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워크 및 디자인/나의 디자인, 광고

스위트룸에서 S라인의 미녀와 함께...

green green 2009. 8. 8. 10:42

일을 하다 보면 예상치 않게
남자의 신분으로 여성의 속옷과 女體를 찐하게(?) 감상할 때도 있으니
여성의 언더웨어,
즉 속옷 광고나 그에 관련된 패키지 디자인, 카탈로그를 제작할 때이다.

 

우아하고 섹시한 여성 속옷의
제품 카탈로그와 패키지 디자인 작업은 시작부터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여성 속옷의 실물 제품...
화려하고 얇은 레이스로 장식된 여셩 속옷인 팬티, 브라, 나이트가운, 거들, 올인원...
남성의 입장에서 처음 제작회의 할 때부터
야릇한 기분에 휩싸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제품은 제품일 뿐...
제품을 단지 제품으로 보는 습관은 그 속옷을 입고 아니, 걸치고
촬영하는 모델에게도 철저히 적용된다.

 

모든 속옷 모델은 일단 몸매는 쭉쭉빵빵, S라인일 수 밖에 없기 마련이다.
섹시함을 넘어 약간은 퇴폐(?)적인 에로티시즘까지 표현되어야 하니 얼굴도 예뻐야 한다.
여성 속옷의 제품 패키지디자인, 제품 카탈로그, 광고의 디자인 작업이 끝나면
광고주의 승인을 거쳐 제작에 들어가는데 이때 먼저 할 일은 모델헌팅...
프로젝트가 좀 큰 건이거나 전속모델의 경우,
광고주의 시안 승인 때 모델을 같이 제시하고 계약하지만
보통은 시안 승인 후, 촬영 바로 전까지 모델을 선정 촬영한다.

 

사회적 변화에 따라 요즘은 그런 일이 흔치 않지만
예전에는 속옷 입은 모습을 처음 찍게 되는 모델의 경우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
속옷 모델을 처음 하는 모델의 경우 처음엔 강도가 약한 촬영인줄 알았다가
나중에 알고 기겁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모델의 마음을 돌리려
모델 에이젠시와 함께 모델은 설득하고 달래고... 
안찍겠다고 튕기는(?) 모델에게 생각같아선 냅다 협상을 끝내고 싶지만
꼭 필요한 모델일 경우 모델료를 조금 더 올려주기도 한다.

 

이렇게 저렇게 어렵게 모델선정과 모델과의 면담 끝나고
모델이 돌아갈 때 하는 말...
"오늘부터 팬티입지 마세요."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팬티를 입으면
촬영 당일 아름다운 곡선의 허리에 팬티고무줄 자욱이 남기 때문이다.
흠없는 옥과도 같은 여체를 섬세한 사진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흉한 고무줄 자욱은 물론
온 몸에 일체의 륭터나 흠집이 있어서는 안된다.

 

드디어 촬영하는 날,
촬영장소는 보통 새로 오픈한 무궁화 다섯개 짜리 이상의 호텔의 스위트 룸이 제일 좋다.
하룻밤에 수백만원 선불 주고 계약한 촬영장에 스탭들이 총동원된다.
모델,  메이크업아티스트, 소품담당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코디네이터, 포토그라퍼,
조명담당 등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울 수 있는 스탭들이 모두 모이면 촬영장소는 북새통.
호텔의 스위트룸은 촬영 장소가 많다.
넓은 욕실에서, 화장대에서, 퀸싸이즈의 침대에서, 현관과 내실의 중간부분의 문 주위에서...

 

적어도 1박에 수백만원 하는 고가의 숙박료를 지급하는 스위트룸에

얼굴과 몸매가 완벽한 속옷차림의 모델과 함께 지내니 이 얼마나 신바람 나나는 일인가?
그렇게 하고 싶으나 미안하게도 그렇지 않으니...
꽉 짜여진 촬영 일정에 마음을 쓰느라 신바람이 날 틈 없을 뿐더러
10여명에 가까운 스탭들 감독하느라 한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일이 잘못되어 하루 더 찍게 되면 수천먼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다.
광고주(광고제작을 의뢰한 기업)라도 촬영장에 나오는 날엔 부담이 가중된다.

 

촬영팀과 조명팀은 장비를 설치하고 있는동안
먼저 도착한 메이크업아티스트는 모델의 나체에 전신 기초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싶어도 분장실의 문을 잠그고 작업하는 통에 훔쳐볼 수도 없다.
모델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이 금기는 총감독인 아트디렉터에게도 철저히 적용된다.
코디네이터와 스타일리스트는 촬영 순서대로 사용할 제품과 배경에 쓰일 소품을 점검하며
구색을 맞추기 시작, 한 쪽에서는 촬영하고 또 한쪽에선 다음 촬영을 위해 셋팅을 하며
또 다른 쪽에서는 모델이 걸칠 속옷의 주름을 펴느라 다림질에 여념이 없고...

 

이렇게 각자 맡은 바 쉴틈없이 일을 해도 늦은 밤이면 끝날 것 같았던 촬영이
새벽까지 가는 경우가 허다해 그 사이 먹성 좋은 스탭들은 족발이라든가 짜장면, 피자 등등
간식거리와 음료를 먹어가며 일 하는 데 이것도 즐거움의 하나.
모델이 입은 제품, 팬티가 얇다 보니 그 안의 모습이 훤히 드러나니 메이크업 담당이
팬티색과 같은 색의 티슈를 모델의 팬티 속 사타구니에 아예 덮어 씌우고 촬영.
사진상으로는 흡사 팬티의 천에 가려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괜챦다.
거기에 요즘은 포샵질이이 있으니 무슨 걱정?


촬영 때 그 얇고 우아한 매미날개 옷 걸치고
고혹적인 눈으로 카메라 응시하던 모델이
나에게 추파 던지는 것은 아니다.
속옷차림 여성 모델의 촬영 진행은
솔직히 부담 가는 일이긴 하지만 남자라면 누구든지
한 번 해보고 싶은 일일 것이다.

아니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