 호칭이 어색하다며 허허 웃는다.
어찌 나를 잊을소냐며 27년 전 철책근무 시절, 나에게 신세를 많이 졌으니
가까운 시일 내 대전이나 서울에서 만나서 신세를 한번 갚겠단다.
신세라... 대체 무슨 신세?
이렇게 하여 이제는 장군이 된 윤소대장과의 27년 만의 만남은 우선 전화통화로 이루어졌다.
금명간, 관악구 신길동이 현재 본가라는 그와 27년 만의 만남을 갖기로 했다.
(이상, 글쓴 날 2005. 6.28)
그러나 아직 만나지 못하고 수년이 흐른 지난 금요일...
조선일보 독자페이지에서 우연히 윤광섭 소장(현 보병55사단장)의 칼럼,
'우리군(軍) 전승 기념곡 만들자!'를 읽었다.
그리고 음악감상실에 올린 '님이시여'의 작곡하였음을 알게 되었으며 인터넷을 뒤져
작곡을 하게 된 동기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어느 음악 카페에 작곡가로 등록되어 있으며 방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고
주저없이 그 카페에 가입을 하게 되었던 것...
그 열매로 또 카페의 많은 분들을 온라인으로나마 알게 되었고 특히 윤장군님의 초대로 어제 저녁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윤광섭 작곡 '님이시여' 발표회를 다녀올 수 있었고
31년에 만나는 윤사단장님 옆에 앉는 영광을 누렸다.
성남시향과 성남시립합창단의 연주로 작곡자의 오른 편에 앉아 관람하는 그 기분이란...
만 31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따뜻한 마음과 부드러움은 그대로였다.
윤사단장님은 남다르게 모든 분야에 학식이 있었지만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1978년 소대장 시절, 우리 소대에 부임하자마자 소대원들에게 가르쳐 준 노래가 있다.
그 노래가 바로 전장에 핀 꽃(작사: 서양훈, 작곡: 장세용),
'포성이 멈추고 한송이 꽃이 피었네 평화의 화신처럼...' 이었다.
지금도 노래방에 가면 가끔 옛 시절을 회상하며 이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지난 주 윤광섭 사단장님의 글을 신문에서 읽게 됨을 기뻐하며 그 기념으로
반가움에 온라인을 뒤져 4년 전에 쓴 위의 이 글과 아랫글을 찾아 올리게 되었음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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