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원효는 특별히 스승이 없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널리 배움을 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만 해도 신라에 불교가 전파된 지 얼마 되지 않을 때였다.
그 무렵 원효는 문화의 중심지이자 선진국이었던 당나라에 유학하기 위해
일곱살 아래였던 의상과 함께 유학길에 오른다.
그러나 신라에서 당나라로 가는 길목에는 고구려가 있어 그곳 국경을 넘다가 병졸들에게 붙잡히어
많은 고초를 당한 끝에 다시 신라로 돌아온다.
그것도 잠시...
타오르는 구도심을 잠재울 수 없었던, 의상과 함께 다시 당나라로 유학길에 오른다.
먼저 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바닷길을 택하여 가던 중 날이 저물어
인적이 없는 산중에서 노숙을 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추위와 바람을 피해 무덤사이에 잠자리를 정하고 잠을 청했다.
하루종일 걷기만 하였으니 얼마나 피곤했겠는가?
잠에 취해 곯아 떨어졌던 원효가 심한 갈증을 느껴 잠에서 깨어 물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어둠 속에 웬 바가지가 보였다.
더구나 그 속엔 물이 들어있었으니 심한 갈증에 허겁지겁 마셔댄 그 물이
무척 달콤할 수 밖에...
단숨에 물을 들이키고 다시 깊은 잠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튿날 아침 잠에서 깬 원효는 지난 밤 자기가 마신 물 바가지를 찾았다.
그런데 웬걸...?
바가지는 간 곳이 없고 무던 주위에 해골이 뒹굴고 있었다.
원효가 바가지라고 여겼던 것은 사람의 해골이었으며 그 안에 있던 물은
해골과 함께 심하게 썩어가던 빗물이었던 것.
순간 갑자기 뱃속이 메스꺼워 토하기 시작한 원효는 이때 깨달았다.
'간 밤에 아무것도 모르고 마실 때는 그렇게도 물 맛이 좋았건만
해골에 고인 썩은 물임을 알면서 이렇게 온갖 추한 생각에 구역질을 나다니...'
'마음이 있으면 온갖일이 생기고 마음이 없으면 온갖 일도 없어지니...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있지 아니한가?'
'이 세상의 어떠한 일도 마음 밖의 일이 될 수는 없다.
진리 또한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원효는 이 깨달은의 경지를 한 편의 시로 읊었다고 전해진다.
'마음이 생히면 갖가지 법이 생겨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해골과 몸도 둘이 아니네
삼계는 오직 마음이요
만법은 오직 인식하기에 달린 것을
마음 밖에 다른 법이 없는데
어찌 별달리 구함을 두리오'
그 길로 당나라에의 유학을 포기하고 신라로 돌아온 원효는
훗날 신라시대의 4대 고승(원효, 도선, 진각, 의상)중의 한 사람이 된다.
그렇다.
세상사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니 마음을 올바로 지켜야.
세상의 모든 진리는 올바른 마음에서 나오나니...
마음은 우리를 비춰주는 거울이자 모든 일을 행할 수 있게 하는 근원이기도 하다.
불가능한 일이라도 마음 먹기에 따라 가능으로 만들 수 있고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일도 그 일을 두려워 하는 마음으로 인해
삽시간에 무기력해져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많은 것이 혼란한 시대,
세상을 어떻게 판단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가 다르게 보고 있으며 언뚱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가끔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본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저 내 눈으로 보기에 달라 보일 뿐...
'세상만사(世上萬事) > 신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지못하는 새... (0) | 2010.03.26 |
---|---|
먼저 된 者, 나중 된 者... (0) | 2009.08.21 |
초심으로 돌아가라... (0) | 2009.04.09 |
목사님! 지금 무엇하고 계십니까? (0) | 2009.03.31 |
090320 새벽기도회를 위한 대표기도 (0) | 2009.03.20 |