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世上萬事)/신앙 이야기

초심으로 돌아가라...

green green 2009. 4. 9. 09:06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 하였단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 정채봉의《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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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우연히 인터넷 서핑중에 얻은 중요한 가르침이다.
그 가르침이 너무 와 닿기에 오늘의 글은 초심(初心)이야기...
작가 정채봉님은 자신의 본체(本體)를 정확히 알되
본질(本質)은 잃지 말고 살라는 뜻을 세탁소에 있는 옷걸이에 비유하여
우리에게 위와 같은 메시지로 던져주고 있다.

세탁소에 들어 오는 수 많은 화려한 옷들,
그 옷은 옷걸이의 것이 아니라 옷걸이에 잠깐동안 입혀지는 다른 모습일 뿐.
마음에 들어 적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산 내가 입는 수 많은 옷들,
그 옷 역시 나의 본체도 본질도 아닌 것을...
세상을 살다 보면 너나 할 것없이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나 환경이 자신의
모든 것이며 모두인 양 착각할 때가 좀 많은가?

이야기를 좀 더 심화시키는 뜻에서 소금에 대한 비유를 생각해 본다.
'소금은 좋은 것이로되 만일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이를 짜게 하리요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하시니라(마가 9 : 50)'
성경의 말씀처럼 소금이 본연의 짠맛을 잃으면 소금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
변질된 소금을 결국 버리는 이유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필요치 않기 때문 아닌가.

매스컴에 간혹 오르내리는,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학문 연구하는 학자나 기업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일을 수행하는 동안 초심을 잃음으로 본질이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초심이 없으면 겸손함도 절제도 여유도 감사도 부끄러움도 없어진다.

초심이 없다는 것은 자신의 진짜 능력을 게을리하고
자기가 선 자리가 어디인지 망각했다는 얘기다.
양봉업자가 내 주는 설탕물을 수고 없이 받아 먹고
꿀 아닌 설탕물을 양봉업자에게 그대로 내어 주는
초라한 꿀벌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편리함에 결탁하여 제 역할 다 하지않는 양봉업자와 꿀벌의 그것 처럼
초심을 잃음은 죄악일 수 있다.
세월이 흘러도 초심의 본질은 변할리 없다.
변하는 것은 인간의 심성일 뿐...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변화하는 이 사회,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에게 늘 필요한 것은 초심이다.
성금요일 하루 앞둔 아침,
세탁소의 옷걸이와
소금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