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세상 이야기

첫 어린이날을 회상하며...

green green 2009. 5. 4. 09:45

옛날 국민학교(초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은 우리 반 아이들을 교실 밖 소운동장에 모이게 하더니

5열 종대로 줄을 맞춰 세우시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게 하고

아울러 눈을 감으라 하셨다.
우리들은 영문모를 주문에도 불구하고 시키신 대로 하니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입을 크게 벌릴 것을 명하셨다.

 

그리고 우리들의 사이사이를 부지런히 다니시며 영문 모른 채 눈을 꼭 감고

하늘 향해 벌린 우리의 에 무언가 톡 톡 넣어 주셨다.

아! 사탕이었다.
80명이 넘던 우리들의 입에 사탕을 물려주고서야 눈을 뜨게 하시며
오늘이 어린이날이어서 사탕을 선물하신 것이라는 설명도 해 주셨다.

 

기억을 더듬어 초등학교 때 처음 맞던 어린이날의 모습을 회상해 보았다.
그 모습이 지금도 내 기억의 단편에서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선생님께 선물로 받은 입 속의 사탕 한 알 때문이다.
사탕 하나하나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우리에게 보내는

따스한 선생님의 사랑이 담겨 있었다.

 

과거 「어린이」의 진정한 가치는 과소평가되었다.

어린이들을 경시하고 귀챦은 존재로 여겨 억눌러 보육하는 것이

과거의 관습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은 
어린이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많은 어린이들이 한창 잘 먹고 뛰놀며 배워야 할 나이에

학교도 가지 못하고 가사노동을 포함, 많은 일을 하곤 했다. 

 

이런 상황에 어린이날을 제정하신 소파 방정환 선생,

1931년 33 세의 짧은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평생 어린이를

잘 키우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라 믿었다.
이 믿음에 따라 어린이와 어린이 사랑 운동에 온 몸을 바치신 애국자이자

교육자이며 아동문학의 선구자인 방정환 선생님.

 

또 다시 다가 온 어린이날...
어린이날이 있는 한

어린이날을 제정하신 방정환 선생님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